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국가스공사 채희봉 사장 "팬이 없으면 프로농구단도 없다"

정지욱 2021. 11. 1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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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는 지난 6월 전자랜드 농구단을 인수하면서 프로농구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2021-2022시즌 개막까지 4개월 여의 짧은 기간 동안 우여곡절 끝에 홈 개막전도 훌륭하게 치렀다. 이러한 농구단의 행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가스공사 채희봉 사장이다. 그는 홈경기는 물론이고 원정경기까지 찾아 농구단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동시에 가스공사를 찾는 팬들을 향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Q_농구단 창단 후 3개월여가 지나 첫 시즌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초대 구단주로서 어떤 마음인지 궁금합니다.
A_지난 6월 9일 전자랜드 프로농구단 인수 협약식 이후 어느덧 3개월이 훌쩍 지났네요. 그 사이 구단 엠블럼, 유니폼 등을 소개하는 창단식도 9월 27일에 열렸지요. KBL 2021-2022 시즌에 맞춰 농구단의 틀을 다듬느라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갔습니다. 인수에서 창단까지 참 짧은 시간 동안 저희 직원들도 동분서주하면서 열심히 준비했는데 우리 선수단을 위한 지원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선수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대구 홈 개막전에서 승리해 많은 팬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기운도 얻었습니다. 저도 개막전을 경기장에서 지켜보면서 우리 선수단이 매우 자랑스러웠습니다.

Q_농구 팬들에게 사실 가스공사는 생소한 공기업입니다. 어떤 이유로 농구단 창단을 결정하셨는지요?
A_먼저 농구 자체를 좋아합니다.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농구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농구는 땀과 노력으로 승부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가스공사 직원들을 단합시키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가스공사가 수소충전소 등 B2C기업으로 변모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가치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대구시민들이 농구를 즐길 수 있는 기회도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신선우 전 감독께서 찾아오셔서 농구단 인수를 권유하셨을 때 가스공사에게는 정말 둘도 없는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이정대 KBL 전임 총재께서도 인수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Q_농구단 창단을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하시는지요?
A_사실 기대이상의 효과가 벌써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례로 대구 홈 첫 경기 1호 입장객 가족분들은 전자랜드시절부터 열성 팬이었습니다, 대구 홈경기 이후 헤아릴 수 없이 수 많은 팬분들이 줄을 서서 우리 선수들과 인사를 하려는 모습을 보고 한없는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또한 대구시민들의 가스공사 농구단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보고서도 정말 감동 받았고 깜짝 놀랐습니다. 17일 일요일 원주에서 열린 DB와의 경기도 제가 직접 차를 몰고 응원을 갔었는데, 전자랜드 팬분들이 원주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응원을 와서 선수들과 인사하려고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열성 팬들의 존재는 눈물나게 고마운 일이고 가스공사에 어마어마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합니다. 열성 팬들을 보고 저도 엄청난 자극과 책임 의식을 느꼈습니다. 농구단 지원과 가스공사 경영에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민주주의의 주인이 국민인 것처럼 농구팬분들은 사실상 가스공사 농구단의 주인이자 하늘과 같은 분들입니다.  

Q_유도훈 감독과도 소통을 잘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하시는지요?
A_유도훈 감독을 만나보니 정말 훌륭한 감독이고 겸손하면서도 사려 깊은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많이 배웁니다. 선수 운영이나 훈련 등은 유도훈 감독을 믿고 맡기려 하고 저는 구단 차원에서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을 도와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유도훈 감독과 식사를 하면서 제가 초보 구단주이고 공기업 특성상 하나하나 규정을 준수하면서 일을 진행해야 해서 적기에 도와주지 못하는 점에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유도훈 감독은 구단 인수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주었고, 항상 주어진 여건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참 멋진 분입니다. 제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팬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가면서 감독, 선수들과 소통하는 것입니다. 유도훈 감독과 선수들에게도 한 가지는 확실하게 당부했습니다. ‘팬들이 없으면 가스공사 농구단도 존재 의미가 없다. 팬분들을 위해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팬들과의 소통에 적극노력하자.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귀를 열고 팬분들이 원하는 것들을 보완해 나가자’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Q_지난달 KBL컵을 통해 가스공사 농구팀이 첫선을 보였습니다. 기분이 어떠셨는지요?A_9월 이전까지 대구지역 외부에서 훈련을 하는 등 어수선한 오프시즌을 보냈습니다. 컵 대회를 관람하면서 가스공사의 공식 첫 경기라는 생각에 설레고 떨리는 마음과 함께 불안과 걱정스러운 마음도 컸습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얻어 기분 좋은 시작을 했습니다. 컵 대회 한 경기 최다 득점이라는 영광스러운 기록도 세우게 되어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농구단의 힘찬 모습을 보여주며 선수들의 사기를 충전하는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Q_하나은행과 엑손모빌이라는 든든한 스폰서의 지원도 받게 됐습니다. 규모가 타 구단에 비해 좋은 조건이라고 들었습니다. 스폰서와의 관계는 어떻게 이어가실 생각이신지도 궁금합니다.
A_하나은행과 엑손모빌이 흔쾌히 후원사로서 통 큰 지원을 해주셔서 무척 감사하고 든든합니다.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농구단은 그 기대와 바람에 보답하기 위해서 언제나 멋진 경기를 펼쳐 모두에게 사랑받는 구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구 홈경기뿐만 아니라 우리 농구단이 경기하는 모든 구장에 자주 찾아 주셔서 즐거움과 기쁨을 함께 나누시길 바랍니다.

Q_창단한 이후 대구시와의 연고지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풀어가실 계획인지요?
A_아시다시피, 가스공사는 이번 KBL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대구를 연고로 하는 농구단임을 밝혔습니다. 현재 대구시와 협력하여 경기를 관람하러 오시는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론에서 우려했던 체육관 누수도 깔끔히 해결됐다고 들었습니다. 늘 애를 태우던 체육관 관계자가 개막전 이후 우천 시에도 비가 새지 않아 놀랐다고 합니다. 그동안 대구시와 갈등을 겪었던 경기장 신축 문제는 단시간에 결론이 날 사항은 아니라고 봅니다. 멀리 바라보면서 여러 이해당사자가 머리를 맞대다 보면 언젠가 좋은 소식이 전해질 수 있다고 봅니다.

Q_투자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수 영입이나 운영비 측면에서 가스공사는 어떤 스탠스를 가져갈지 궁금합니다.
A_프로구단이기 때문에 투자도 중요하지만 선수단이 피부로 직접 느끼는 지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선수단은 전 구단에서 모기업으로부터 진심 어린 지원으로 항상 좋은 경기 성적을 유지하면서 인천지역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가스공사의 한 식구가 된 농구단이 긍지를 가지고 모범적인 선수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고, 선수영입이나 투자도 적극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Q_창단 첫 시즌 어느 정도의 성적을 기대하고 계신가요?
A_물론 2021-2022 시즌 우승이 목표입니다. 사실 저보다 유도훈 감독이 우승에 대한 열망이 더 간절합니다. 하지만 저는 우승도 중요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좀비같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를 희망합니다. 올 시즌 모든 구단 전력이 막상막하여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창단식에서 ‘승부는 1인치에 의해 결정된다. 선수들이 자신보다 동료를 생각하며 경기를 해야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하면 승부에 관계없이 우리는 챔피언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런 팀컬러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_창단식에서 고교 동기 故한만성 씨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사장님의 메시지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A_네 그렇습니다. (한)만성이는 고교동기이기도 하지만 대학교 경제학과 동기였습니다. 사실 이번 인터뷰를 결심한 배경에는 제 친구 한만성 선수를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항상 만성이를 생각하면 같이 함께했던 추억들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아마 순수한 젊은 나이에 친하게 지내다가 만성이가 먼저 너무 일찍 젊은 나이에 하늘나라로 갔기 때문에 더 애틋한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농구단 인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만성이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하늘나라에 있는 만성이가 저에게 농구단을 인수하라고 말하고 있는 느낌이 든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농구단을 인수해서 만성이가 미처 못다 이룬 꿈을 이룰 수 있다고도 생각했습니다. 사실 농구 경기 응원을 하러 이동을 할 때도 만성이에게 기도를 합니다. “만성아 하늘나라에서 가스공사 농구단을 위해서 응원해줄래?”하고 말입니다. 또한 농구단을 운영하는데 있어서도 ‘만약 만성이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한만성 선수가 구단주였다면 선수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바탕으로 감독과 선수들을 믿고 최선을 다 할 수 있게 도와줘라라고 아마 이야기하지 않을까요? 사실 농구선수들은 하루하루의 경기에 일희일비합니다. 저는 우리 가스공사 농구단 선수들을 젊은 시절 제 친구 만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은 절대 완벽할 수도 없고 때로는 큰 실수도 합니다. 하지만 팬들이 비난을 하는 대신 넓은 마음으로 포용해주고 선수들에게 사랑을 보여줄 때 선수들은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또 가스공사 농구단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선수 한 명 한 명 모두 농구팬 누군가의 우상이자 영웅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기가 잘 안 풀리더라도 항상 농구팬들이 선수들의 옆에 서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실제로 제가 응원을 다니고 팬분들을 만나보면 한결같이 선수들의 티셔츠를 들고 경기가 끝난 후에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국내 선수 뿐 아니라 니콜슨이나 알렉산더 선수도 유니폼을 많이 준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_가스공사를 응원할 팬, 그리고 농구 팬들을 위한 인사 부탁드립니다.
A_사랑하고 존경하는 페가수스 팬 여러분, 가스공사는 이번 농구단 인수에 큰 보람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최고의 경기력를 뽐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은 초보 구단주라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언제든 고쳐나가야 할 부분을 알려주시면 개선하겠습니다. 가스공사 농구단이 앞으로도 승승장구하려면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가스공사는 선수들에게는 든든한 지원군, 그리고 팬 여러분에게는 선수와 팬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완수하겠습니다. 우리 구단이 100년 구단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사진_점프볼DB(홍기웅 기자)

 

점프볼 / 정지욱 기자 stop@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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