'종친부 경근당과 옥첩당', '남한산성 수어장대' 등 관아건축 8건 보물 지정
[경향신문]
문화재청은 ‘종친부 경근당과 옥첩당’, ‘대구 경상감영 선화당’, ‘남한산성 수어장대’ 등 8건의 ‘관아(官衙)건축’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23일 지정했다. 중앙 관아 1건, 지방 관아의 감영과 동헌 3건, 객사 2건, 남한산성의 병영 관아 2건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건, 대구 1건, 경기도 3건, 강원도 2건, 경남도 1건이다.
감영(監營)은 ‘조선시대 중앙에서 지방 8도에 파견된 관찰사가 정무를 보는 관청 공간’, 동헌(東軒)은 ‘각각의 읍치(邑治)에서 지역행정을 총괄하는 지방관의 집무 공간’, 객사(客舍)는 ‘임금의 상징인 전패(殿牌)를 안치하고, 초하루와 보름에 왕궁을 향해 절을 올리는 곳’이다. 앞서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관아건축 5건은 모두 객사 건물이다. 5건은 강릉 임영관 삼문(국보), 통영 세병관(국보), 여수 진남관(국보), 전주 풍패지관(보물), 나주 금성관(보물)이다.
관아건축은 ‘왕조시대 관원들이 모여 나랏일을 다스리기 위해 지은 건축물’이다. 문화재청은 “관아건축은 본래 관원이 나랏일을 보는 곳인 만큼 궁궐건축이나, 사찰건축과는 달리 화려하지 않다. 비교적 높은 기단과 익공식 공포, 팔작지붕 등을 사용하여 단아하면서도 위엄 있게 지어졌다”고 했다. 서울(한성부)에 집중됐던 관아건축은 수차례 전쟁으로 파괴돼 남아 있지 않다. 현존 관아 대부분은 지방에 있다. 일제강점기 이후 학교 등으로 전용되면서 상당 부분 변형되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종친부 경근당과 옥첩당’을 두고 “19세기 중앙 관아건축의 배치와 구성, 연결방식을 잘 보존하고 있는 사례로 역사적 가치가 높다. 조선 후기 중앙 관아건축물의 형태를 짐작할 수 있다는 점”을 평가했다. 흥선대원군 집권 당시 왕권강화 일환으로 종친부 권한과 조직을 확대하고, 종친부 건물을 대규모로 늘릴 때 중건(1866)됐다. 경근당과 옥첩당은 고종대 302칸에 달했던 종친부 건축군의 중심 전각이다. 경근당(敬近堂)은 대군, 왕자군 등 종친들의 대청으로 종친부의 중심 건물이었다. 좌우로 각각 옥첩당(玉牒堂)과 이승당(貳丞堂)을 두고 복도각으로 연결했다. 이승당은 1950년대 이후 사라졌다.
‘대구 경상감영 선화당’은 조선시대 지방관아 중 최상위 관직자였던 종2품 관찰사가 파견된 감영(監營) 중 경상도 감영의 정당(正堂, 관찰사가 공식적으로 행정업무를 보는 곳. 관찰사가 일상생활을 하거나 손님을 접대하는 공간으로도 사용했다)이다. 문화재청은 “간결하고 짜임새 있는 2고주 7량가의 지붕가구를 이루고 있고, 지붕마루의 양성 마감과 용마루에 취두를 갖춘 팔작지붕 등은 조선 후기 관아건축으로서 위계와 높은 품격의 건축적 특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조선 후기에 다시 시작된 강우 측정 기구인 측우대, 깃대를 꽂았던 깃대꽂이 등도 남아 있다.
‘남한산성 수어장대’는 남한산성 서쪽의 청량산 정상에 성의 안팎을 모두 굽어 볼 수 있는 군사적 요충에 자리잡았다. 문화재청은 “병자호란 당시 인조는 물론이고, 이후 숙종, 영조, 정조, 철종, 고종 등 역대 국왕이 남한산성을 찾을 때 반드시 올라서 옛 일을 잊지 않고 기억하였던 곳으로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했다. ‘남한산성 연무관’도 보물이 됐다. 1626년 창설된 중앙 군영인 수어청의 중심 건물이다. 1795년(정조 19년) 수어청의 본영이자 광주유수의 집무처로 사용됐다.
‘안성 객사 정청(正廳)’은 안성 객사 내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를 모시고 대궐을 향해 망궐례를 행하는 공간이다. 현존 객사 중 가장 오래됐다. ‘강릉 칠사당’은 강릉대도호부 관아 구역의 지방 수령 집무처다. 칠사(七事)는 농사, 호구, 교육, 병무, 세금, 재판, 풍속을 말한다.
감영의 정당(正堂)으로서 중앙에서 파견된 관찰사가 정무를 보던 공간 ‘원주 강원감영 선화당’, 거제현과 거제도호부의 객관인 ‘거제 기성관’도 보물이 됐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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