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2부리그팀, 첫 FA컵 정상에

성진혁 기자 2021. 12. 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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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대구FC에 4대3으로 이겨.. AFC챔스리그 본선직행 자격도
프로축구 2부리그 소속의 전남 드래곤즈 정재희가 11일 대구에서 대구FC와 벌인 FA컵 결승 2차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기뻐하는 모습.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 2(2부 리그) 전남 드래곤즈가 1부 리그가 아닌 팀으로는 처음 FA컵 정상에 올랐다.

전경준 감독이 이끄는 전남은 11일 대구 FC와 벌인 결승 원정 2차전에서 4대3으로 승리했다. 지난달 홈 1차전 전적(0대1 패배)과 합산해 4대4 동점을 만든 전남은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최종 승자가 됐다. 내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 자격도 따냈다.

이날 결승골을 넣고,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전남 정재희(27)는 MVP(최우수선수)로 뽑혔다. 그는 2021시즌 김천 상무에서 뛰며 4골 3도움(25경기)을 올려 팀의 2부 리그 우승과 1부 승격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말 전역하고 전남에 복귀해 치른 첫 경기가 이날 FA컵 결승 2차전이었는데, 오른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해 맹활약했다.

전남은 통산 네 번째로 FA컵을 품에 안았다.1997·2006·2007년엔 1부 리그 소속으로 우승을 일궜고, 올해는 2부 리그에서 이변을 일으켰다.

1996년부터 작년까지 25번 치러진 FA컵에서 하위 리그 팀이 결승전에 올랐던 경우는 세 번(2005년 울산 현대미포조선, 2017년 부산 아이파크, 2019년 대전 코레일). 그러나 이들은 모두 준우승에서 멈췄다. 전남은 하위 리그 팀으로는 최초로 우승 드라마를 썼다.

결승 2차전에서 전남과 대구가 뽑아낸 7골은 역대 FA컵 결승 한 경기 최다골이기도 하다. 종전 기록은 2007년 결승 1차전(전남 3-2 포항)의 5골이었다.

전남은 반전의 연속이었던 11일 대결에서 초반 뜻밖의 ‘호재’를 만났다. 대구 수비수 홍정운이 전반 24분 코너킥 공격에 가담해 자리 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전남 황기욱의 얼굴을 가격한 것이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을 거쳐 홍정운에게 레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웅크리고 있던 전남은 즉각 공세로 전환했다. 전반 39분 박찬용이 정재희의 땅볼 패스를 선제골로 연결했다. 이 한 방이 난타전의 신호탄이었다. 2분 뒤 대구의 간판 골잡이 세징야가 동점골을 꽂았다. 전남은 전반 종료 직전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골키퍼가 어설프게 쳐 낸 공을 고태원이 밀어 넣어 다시 앞서나갔다. 전남 수비수인 박찬용, 고태원 모두 공격에 가담했다가 골 맛을 봤다.

두 팀은 후반에도 공방을 계속했다. 대구가 후반 6분 에드가의 헤더로 2-2 동점을 이루자, 후반 10분엔 전남 올렉이 하프 발리 슈팅으로 역전했다. 후반 22분엔 대구 츠바사가 문전에서 무릎으로 건드린 공이 전남 골문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3-3이 됐다. 이대로 끝나면 합계 점수가 많은 대구의 승리였다.

전남은 미드필더 정호진이 후반 31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우위까지 잃었다. DGB대구은행파크를 찾은 전남 원정 팬 300여 명이 초조해질수록, 대구 홈 팬 8700여명은 신바람을 냈다.

이 분위기를 전남 정재희가 180도로 바꿔놨다. 그는 후반 38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사무엘의 패스를 받은 다음 왼쪽으로 공을 툭 터치하더니 왼발 슈팅으로 골 그물을 흔들었다. 대구는 후반 추가 시간이 끝나갈 무렵 에드가가 페널티킥을 얻어내는가 했지만 주심이 비디오 판독 끝에 판정을 번복해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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