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인증에 '내 모든 금융정보' 확인.. 6개 시중銀 등 17개 금융사 참여

임대환 기자 2021. 12. 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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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문10답 - 금융업계 마이데이터 시범사업 시작

맞춤 상품 추천으로 新사업 확장 기대… 개인정보 보호장치 강화는 숙제

내달 본격 운영 앞두고 은행권·핀테크社 ‘표준 API’ 전환

계좌잔액·거래내역·보험계약 등 흩어진 정보, 한곳서 확인

빅데이터·AI 활용해 투자진단·재테크 노하우 등 ‘서비스’

실명정보 제공 ‘3자 동의 필수’… 최장 5년까지 정보 보존

내년 1월 1일부터 ‘손안의 금융비서’ 마이데이터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에 앞서 금융업계는 12월부터 한 달간 시범사업에 돌입했다. 은행·보험·카드·증권은 물론 핀테크 및 빅테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자들이 각종 공공기관과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신용정보를 활용해 신사업을 만들어나갈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기존 금융사들과 신생 핀테크 업계, 그리고 방대한 데이터를 가진 빅테크가 마이데이터 사업 주도권을 놓고 각축을 벌이는 만큼 소비자들이 더 편리한 금융환경에서 자산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데이터 공유와 활용을 둘러싼 각 업체 간 이견이 발생하고 있는 점은 숙제다. 데이터 공유 및 활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 마이데이터 사업이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친다는 우려도 나온다.

1. 마이데이터란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통제하는 것은 물론 이런 정보를 신용이나 자산관리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 이용내역 등 금융 데이터의 주인을 금융회사가 아니라 개인으로 정의하는 개념으로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라고도 한다.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2021년 8월부터 개인 동의를 받아 금융정보를 통합 관리해주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가능해졌다. 지난 1일부터 시범 서비스가 시작됐다. 마이데이터를 이용하면 각종 공공기관과 금융회사 등에 분산돼 있는 자신의 정보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자신의 정보를 제공한 다음 맞춤형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받을 수 있다.

2. 시중은행 서비스는 어떤 게 있나

국내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들어갔다. KB국민은행은 ‘KB마이데이터’를 출시했다. 국민은행은 ‘목표챌린지’와 ‘My금고’ ‘머니크루’ ‘이프유’ 등을 KB마이데이터 핵심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다. 신한은행은 ‘머니버스(Moneyverse)’를 내놨다. 최대 50개 회사의 정보를 수집해 금융정보 통합조회, 자산·재무 분석, 소비·지출관리, 목표관리, 개인화 상품 추천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마이데이터 기반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 ‘하나 합’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기존 소수의 고액 자산가에게만 제공되던 자산관리 및 외환 투자 전문 컨설팅을 디지털을 통해 모든 고객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NH농협은행도 ‘NH마이데이터’를 출시했다. ‘NH자산플러스’와 ‘금융플래너’ ‘연말정산컨설팅’ ‘내차관리’ ‘맞춤정부혜택’ 등 5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IBK기업은행은 ‘개인화된 자산관리’ ‘중소근로자 특화 서비스’ ‘생활금융 서비스’ 등 3가지 기능으로 구성된 ‘아이원(i-ONE) 자산관리’를 출시했다.

3. 증권업계 서비스 내용은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증권사들은 신규 앱을 론칭하거나 기존 앱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시범운영에 나섰다. 증권사 중 최초로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취득한 미래에셋증권은 통합자산관리 앱인 ‘엠올(m.ALL)’에 마이데이터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올인원 투자 진단 보고서’를 통해 다른 금융사에 등록된 자산을 한 번에 보게 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투자 진단 콘텐츠를 제공한다. NH투자증권은 ‘통합자산현황’ 서비스와 ‘금융 알리미’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보유 금융자산 통계를 제공하고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도와준다. 내년 1월부터는 고객이 보유한 전체 펀드에 투자상품의 성과를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투자성과리포트’를 서비스할 계획이다. 또 ‘나의 소비’ 서비스를 통해 은행, 증권, 카드에서 발생하는 수입·지출내역을 분석하고 현금 흐름을 진단해줄 예정이다. 하나금융투자는 계열사들 간의 시너지 창출 전략이 눈에 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 등 계열사 및 관계사들을 통합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이는 ‘하나 합’ 앱을 만들었다.

4. 카드업계 서비스는

금융권에서 상대적으로 데이터 활용에 능한 것으로 평가받는 카드사들도 마이데이터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다. 신한카드는 AI 자산관리 기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내놨다. 모바일 앱 ‘신한플레이’를 통해 소비관리·자산조회·금융상품 추천·투자정보 등을 제공한다. KB국민카드는 자사 플랫폼 ‘리브메이트’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개시했다. 자산 성격에 따라 계좌·투자·전자금융·카드 등 9개 카테고리로 분류해 내역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앱 내에서 2곳의 신용평가사(NICE평가정보·KCB)가 제공하는 2종의 신용점수를 한눈에 보고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했다. BC카드는 ‘페이북’ 앱을 통해 내 자산 서비스를 선보인다. 결제데이터 분석 기반 과소비 알림, 맞춤형 카드상품 추천, 계좌 잔액부족 알림, 의심거래 본인확인 기능 등으로 구성했다.

5. 핀테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금융업에 ‘데이터’를 접목해 각광받고 있는 핀테크 업계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의 본격 출범이 사업을 크게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핀테크 업체 ‘뱅크샐러드’는 지난 1일부터 마이데이터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의 가계부와 자산관리 서비스 노하우에 정교화된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앞세워 서비스를 더 고도화했다. 또 대출잔액과 금리 및 상환정보, 주식 보유 수량과 평가금액, 카드 결제내역, 포인트 현황 등 보다 상세한 금융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생활금융 플랫폼을 표방한 ‘핀크’도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지난 7월 일찍이 획득하고 이달부터 ‘자산관리 서비스’와 ‘핀크리얼리’ 서비스를 개편했다. 핀크앱 하나만 있으면 별도의 금융 앱을 일일이 열어볼 필요 없이 자신의 숨은 자산을 한데 모아 볼 수 있다. 핀크앱은 이를 분석해 밀착 관리를 제공한다. 타인의 금융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고 재테크 노하우를 얻을 수 있는 ‘핀크리얼리’를 신설한 것도 마이데이터 사업 출범에 따른 변화다.

6. 개인정보보호와 보안은 문제없나

마이데이터 사업의 근간은 데이터 수집과 제공에 있지만 그렇다고 개인의 정보를 허락 없이 가져간 뒤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취득한 신용정보를 신용정보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활용·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마이데이터 업무에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데 대한 동의를 받은 뒤에야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가 가명 정보인지 실명 정보인지에 따라 취급 여부가 달라지는데, 가명 정보는 통계작성 등을 위한 경우 당사자의 동의 없이 제공할 수 있는 반면, 실명 정보인 경우 수집목적 외 활용할 때는 제3자 제공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개인신용정보 또한 보존기한을 정해놓고 일정 기한이 지나면 파기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서비스 이용을 철회하는 등 거래를 종료할 경우 최장 5년까지만 보존할 수 있다.

7. 제공하는 정보의 범위는

이번에 참여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총 17곳 금융회사다. 업종별로 △6개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NH농협) △3개 금융투자사(키움·하나금융투자·NH투자증권) △5개 카드사(국민·신한·하나·BC·현대) △1개 상호금융(농협중앙회) △2개 핀테크(뱅크샐러드·핀크) 등이다. 시중은행에서는 예·적금 계좌 잔액과 거래내역, 대출 잔액·금리, 상환정보 등을 제공한다. 보험사는 주계약·특약 사항과 보험료 납입내역, 약관대출 잔액·금리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또 금융투자업체들은 주식 매입금액과 보유 수량, 평가금액, 펀드 투자원금과 잔액 등의 개인정보 내용을 제공한다. 여신전문회사들은 신용카드 결제내역과 청구금액, 포인트 현황,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내역 등을 제공한다. 또 전자금융회사들은 선불충전금 잔액이나 결제내역, 주문내역 등을 제공한다. 통신사들도 정보를 제공한다. 통신료 납부내역과 청구내역, 소액결제 이용내역 등을 볼 수 있다. 공공부문에서도 국세와 관세, 지방세 납세 증명이나 국민연금 및 공무원 연금보험료 납부내역 등을 살펴볼 수 있다.

8. 기본조건인 ‘표준 API’는 무엇인가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갖춰야 하는 API는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말한다. 서로 다른 응용 프로그램 사이에서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한 일종의 매개체다. 이달 1일부터 기존 스크래핑 방식으로 운영되던 마이데이터 사업이 표준 API 방식으로 전환됐다. 은행권과 핀테크 기업 등 대부분의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표준 API를 적용하면서 가장 먼저 달라지는 점은 이용 속도와 편의성의 증대다. 기존 스크래핑 방식과 달리 표준 API를 적용하면 한 번의 본인인증만으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당국은 다수의 정보제공자에게 정보전송요구가 가능하도록 복잡한 인증 절차를 간소화한 통합인증을 도입했다. 이 외에도 그간 수차례 이해관계자 간 협의를 거쳐 이용자가 조회할 수 있는 정보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이용 가능한 내역이 다양해져 더 자세한 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9. 기존의 ‘스크래핑’ 방식과의 차이는

스크래핑은 말 그대로 긁어오는 기술을 뜻한다. 고객이 자신의 인증정보를 한 번만 제공해도 금융기관, 공공기관, 정부 웹사이트 등 데이터 시스템을 통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고객정보를 가공하거나 제공하는 기술이다. 예컨대 토스와 카카오뱅크 같은 비대면 금융서비스는 가입과 개인인증 절차만 거치면 플랫폼사가 고객을 대신해 스크래핑 기술로 여러 금융사의 데이터를 모아온다. 이 때문에 하나의 앱에서 여러 은행의 계좌내역을 모아 볼 수 있다. 한편 API는 서로 다른 응용 프로그램 사이에서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한 일종의 매개체로 예컨대 식당에서 웨이터의 역할을 한다. 스크래핑과 API의 차이는 정보 전달의 주체가 다르다는 사실에서 발생한다. 스크래핑은 플랫폼사가 고객의 정보를 가지고 고객 대신 인증절차를 ‘가져오는’ 기술이다. 즉, 정보 전달 주체가 플랫폼사다. 반면 API는 개인정보를 스크래핑과 동일 취급하는 점은 같지만 금융기관·정부 사이트 등에서 개인정보를 ‘받아오는’ 것이다. 즉, 정보 전달의 주체가 데이터를 갖고 있는 금융기관 또는 업체가 된다.

10. ‘동의양식’은 어떻게 변경됐나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누락 없이 받아야 하는 동의사항’과 ‘별도 고지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 누락 없이 받아야 하는 동의사항은 전송요구 종료 시점, 정기전송 여부, 제공항목별 수집·이용동의 정보가 포함돼야 한다. 별도 고지가 필요한 사항은 적요정보, 가맹정 정보, 주문내역 정보 등이다. 이런 내용은 사생활 정보가 포함돼 있어 누출 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을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 이 가운데 적요정보는 수취·송금인의 이름 등이 기록된 정보로, 마이데이터 사업자들 사이에서 적요정보 제공 관련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다.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 내역에서 적요정보가 제외되면 송금·수취인 이름을 알 수 없게 된다. 예컨대 카카오페이로 송금할 시 적요정보를 제공할 수 없게 되면 송금인과 수취인 이름에 ‘알 수 없음’이 적히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은행권과 빅테크는 이 적요정보를 제공하는 여부를 놓고 기싸움을 했지만 지난 7월 적요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임대환·정선형·송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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