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갈림길 선 성남버스터미널, 21일 장기 휴업 놓고 첫 협상

오상도 2021. 12. 2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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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장기휴업을 예고한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이 회생 갈림길에 섰다.

업계에선 성남터미널이 당장 내년 1월1일 휴업할 경우 지방과 인근 수도권을 오가는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운행이 중단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성남터미널의 휴업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추세 자체가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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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경기 성남시 성남종합버스터미널에 휴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버스터미널 운영업체는 지난 7일 휴업 신청서를 시에 제출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장기휴업을 예고한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이 회생 갈림길에 섰다. 정부와 경기도, 성남시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근본대책을 요구하는 터미널 운영사 측과 입장차가 커 폐업 수순을 밟을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2019년 10월 전남 광양버스터미널 폐업 이후 경북 성주시외버스터미널(2020년 6월)과 충북 영동시외버스공용터미널(2020년 12월), 전남 영암여객자동차터미널(2021년 8월) 등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지역 운수업계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운 상태다. 이 중 지자체 직영 전환으로 되살아난 곳은 광양과 영암뿐이다. 

20일 운수업계에 따르면 성남터미널 운영업체인 엔에스피와 은수미 성남시장은 21일 오후 장기휴업을 막기 위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시의 늑장대응과 세 차례 면담 무산 이후 첫 만남이다. 지난 7일 엔에스피는 내년 한 해 터미널 운영을 중단하겠다며 휴업 신청서를 시에 제출한 바 있다. 시는 신청서 수리를 미뤄왔다.

성남터미널은 93만 성남시민은 물론 인근 용인·광주시민들의 ‘발’ 역할을 해왔다. 2004년 문을 연 뒤 26개 운수업체가 전국 54개 노선에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하루 이용객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7000명을 훌쩍 넘겼지만 지금은 3500명 안팎이다.

업계에선 성남터미널이 당장 내년 1월1일 휴업할 경우 지방과 인근 수도권을 오가는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운행이 중단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터미널 입주 상인들은 이용객 급감으로 벌써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1320여곳의 점포 중 470여곳이 영업 중인데 이마저도 절반가량이 폐업 위기에 몰려 있다.

이에 성남시는 엔에스피에 연대안전기금 1억3000만원을 특별 지원하기로 했다. 특별 지원금 외에도 경기도와 함께 터미널 라운지 조성 사업비 9억6000만원과 시설 개선 사업비 4억원도 지급할 예정이다. 지역 주민들도 휴업 반대를 외치며 온라인 서명운동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운영사 측은 적자를 메우기 위한 임기응변식 지원금은 받지 않겠다며 평행선을 걷고 있다. 엔에스피 관계자는 “지난해 6억원, 올해 5억원 안팎의 적자를 봤다”며 “앞으로도 적자가 이어질 텐데 매년 (시에) 돈을 달라고 손을 내밀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가 제안한 지원금도 대부분 운영자금이 아닌 시설비”라며 “유휴공간을 위락시설이나 도심 물류센터 등으로 전환해 생존력을 높여달라”고 덧붙였다. 몸집을 줄이고, 용적률을 조정해 대체 수익시설을 허용해달라는 주장이다. 이에 성남시는 부대·편의시설 규제 완화는 국토교통부 규칙 개정 사안이라 당장 허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이번 사태를 단순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보지 않는다. 성남터미널의 경우 인근에 수서고속철도(SRT)가 들어오고 인천을 잇는 경강선이 개통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조만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까지 연결되면 대체교통수단에 대다수 이용객을 뺏길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여주·이천 시외버스 노선은 운행이 거의 중단된 상태이며, 호남과 영남 방면을 오가던 수십대의 버스도 10여대 규모로 줄었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성남터미널의 휴업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추세 자체가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남=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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