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대충 그린듯한 '병맛' 짤, Z세대 배꼽 제대로 잡네

박성기 2021. 11. 1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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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조씨(Jossi)'
'스트릿 우먼 파이터' 패러디로 급부상
헤이마마 댄스 커버 영상 2개월 만에 400만뷰
단체 카톡방 가장 많이 공유되는 짤 탄생시켜
"천재다" "초고퀄리티로 저퀄리티 완성" 반응

Z세대 사이에서 요즘 가장 '핫'한 유튜버가 있다. Z세대 단톡방(단체 카톡방)에서 가장 많이 공유되는 영상을 만드는 유튜버, Z세대와 대화를 하려면 필수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유튜버, 그의 이름은 바로 '조씨(Jossi)'다.

조씨는 최근 큰 화제 속에서 종영한 Mnet 댄스 배틀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의 명장면 패러디와 케이팝 댄스 커버를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콘텐츠를 주로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B급 감성'을 전면에 내세운 대충 그린 듯한 그림체와 오토튠을 사용한 듯한 목소리, 중독성 있는 리코더 반주로 선보이는 영상마다 연일 화제다.

'스우파' 출연자인 노제의 '헤이 마마' 댄스 커버 영상은 2개월 만에 400만 회에 달하는 조회 수를 올렸고, 립제이·가비 등 출연자들 간의 대화 장면을 패러디한 'HEY~', '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 등은 5~6초 분량의 짧은 영상임에도 조회 수 200만 회를 훌쩍 넘겼다. 가수 전소미의 '덤덤',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 NCT 127의 '스티커' 등 댄스 커버 영상들도 10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방탄소년단의 '버터'(Butter) 댄스 커버 영상을 게재하며 활동을 시작한 조씨는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2개월 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끌어모으고, 그로부터 2개월도 채 되지 않은 이번 달 9일 20만 명의 고지마저 넘어섰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구독자 수는 22만 명, 업로드한 35개 동영상에 대한 누적 조회 수는 3800만 회로, 영상당 평균 조회 수가 구독자 수의 5배에 달한다.

'병맛계의 신흥 강자'로 단숨에 떠오른 조씨는 어떤 매력으로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B급' 콘텐츠 뒤에 숨겨진 'A급' 재능과 노력"을 조씨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다.

실제로 대충 그린 듯한 그의 그림 속에는 부단한 관찰을 통해서만 포착해 낼 수 있는 각 인물의 특징이 정확하게 묘사돼 있다. 대충 완성한 듯한 애니메이션도 실제로는 장면 하나하나를 그려 붙여야 하는 엄청난 작업량을 바탕으로 탄생한다. 이런 까닭에 간단한 선과 도형 몇 개만으로 이루어진 그의 그림에서 인물의 표정과 감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여러 명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영상에서도 누가 누구인지 단박에 알아볼 수 있다는 평이 많다.

영상의 음향적인 부분도 마찬가지다. 오토튠을 사용한 듯한 독특한 목소리에 정신이 팔려 자칫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지만, 그의 노래는 음정과 박자가 정확하고 커버하는 기존 곡의 화음부터 애드리브까지 디테일 하나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재현해낸다. 리코더나 실로폰 등을 연주해 만들어내는 배경 음악도 지나치게 수준급이라는 평을 듣는다.

이런 그이기에, 영상마다 "진짜 천재다", "이것이 바로 재능 낭비", "초고퀄리티로 완성한 초저퀄리티 영상이라니" 등 놀라움을 표하는 시청자 댓글이 다수 달린다.

또 다른 인기 비결은 조씨의 '묘하게 킹받게 하는 매력'에 있다. 대중이 어떤 재미를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남다르게 표현해내는 감각을 갖춘 그는 병맛 알싸한 영상으로 처음에는 당혹감을 느끼게 하지만 곧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가며 푹 빠지게 만든다. 세상 돌아가는 사정에 밝은 그는 가장 화제가 되는 인물과 음악을 소재로 선택해 대중의 관심을 끈 뒤 중독성 높은 그림체와 음악, 빠른 전개로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는'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이런 이유로 많은 시청자가 "너무 하찮은데 재미있다", "묘하게 열 받는데 신난다", "자꾸 머릿속에서 리코더 소리가 재생돼서 미치겠다", "원본 영상보다 이 영상이 더 생각나서 자꾸 보게 된다" 등 투정 어린 댓글을 남긴다.

'킹받는' 감정을 끌어내는 사람들이 사랑받는 시대에 혜성처럼 나타나 누구보다 빠르게 그 정점에 올라선 조씨. 그가 가진 끼와 재능을 모두 펼쳐 보이기에 지난 5개월은 너무 짧은 기간이었기에, 앞으로의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어떤 행보를 걷든지 간에, 그가 계속 큰 웃음을 자아내는 영상들로 우리에게 새로운 차원의 '킹받음'을 경험하게 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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