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관망, 상승세 여전" "하락 앞둔 고점 초기" [엇갈린 집값 고점론]
10월 주택매수심리도 상승국면
공급 늘어나는 2025년 조정 예상"
"아직 최고점 아니지만 조정 근접
수도권 일부 거래 줄고 가격 하락"
그동안 집값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금융당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시중은행을 통한 대출 옥죄기로 시장이 뚜렷한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매수 위축에 따른 집값 상승 둔화는 정책요인이 큰 만큼 내년 대통령선거가 사실상 집값의 향방을 좌우할 중대 분수령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주택 상승폭 6개월 만에 둔화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0.71%로 전월(0.72%) 대비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다. 지난 9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폭을 키웠던 과열장이 6개월 만에 일단 멈춘 것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급등했던 서울 집값은 지난 2·4 대책 후 주춤했다가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야 후보들의 부동산 규제완화 공약 등의 영향으로 0.40%(5월)→0.49%(6월)→0.60%(7월)→0.68%(8월)→0.72%(9월)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상승한 바 있다. 아파트 값은 지난 9월 1.57%에서 10월 1.43%로 상승폭이 축소된 반면에 빌라 등 연립주택은 같은 기간 0.42%에서 0.55%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수도권 집값은 1.13% 올라 전월(1.24%) 대비 축소되면서 3개월 연속 상승폭이 꺾였다. 경기도 집값은 1.33% 오르면서 전월(1.55%) 대비 둔화된 반면 인천은 1.50% 올라 9월(1.46%)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지방은 0.63% 올라 전월(0.67%) 대비 확대됐다. 수도권의 영향으로 전국 주택 종합 매매가격은 0.88%로 9월(0.92%) 대비 상승폭이 소폭 둔화됐다.
10월 서울의 전셋값 상승률도 0.48%로 전월(0.54%)보다 폭이 줄었다. 수도권 역시 0.75%로 전월(0.80%) 대비 축소됐다. 반면 서울·수도권 매매·전세가 상승세가 주춤하는 사이 월셋값은 오히려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과 수도권의 월셋값은 각각 0.25%, 0.38% 오르며 전월 대비 각각 0.03%p 상승했다.
수도권 주택매매 소비심리는 올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토연구원이 이날 공개한 '10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주택매매 소비심리는 130.3으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10월(129.9) 이후로도 1년 만에 최저치다. 국토연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는 0~200 사이의 값으로 표현되며, 지수가 100을 넘으면 가격상승이나 거래증가 응답이 많음을 의미한다. 이 지수는 0∼95 하강 국면, 95∼114 보합 국면, 115∼200 상승 국면 등 3개 국면으로 나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차주 규제를 조기 실시하는 내용의 대출규제 강화 방안의 영향이거나 실수요자들의 매수 의지가 꺾인 것일 수도 있다"며 "다만, 단기 수치 변화를 근거로 전체 집값 추세를 단정하기엔 아직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고점론 분분
시장 전문가들도 집값 고점론을 놓고 미묘하게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현재 수도권 아파트 상승폭 둔화 및 매수심리 위축은 '고점 진입'보단 대통령선거를 앞둔 관망세라는 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현재 수도권 집값이 최고점을 찍고 하락한다고 평가하기에는 시장 변수가 많다"며 "집값 하락세보다는 집값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으로 보는 게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을 고점이라고 보기에는 매수심리가 여전히 높다"며 "내년 대선을 앞둔 시장 불확실성 때문에 관망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수도권 아파트는 당분간 우상향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재건축·재개발 물량 및 3기 신도시 등 공급량이 대폭 늘어나는 2025년을 집값 조정시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 집값이 하락세를 앞둔 고점의 초기단계라는 시선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수도권 집값이 최고점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조정 시기에 다가서는 것 같다"며 "금융규제가 지역별로 작용을 하면서 일부 수도권은 거래량이 감소하고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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