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 100가지 농업 기술 보급, 지구촌 5000만 명 식량 해결할 것"

2021. 11. 2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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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K-농업, 식량 위기 해결 씨앗 뿌리다
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의 집필지였던 세네갈은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과는 달리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지만,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세네갈의 식량난을 해결한 해결사는 한국에서 통일벼를 개량한 ‘이스리’라는 쌀 품종이었다.

마사이족으로 잘 알려진 케냐는 우리나라 농촌 마을 어디를 가던 마당에 닭이 돌아다니는 것과 같이 집집마다 닭을 키우고 있었다. 그렇지만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병들어 죽는 닭이 80%를 넘고 그나마 살아남은 닭도 잡아먹고 말기에 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도입된 우량 품종의 닭과 사육기술로 이제는 닭이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한국은 1950년대 최빈국으로 공적개발원조(ODA)를 받아 왔지만, 이제는 다른 나라에 공여를 제공하는 나라가 됐다. 한국의 ODA 사업은 순지출 기준으로 2017년부터 4년간 23억1000만 달러로 연평균 7.5%씩 증가했다. 농촌진흥청도 2009년부터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 및 대륙 간 협의체 다자 ODA 사업인 3FACIs를 매개로 농업기술에 기반한 ODA 사업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중앙아시아 지역의 식량안보 및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해 왔다.

10년이 조금 지난 현재 그간의 땀과 노력이 열매를 맺으면서 아프리카의 우간다에서부터 남미의 파라과이, 아시아의 캄보디아 등 세계 곳곳에서 성공 스토리가 전해지고 있다. 이들 국가의 성공에는 과거 어려웠던 한국의 경험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그간의 성공을 바탕으로 농촌진흥청의 ODA 사업은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한국의 100가지 농업기술을 전 세계 1백만 ㏊에 보급해 5000만 명 이상에게 식량을 공급하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ODA 사업은 수혜자들에게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그동안은 국가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농업기술 보급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이제 ODA 사업은 단순한 기술 원조의 차원을 넘어서 UN과 OECD 등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추구하고 있다.

이에 맞춰 농진청의 농업기술 ODA 사업도 SDGs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농업생산을 위한 농업기술 개발 및 보급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수혜국의 농업 현장에 특화해 개발되고 검증된 농업기술을 협력국 내의 다른 지역, 다른 협력국 및 공여국 사업의 마중물로 제공하고, 이 성과의 지속성 확보와 지식 공유를 확대해야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코사족의 속담이 있다. 농진청 ODA 사업은 이 속담이 전하는 공동체 실현의 정신을 우선시해야 한다. 수혜국을 동정의 시각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동반자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이것이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름길이다.

허태웅 농촌진흥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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