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오른다고 중개업자 '월세 상승' 부추기나?
[편집자주]연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되며 세금이 늘어난 납세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세금 부담이 증가한 만큼 일부 다주택자 임대인이 월세 등 임대료를 인상할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정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임대차3법) 시행에 따라 세입자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가 마련됐고 집값이 안정되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임대료 인상이 쉽지 않다며 이 같은 논란을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 주요 단지에서 월세 호가가 급격히 오른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건 사실. 다만 호가 상승이 실제 계약으로 성사되는 사례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만큼 종부세 인상 효과는 시간이 지난 후에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1) 쏘나타 자동차세보다 싼 '26억 아파트 종부세' 월세 폭탄(?) 되나
(2) 종부세 오른다고 중개업자 ‘월세 상승’ 부추기나?
(3) “임대차3법? 그런 거 모른다”… 마구 뛰는 월세
#.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90㎡도 같은 날 보증금 2억원에 월세 700만~750만원의 월세 매물이 등장했다. 해당 면적은 1년 4개월 전인 지난해 7월 17일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40만원에 실거래가 신고됐다. 2년도 채 안돼 보증금 1억원, 월세 160만~210만원이 각각 오른 셈이다.
최근 서울 주요 단지에서 나타나는 월세 폭등 현상을 두고 정부가 종부세를 인상해 세입자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부동산 인터넷카페 등에선 “내년 2월 만기인데 월세를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리겠다”, “종부세 1800만원 고지서를 받은 2주택자인데 만기 때 시세대로 월세를 올릴 계획이다” 등의 글이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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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는 지난 8월 보증금 2억원에 월세 160만원이었던 실거래가가 3개월 만인 11월 말 호가가 300만원(보증금 2억원)으로 월세만 87.5%나 올랐다. 1회만 사용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에 따라 재계약하는 경우 임대료 인상률이 5% 이내로 제한되지만 소유자(가족 포함)가 입주 시엔 재계약을 거절할 수도 있다.
서울 마곡지구에 위치한 중개법인 대표 A씨는 “계약갱신청구권에 따른 5% 인상 거래와 신규 계약으로 인한 시세 거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합의 거래가 종종 이뤄지는데 예를 들어 시세가 40% 오르면 20% 인상 수준으로 계약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부세나 재산세 상승을 이유로 월세 인상 시도가 있을 수는 있지만 세입자가 거절할 수 있고 이사비용 등을 고려해 손익을 따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가 올 6월 임대차3법 가운데 하나인 전·월세신고제를 시행해 지난 11월 30일 재계약 정보를 공개한 결과 총 50만9184건의 거래가 신고됐다. 이중 재계약은 10만231건(19.7%)을 차지했고 절반을 조금 넘는 5만3439건(53.3%)만 계약갱신요구권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재계약 가운데 종전 임대료 대비 인상률이 법적 한도인 5%를 넘지 않은 거래는 76.3%였다. 100건 중 24건은 5% 초과 인상이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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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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