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장관 "집값 내리고 있다"며 10년 전 은마아파트 사례든 까닭은

윤주영 2021. 11. 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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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살고 있는 집 전월세 올리기 쉽지 않고
신규 계약도 물량 늘며 가격 안정화 추세"
"전반적인 지표상 집값 안정세 국면 들어서"
23일 서울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부착된 매매와 전세 매물의 모습. 뉴스1

노형욱 국토교통부장관"현재 객관적인 거시경제 여건을 봐도 집값 안정 요인이 강하다""시장 지표상 집값은 안정세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전월세 시장에 전가된다는 지적'에는 "전체 시장 상황과 비교해보면 너무 과도한 우려"라고 일축했다.

노 장관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지표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노 장관은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시중에 매물은 쌓이는데 거래는 반토막 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 근거로 ①매매가격이 서울은 12주 연속, 수도권 전체는 9주째 하락 추세이고, ②세종·대구뿐만 아니라 서울도 실거래가 기준 10월 집값 상승률이 마이너스대로 들어섰다는 점, ③주택매수심리에 관한 지표도 '매수자 우위'로 나오는 점 등을 들었다.

'대출을 조여서 실수요자조차 집을 못 사는 상황이라 안정세처럼 보이는 착시현상 아닌가'라는 시청자 질문엔 "금융, 세제 규제는 현재 다주택자와 법인에 집중돼 있다"며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가계부채는 해외 시장 상황까지 살피며 총량 관리할 수밖에 없으나, 실수요자의 자금줄인 전세자금, 중도금 잔금 지급, 모기지론엔 예외를 둔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실수요자의 종부세 부담 3.5% 불과... 취지 종합적으로 봐 달라"

23일 오후 서울 강남우체국에서 관계자들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집배순로구분기를 통해 분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 장관은 '종부세 부담이 전월세 시장을 출렁이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걱정하시는 마음은 알지만 너무 과장된 얘기다 싶다"고 반박했다. "이미 전월세로 살고 있는 경우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집값을 올리는 게 쉽지 않고, 새로 계약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전세 매물이 쌓이며 가격이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지난해 7·10 대책 이후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1가구 1주택자 등 실수요자의 종부세 부담은 3.5%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오른 것을 왜 국민에게 전가하나, 집값이 내려가면 종부세 돌려줄 건가'라는 시청자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노 장관은 자산격차 보완·균형발전 등 종부세 도입 취지를 설명하며 "종합적으로 봐 주시는게 어떨까 싶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직주근접' 공급 속도 내지만 체감하기엔 이른 듯"

지난해 7월 28일 서울 강남구 대치·개포동 아파트 일대. 연합뉴스

노 장관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다량의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이 안정화되지 않은 것은 ①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제적으로 유동성이 많이 풀린 것과 ②도심 직주근접 수요를 충족 못 한 불일치(미스매치)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공급 미스매치에 대해 "도심 공급 중심의 8·4 대책, 2·4 대책을 추진했으나 서울 시내 재개발·재건축은 평균 13년이 걸린다""속도를 내고는 있지만 체감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며 양해를 구했다. 같은 이유로 "5년 또는 10년 전 인허가 물량이 줄었던 게 이월돼 지금 스트레스가 나오는 것도 공급 부족의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진행되는 사업들 중 시기를 당겨서 조기 공급하는 '사전청약' 등의 보완 조치"라고 설명했다.

노 장관은 그러나 '공급 전환이 늦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엔 "정부가 공급하겠다는 205만 호는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 총 물량인 30만 호의 약 7배"라며 답변을 비켜갔다.

노 장관은 마지막으로 "우리가 과거의 일을 빨리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2006년, 2007년 집값이 굉장히 많이 올랐는데 그때 고점을 찍고 집값 조정이 이뤄지면서 2012년, 2013년에는 이른바 '하우스푸어', '렌트푸어'가 큰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강남의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고점 대비 최대 40% 떨어진 적이 있다"며 "집값이라고 하는 게 항상 올라가고 내려갈 수만은 없는 것이고, 언젠가는 조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노 장관은 그러면서 "시장의 객관적인 지표라든지 앞으로의 전망이 하방 압력이 굉장히 강하다"라며 "그래서 과도하게 추격 매수를 하는 것들은 한번 재고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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