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주가 고공 행진에 ETF 가격도 두배 됐다
관련 ETF는 수익률도 상승
명품 기업 충성고객 많아 열기 계속될 전망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보복 소비가 전 세계적으로 늘며 명품 수요가 올라가자, 관련 기업과 투자 상품의 주가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대표적인 명품 기업 에르메스 주가는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지난 1년간 89% 올랐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명품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도 1년 반 만에 2배가 됐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증시에서 LUXE(Emeles Luxury Goods ETF)가 인기를 얻고 있다. LUXE는 럭셔리 ETF로, 지난해 11월 상장됐다. 상장 당시 25.10달러였던 주가가 현재는 31.62달러로 1년 동안 26%가량 올랐다. 구성 종목 중에는 에르메스, LVMH, 애플 등이 있다. 에르메스와 LVMH는 각각 3.46%, 3.07%씩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0년 프랑스 증시에 상장된 유럽 최초의 명품 관련 ETF인 GLUX(Amundi ETF S&P Global Luxury UCITS ETF)도 상장 후 지금까지 10년간 417% 급등했고, 최근 1년 동안에는 35.4% 상승했다.
국내에도 에르메스 등의 종목을 담은 ETF가 있다. 지난해 5월에 상장된 ‘HANARO 글로벌럭셔리S&P(합성)’로 상장 당시 9950원이었던 주가가 13일 종가 기준 1만9825원으로 1년 반 만에 100% 올랐다. 최근 1년 기준으로는 상승률이 38%다.
HANARO 글로벌럭셔리S&P(합성)의 운용자산(AUM)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ANARO 글로벌럭셔리S&P(합성)의 AUM은 지난해 12월 31일 82억원에서 지난 13일 583억원으로 614%가 급증했다. 이 ETF는 LVMH(7.69%), 에르메스(6.19%), 케링(5.77%) 등 명품 브랜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 ETF들은 모두 S&P Global Luxury Index를 추종한다. S&P Global Luxury Index는 럭셔리(명품) 서비스 및 상품 사업을 하는 기업 가운데 규모가 큰 80개 기업으로 구성된 지표다.
명품 기업의 단일 주가도 고공 행진했다. 프랑스 시장에 상장된 대표적인 명품 기업 에르메스는 최근 1년 사이 주가가 88.5%나 급등했다. 지난달에는 사상 최고가인 1675.5유로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주가는 13일 종가 기준 1582.5유로다.
에르메스는 인기 가방을 구매하려면 최소 몇 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재고가 있어도 이전에 구매 이력이 있어야 하는 등 고객 관리에 철저하다. 그럼에도 에르메스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루이비통이 속해있는 LVMH(Luis Vuitton Moet Hennessy)도 지난 1년간 39.43% 상승했다. LVMH는 루이비통 뿐만이 아니라 셀린느, 디올, 지방시, 불가리, 티파니, 쇼메 등을 보유하는 기업으로 명품 기업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구찌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 케링(Kering) 주가도 1년 동안 꾸준히 올랐다. 지난해 12월 14일 564유로였던 주가는 지난 10일 종가 기준 700유로까지 오르며 24%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케링은 구찌 외에도 생로랑, 발렌시아가, 보테가베네타 등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은 올해 럭셔리 상품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13.3% 증가한 3495억5900만달러 규모라고 지난 11일 발표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보복 소비가 늘면서 명품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의 인기는 대단하다. 샤넬과 루이비통은 올해에만 가격인상을 각각 4번과 5번 했음에도 여전히 백화점 앞에는 오픈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져있다.
한편, 미국소매협회(NRF)는 올해 11월과 12월 쇼핑 시즌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최대 10.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이번 연말 쇼핑 시즌의 주인공은 명품이 될 것”이라며 “적은 재고와 가격 협상력을 고려하면, 고객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를 가진 명품 산업이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향후 명품 기업과 관련 투자상품의 미래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경민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22년에도 명품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 가격들이 올라서 상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데 소비자입장에서 그게 받아들여지려면 브랜드 가치가 높아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같은 경우는 가격을 올려도 대체할 만한 다른 상품이 없기 때문에 구매하려는 사람들도 계속 늘고 있다”면서 “이런 브랜드들은 충성 고객이 이미 많아지고 있어서 당분간 이런 열기는 계속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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