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기의 과학카페]기장의 재발견

강석기 과학 칼럼니스트 2021. 12.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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멥쌀에 기장쌀을 섞어 지은 밥으로 비타민의 결핍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그 맛이 약간 쌉쌀하므로 팥을 조금 섞으면 좋은 맛을 낼 수가 있다.한국학중앙연구원/유남해 

한 10년 전 위염을 꽤 심하게 앓은 뒤 매년 한두 차례 재발하는 일이 반복됐다. 재작년 봄에는 재발하고 한 달 가까이 돼도 나을 기미가 없어 이것저것 알아보다 수수와 조가 위에 좋다기에 동네 유기농 가게를 찾았다. 메조와 함께 찰기장이 있는데 라벨이 없었다면 기장도 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옆에 두고 비교하니 크기가 달라 기장이 확실히 더 컸다.

처음엔 메조를 사서 먹다가 위에는 찹쌀이 멥쌀보다 좋다는데 이것도 그럴까 싶어서 찰기장으로 바꿨다. 그런데 밥을 하자 차이가 났다. 조밥을 했을 때는 조가 아래 가라앉아 밥을 푸기 전에 잘 섞어줘야 했는데 기장밥은 쌀과 기장이 섞인 채 그대로다. 아마도 조는 쌀알 사이의 틈을 빠져나가는 것 같고 이보다 약간 큰 기장은 걸리나 보다. 아무튼 지금까지 찹쌀과 찰수수, 찰기장을 섞은 잡곡밥을 먹고 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2년 반 동안 위염이 재발하지 않았다.

기장은 한국인의 소울푸드?

지난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놀라운 논문이 실렸다. 한국어가 속한 트랜스유라시아어족(일명 알타이어족)의 분화 과정을 재구성한 연구 결과다. 이에 따르면 트랜스유라시아어의 기원은 약 9000년 전 중국 북부 랴오허강(遼河) 서쪽 지역 초기 농경사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뒤 사람들이 이주하며 농업이 퍼져나갔고 트랜스유라시아어가 분화해 동남쪽으로는 한국어와 일본어, 동북쪽으로는 퉁구스어, 서북쪽으로는 몽골어, 서쪽으로는 터키어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언어학과 고고학, 유전학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 현존하는 98개 트랜스유라시아어에서 기본 단어 254개에 대해 어원이 같은 3193개 단어들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그 뿌리가 대략 9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한편 약 5500년 전 한반도 일대에서 한국어와 일본어 계열이 분리됐다. 

다음은 고고학 데이터로 신석기에서 청동기에 이르는 시기 중국 북부와 연해주, 한반도, 일본에 산재한 255개 유적에서 발견된 작물 화석 가운데 연대가 측정된 269개의 목록이다. 이 가운데 약 8000년 전 재배된 기장 낟알이 출토된 싱롱구 유적이 바로 요서 지역이다. 

초기 트랜스유라시어를 쓰던 수렵채취인이 요서 지역에서 농부로 정착하면서 처음 재배한 주요 작물이 기장이었을 것이고 이어서 조를 재배했을 것이다. 수천 년 뒤 남쪽에서 벼와 보리, 밀이 유입된 뒤에도 기장과 특히 조는 동북아시아의 주요 작물이었다. 흥미롭게도 한반도에서 발견되는 가장 오래된 기장과 조 낟알은 약 5500 년 전 것이다. 앞서 언어 비교분석에서 한국어와 일본어 계열이 분리된 시기와 일치한다. 이 무렵 한반도에는 한국어와 일본어의 조상이 되는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기장과 조를 재배하며 살았다는 말이다. 

농업의 기원을 보면 주요 곡물인 벼는 중국 남부 양쯔강 일대에서 작물화됐고 밀과 보리는 서아시아에서 작물화됐다. 동북아시아에서는 기장과 조가 작물화됐지만, 지금은 생산량이 앞의 세 작물에에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라 작물화를 다룬 과학 연구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다. 오늘날 기장과 조의 연간 생산량은 500만 톤 수준으로 쌀과 밀의 1%도 안 된다.

필자 역시 기장과 조가 동북아시아에서 작물화됐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황하 유역의 중국티베트어를 쓰는 사람들, 즉 신석기 시대 중국인들이 한 일이고 생각했다. 이들의 후손이 한반도로 건너가 현지인들에게 작물화된 기장과 조를 전해줬을 것이다. 벼와 보리처럼 말이다. 사실 ‘기장’과 ‘조’도 한자어이고 ‘좁쌀’이 조(낟알)의 순우리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적어도 기장은 트랜스유라시아어를 쓰는 사람들이 처음 작물화한 것 같다. 다만 비슷한 시기 황화 유역의 여러 유적에서도 기장이 작물화된 증거가 있어 따로 작물화됐을 가능성도 있다. 

콩(대두)의 원산지가 한반도를 포함하고 있다지만 작물화된 콩은 2000여 년 전 중국에서 들어왔다. 결국 한국인의 직계 조상이 만든 주요 작물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뜻밖에 기장이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기장은 어떤 식물일까.

재배 기간이 짧고 가뭄에 강해

기장의 낟알(왼쪽)은 무척 작아 조(좁쌀. 가운데)로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비교해보면 꽤 차이가 난다. 기장과 조, 수수(오른쪽)처럼 낟알이 작은 곡물을 한자어로 黍穀(서곡)이라고 부르고 영어로 millet라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기장과 조를 쌀, 보리, 콩(대두)과 함께 오곡(五穀)이라 부르며 중시했다. 강석기 제공

기장은 벼와 보리, 밀과 마찬가지로 벼과 식물이다. 다만 앞의 세 작물과는 거리가 좀 있어 겉모습을 봐도 꽤 다르다. 벼과는 약 780속에 1만2000여 종을 아우르는 큰 과다. 그래서 과와 속 사이에 아과(subfamily)와 족(tribe)을 둬 세분했다. 벼과는 9개 아과로 나누는데, 이를 두 분지군(clade)으로 묶는다. 아과의 알파벳 머리글자를 따서 BOP 분지군과 PACMAD 분지군으로 부른다. 

앞의 세 작물은 BOP 분지군의 일원으로, 벼는 벼아과(Oryzoideae)이고 보리와 밀은 포아풀아과(Pooideae)다. 반면 기장은 PACMAD 분지군의 구성원으로 기장아과(Panicoideae)에 속한다. 기장아과에는 기장 외에도 조, 옥수수, 수수, 사탕수수 같은 주요 작물이 들어있다. 기장아과는 12개 족으로 이뤄져 있는데, 기장족(Paniceae)에 기장과 조가 속하고 나도솔새족(Andropogoneae)에 옥수수, 수수, 사탕수수가 있다.

BOP 분지군과 PACMAD 분지군은 약 5300만 년 전 갈라져 독자적으로 진화했다. 이 과정에서 PACMAD 분지군에 속하는 일부 식물들은 놀라운 혁신을 이뤄냈다. 바로 C4 광합성이다. 기장족에서는 기장과 조를 비롯해 많은 종이 C4 광합성 식물이다. 특히 나도솔새족은 1200여 종 모두 C4 광합성 식물이다. 반면 BOP분지군에 속하는 5400여 종 가운데 C4 광합성을 하는 종은 하나도 없다. 벼와 보리, 밀은 C3 광합성 식물이다.

C4 광합성은 C3 광합성에 비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수분 손실이 적어 특히 덥고 건조한 기후에서 유리하다. 특히 기장은 모든 작물 가운데 물 사용 효율(WUE)이 가장 높다. WUE는 사용한 물 단위 당 수확량을 뜻한다. 그리고 재배 기간이 두세 달에 불과해 역시 작물 가운데 가장 짧다. 조 역시 기장만은 못 하지만 가뭄에 강하고 재배 기간도 짧은 편이다. 반면 단위 면적 당 수확량은 조가 기장의 서너 배에 이른다. 동북아시아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조의 비중이 커진 이유다.

기후변화 위기에 더 빛나는 작물

지난주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중국티베트어를 쓰던 사람들이 아니라 한국어/일본어 공통 조상 형태인 트랜스유라시아어를 쓰던 사람들이 5500여 년 전 한반도로 들어오며 기장을 가져왔다. 반면 벼는 3500여 년 전 중국어를 쓰는 사람들이 한반도에 유입되며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왼쪽 지도는 신석기시대(빨간색)와 청동기시대(녹색) 유적지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오른쪽 지도는 유적지에서 발굴된 곡물 증거를 토대로 구성한 기장(빨간 선)과 벼(검은 선)의 유입 경로와 시기다(6500 BP(년 전)은 5500 BP의 오타다). 점의 색으로 유적지 문화의 유사성을 나타냈다. 네이처 제공

기장 게놈 해독 논문은 2019년에야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주요 작물이 아닌데다 게놈 구조도 복잡한 편이라 뒤로 밀린 것 같다. 유채처럼 기장은 이질사배체 식물이다. 각각 기본염색체(x) 9개로 이뤄진 이배체(2n=2x=18) 식물 두 종 사이에서 생겨난 잡종에서 전체게놈복제가 일어난 결과다(2n=4x=36). 

기본염색체가 10개인 이배체(2n=2x=20) 배추와 9개인 이배체(2n=2x=18) 양배추 사이에서 사배체 유채(2n=4x=38)가 나온 것과 같은 과정이다. 우장춘 박사가 발견한 ‘종의 합성’의 또 다른 예다. 유채와는 달리 기장은 조상이 되는 이배체 두 종의 실체를 아직 모르고 있다. 한편 이배체 식물인 조(2n=2x=18)의 게놈은 2012년 해독됐다. 

기장 게놈은 약 9억2000만 염기로 조의 두 배에 가깝지만 단백질 지정 유전자는 5만5000여 개로 3만8000여 개인 조의 2배인 7만6000여 개에는 한참 못 미친다. 종의 합성으로 사배체 식물이 나온 뒤 진화과정에서 두 쌍이 된 유전자의 절반 가까이가 사라진 결과로 보인다(기능이 겹치므로).

그럼에도 4배체에서 중복된 유전자의 일부는 새로운 기능을 갖게 진화했고 그 결과 식물의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C4 광합성은 세 경로가 알려져 있는데, 기장의 게놈을 분석한 결과 이 모두가 작동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작물 가운데 기장이 물 이용 효율이 가장 높은 데는 이런 배경이 있지 않을까. 

잡초에서 바이오에너지 작물로

벼과 식물의 계통도로 광합성 유형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위로부터 조, 기장, 옥수수, 수수, 밀, 야생 잔디, 벼다. 벼과 식물은 약 5300만 년 전 PACMAD 분지군(위)과 BOP 분지군(아래)으로 갈라졌는데, PACMAD 분지군에서만 C4 광합성(세 경로를 다른 색으로 표시)이 진화했고 BOP 분지군 식물은 모두 C3 광합성(검은색)에 머물렀다. C4 광합성 식물은 더위와 가뭄에 강하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제공

기장속은 약 450종으로 이뤄져 있는데, 기장을 비롯한 서너 종만이 곡물을 생산하는 작물이고 나머지는 잡초로 남아있다. 그런데 최근 주목받는 기장속 잡초가 있다. 바로 스위치그래스(swtichgrass)로 큰개기장이라고도 부른다. 북미 대초원의 핵심종인 스위치그래스는 방목한 소들이 먹는 초목 사료이기도 하지만 1980년대 중반 재생가능 바이오에너지 작물로 인식돼 연구가 활발하다. 

식물체를 수확해 세포벽을 이루는 셀룰로스를 당으로 분해한 뒤 효모로 발효시키면 바이오에탄올을 얻을 수 있다. 곡식 작물이 아니므로 옥수수로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것 같은 구조적 문제가 없다. 참고로 잡초는 ‘있지 말아야 할 곳에서 자라는 풀’로 정의되므로, 스위치그래스가 사료로 쓰일 때 이미 잡초의 범주를 벗어났다. 

스위치그래스 역시 C4 식물로 광합성 효율이 높은데다 가뭄에 강하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온대지역에서 재배할 수 있다. 농약과 비료도 일반 작물에 비해 훨씬 적게 들어간다. 미국 13개 지역에서 시험 재배한 결과, 바이오매스는 헥타르 당 9.4~22.9t(평균 14.6t)이었다. 재배 과정에서 투입되는 에너지의 최대 20배를 얻는 셈으로, 작물 가운데 가장 비율이 높다. 스위치그래스 바이오매스 1t에 에탄올 340㎏을 얻을 수 있다. 주로 리그닌로 이뤄진 찌꺼기는 공장에서 땔감으로 쓸 수 있다. 재배에서 에탄올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고려하면 투입한 에너지의 4배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옥수수 에탄올은 1.3배에 불과하다.

다만 옥수수의 전분을 당으로 바꾸는 효소에 비해 스위치글래스의 셀룰로스를 당으로 바꾸는 효소의 활성이 훨씬 낮아 그만큼 많이 써야 하고 따라서 효소 비용이 20~40배나 들어간다. 지난 10여 년 동안 저유가 시대를 보내며 스위치그래스 바이오에너지 상용화가 미뤄진 이유다. 최근 유가가 급등하고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종의 합성으로 적응력 높아져

북미 대륙에 널리 분포하는 스위치그래스(큰개기장)가 바이오에너지 작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고품질 게놈이 해독되며 사배체가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북미에 자생하는 스위치그래스는 크게 세 가지 생태형(ecotype)으로 나뉘는데, 중복된 유전자가 새로운 기능을 획득하며 현지 기후에 적응한 결과다. 각 생태형의 분포 범위를 색으로 표시했다. 네이처 제공

지난 2월 ‘네이처’에는 스위치그래스의 고품질 게놈을 해독한 결과가 실렸다. 스위치그래스 게놈 역시 기장처럼 이질사배체이지만 기장과는 달리 이배체 조상 가운데 하나는 직계 후손을 밝혔다. 중미와 남미 열대지역에 자생하는 기장속 식물이다. 연구자들은 460만 년 전보다 뒤의 어느 시점에서 사배체 스위치그래스가 생겨난 뒤 북미 온대지역으로 서식지를 넓혀 온 것으로 추정했다. 오늘날 스위치그래스의 서식 범위는 중앙 멕시코에서 캐나다에 이른다.

연구자들은 스위치그래스가 다양한 기후에 적응할 수 있었던 게 사배체 게놈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기장속 두 종의 게놈이 합쳐지며 중복된 유전자 가운데 하나가 저온 적응 같은 새로운 기능을 갖게 진화했다는 것이다. 실제 북미 전역에서 채집한 732개체의 게놈을 비교한 결과 크게 세 가지 유전형으로 나뉘며 저온 적응성에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흥미롭게도 고려인삼 역시 약 220만 년 전 동남아에 자생하던 인삼속 이배체 두 종 사이에서 종의 합성으로 생겨난 사배체로 중복된 유전자가 저온에 적응하는 새로운 기능을 획득하면서 서식지를 북쪽으로 넓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에 자생하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재배 다시 늘고 있어

논문에 언급은 없지만 내 생각에 기장 역시 이배체 조상들은 중국 남부나 동남아의 열대 또는 아열대 지역에 살았고 여기서 사배체가 나왔을 것이다(게놈 분석 결과 약 560만 년 전으로 추정했다). 참고로 중국에 자생하는 기장속 식물 20종이 알려져 있는데, 중국 북부에는 기장과 개기장 2종만이 서식한다.

그 뒤 서식지를 넓혀 온대지역인 중국 북부까지 올라왔고 약 1만 년 전 사람을 만나 오늘의 작물 형태로 서서히 바뀌었을 것이다. 야생 기장은 재배종의 유전자가 유입되며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 북부에 자생하는 야생 기장으로 추정된 식물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작물에 ‘오염’된 상태로 밝혀졌다.

20세기 전반까지만 해도 기장과 특히 조는 중국과 한국의 주식 작물이었다. 그러나 벼농사 기술과 벼 품종 향상으로 쌀수확량이 급증하고 밀을 수입하면서 사람들이 조와 기장, 수수를 찾지 않게 되자 재배면적이 급감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이들 세 작물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고 있다. 당뇨, 심혈관계질환 등 성인병에 좋은 곡물이라는 인식이 퍼지며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제 기장과 조, 수수에는 쌀(백미)에 비해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 피토케미컬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특히 기장은 쌀과 궁합이 잘 맞아(기장밥) 수요가 많이 늘었지만, 아직은 국내 생산량이 턱없이 모자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산 유기농 찰수수는 상당히 비싸다.

다행히 수년 전부터 제주에서 본격적으로 기장을 재배하기 시작해 2019년 1257헥타르(ha)에서 1265t을 생산했다. 이는 전국 재배면적의 70%에 이르는 넓이다. 기장은 재배 기간이 짧아 월동채소 사이 작물(이모작)로 적합하다. 지난 수년 사이 제주 지역에 적합하고 수확량이 많은 한라찰, 올레찰 등 신품종이 잇달아 개발됐고 시험재배를 거쳐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될 계획이다. 한국인의 소울푸드 기장이 많은 가정과 식당의 식탁에 오르기를 바란다.

※ 필자소개
강석기 과학칼럼니스트 (kangsukki@gmail.com). LG생활건강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동아사이언스에서 기자로 일했다. 2012년 9월부터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직접 쓴 책으로 《강석기의 과학카페》(1~7권),《생명과학의 기원을 찾아서》가 있다. 번역서로는 《반물질》, 《가슴이야기》, 《프루프: 술의 과학》을 썼다

[강석기 과학 칼럼니스트 kangsukk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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