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34년간 1만4천시간 봉사..경기 구리 이충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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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면서 오히려 나 자신을 위로하고 마음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경기 구리지역 봉사단체 '사랑나누미'를 이끄는 이충우(70) 회장은 18일 봉사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회장은 1987년 구리로 이사 온 뒤 마을부녀회에서 봉사활동을 접했으나 당시에는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회장은 "IMF 때 모든 것을 잃고 난 뒤 물질적인 것은 헛것임을 깨달았다"며 "그러나 봉사활동을 하면서 쌓은 정은 오래 남았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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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봉사하면서 오히려 나 자신을 위로하고 마음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경기 구리지역 봉사단체 '사랑나누미'를 이끄는 이충우(70) 회장은 18일 봉사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회장은 노인들에게 안부 전화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무기력하고 우울한 노인들에게 말벗이 돼 주는 일이다.
지난해부터 매일 30∼50명에게 전화해 안부를 묻고 재난기본소득과 같은 유익한 정보를 알려준다. 이들의 불편 사항을 듣고 구리시에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그는 "'왜 전화했느냐'고 퉁명스럽게 대하던 분들도 이제는 '왜 늦게 전화했느냐'고 나무란다"며 "전화를 끊을 때면 서운한 기색이 역력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 지역 '봉사왕'이다.
그는 34년간 약 1만4천 시간 봉사했다.
그동안 노인과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을 대상으로 발 마사지, 목욕, 병간호, 한글 교실, 급식, 자살 예방, 구강 위생 관리 등 많은 봉사활동에 앞장섰다.
이 회장은 1987년 구리로 이사 온 뒤 마을부녀회에서 봉사활동을 접했으나 당시에는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체신부 공무원이던 그는 결혼 후 일을 그만두고 친정과 시댁이 있는 미국에서 두 딸과 살다가 서울에서 사업을 하는 남편에게 왔다.
그러나 IMF 때 남편이 빚보증을 잘못 서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시름에 잠긴 이 회장은 당시 사회복지관에서 거의 살았다고 한다. 유일하게 숨을 쉴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 뒤 봉사가 그에게는 직업처럼 됐다.
이 회장은 3년 전 병간호 봉사 때 만난 남성이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말기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갑을 갓 넘은 남성이다.
이 남성은 투병 중 약을 무작정 거부했고 간호사들의 말도 듣지 않았다.
이 회장이 매일 찾아가자 이 남성은 마음을 열었고, "장애인 아들이 있는데 나까지 아내를 힘들게 해 빨리 죽으려고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 뒤 이 남성은 약을 먹기 시작했으나 보름 만에 세상과 이별했다.
이 회장은 봉사활동을 하다가 필요하면 자격증을 따고 전문 교육도 수료했다.
한 번은 병간호 봉사활동을 하다가 직업 간병인들에게 무시당한 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급식 봉사를 하다가는 부족함을 느끼고 한식 조리사 자격증 시험을 공부했고, 재능을 나누고자 발 마사지 자격증까지 보유하게 됐다.
이 회장은 구강 위생 관리 교육을 받은 뒤 양치질과 틀니 세척 등을 도왔고, 자살 예방 교육을 수료한 뒤 고독감을 느끼는 노인을 상담해 줬다.
또 매달 1회 이상 주간보호센터를 찾아 인지 능력이 떨어진 노인들의 친구가 돼주고 다문화 가정 부모를 대상으로 한글 교실도 열었다.
그는 봉사활동으로 2012∼2018년 구리시장, 경기도지사, 국회의원,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 등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대면 활동에 제약이 생기자 콜센터와 급식 배달 등으로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은 "IMF 때 모든 것을 잃고 난 뒤 물질적인 것은 헛것임을 깨달았다"며 "그러나 봉사활동을 하면서 쌓은 정은 오래 남았다"고 웃었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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