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섣달 꽃 본듯이, 사계절 궁중채화, 지난함과 고귀함

2021. 12. 2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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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있는 궁궐은 늘 화려했다.

홍도화(紅桃花)와 벽도화(璧桃花) 한 쌍을 만들어 꽃항아리에 꽃아 왕의 좌석 앞 좌우를 장식하는 준화(樽花)가 사시사철 있었다.

인왕산 거친 바람 몰아지는 음력 동지섣달 꽃 보게 하는 비결은 바로 궁중채화 기술 때문이다.

궁중채화를 위한 재료는 비단에서부터 견직물, 모직물, 광물, 깃털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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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채화. 동지섣달, 복사꽃에 벌이 앉았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임금이 있는 궁궐은 늘 화려했다. 홍도화(紅桃花)와 벽도화(璧桃花) 한 쌍을 만들어 꽃항아리에 꽃아 왕의 좌석 앞 좌우를 장식하는 준화(樽花)가 사시사철 있었다. 또 연회상에 장식되는 상화로서 연꽃 8송이가 좌우로 고루 펼쳐 장식되는 수파련(水波蓮)도 늘 새로 피어난 듯 사계절 황실을 호위했다.

인왕산 거친 바람 몰아지는 음력 동지섣달 꽃 보게 하는 비결은 바로 궁중채화 기술 때문이다. 가화(假花)이지만 진짜 같아야 했기에 매우 정교한 과정이 필요했다.

궁중채화를 위한 재료는 비단에서부터 견직물, 모직물, 광물, 깃털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것으로 모란, 연꽃, 복사꽃, 국화, 과꽃, 도라지꽃, 유자꽃, 월계꽃, 패랭이꽃 등을 실감나게 만든 것이다.

궁중채화, ‘홍도화’

자연 그대로의 꽃을 묘사하기 위해 제작과정이 까다롭고 엄정하여 예로부터 궁중에서는 채화를 제작·관리하는 직책을 둘 정도로 위상이 각별했다. 오늘날에는 황을순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가 그 명맥을 이어받아 기·예능을 전승하고 있다.

국립무형유산원은 22일 생화 같은 가화 가꾸기, 그 지난한 ‘궁중채화’를 기록도서로 발간했다.

궁중채화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황을순 보유자의 기·예능 실연 과정을 면밀하게 다룬다.

먼저 궁중채화의 재료와 도구, 작품제작에 쓰이는 직물의 정련, 염색, 매염, 다듬이질 등 일체의 준비 내용을 상세히 제시하였다. 작품으로는 왕실 연회 때 어좌의 좌우를 장식하는 준화(樽花)와 왕실 가족에게 올리는 상화(床花) 중 가장 핵심이 되는 수파련(水波蓮)의 제작내용을 기록에 담았다.

황을순 궁중채화 보유자

황을순 보유자는 “인간이 손으로 빚어 만든 채화에도 일생이 있다”고 했다. “인생은 연극”이라는 명언과 비슷한 느낌의 이 말은 겉과 속, 의례와 본질 간 밀접한 관계, 본질을 본질 답게 만들기 위해 벌이는 ‘꾸밈’의 과정을 묵직하게 표현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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