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근무 직격탄 맞은 제화업계 "반갑다, 위드코로나"

윤희훈 기자 2021. 11. 1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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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남성화 매출 258%, 여성화 1000% 늘어
현대百·신세계에서도 13~20% 가량 매출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 근무가 늘면서 직격탄을 맞았던 제화 업체들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매출 회복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15일 롯데쇼핑(023530)에 따르면 정부가 위드코로나 정책을 시행한 이달 1일부터 지난 14일까지 롯데온의 남성 정장화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8.5% 증가했다. 겨울에 많이 신는 남성 부츠와 워커의 매출은 483.9% 증가했다. 여성 정장화의 경우 작년 매출 대비 10~20배(1000~2000%) 가까이 매출이 오르기도 했다. 롯데온 관계자는 “여성단화는 매출이 10배 이상 오르고, 힐과 펌프스 종류는 매출이 20배 이상 뛰었다”면서 “여성화 등 정장화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구두

매출이 줄어 백화점에서 퇴출 위기를 맞았던 제화 매장들의 매출도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이달 들어 중순까지 현대백화점(069960)의 구두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고, 신세계(004170)백화점의 구두 상품군 매출은 12.8%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구두 상품군 매출이 4% 가량 증가했다. 국내 한 백화점 관계자는 “구두 제품은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줄어든 대표적인 품목”이라면서 “위드코로나 전환을 맞아 출근용 신발 구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구두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 근무 여파로 정장화 수요가 줄고, 기업 문화 변화로 구두 대신 스니커즈나 운동화를 신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국내 제화업계 1위인 금강제화는 지난 6월부터 올 6월까지 1년 매출이 10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1321억원) 대비 19.4% 줄었다. 영업손실은 143억원에서 114억원으로 다소 줄었으나 이는 코로나19 이후 구조조정으로 인건비 지출과 매장 임차료 등 판매관리비 지출을 줄였기 때문이다.

탠디는 지난해 매출 660억원으로 전년(793억원) 대비 16.8% 줄었다. 2019년 5억4321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탠디는 지난해 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구두 브랜드 ‘미소페’를 운영하는 비경통상은 매출이 737억원에서 550억원으로 25.4% 감소했다. 구두 브랜드 ‘소다’를 운영하는 소다도 지난해 매출이 505억원으로 전년 매출(636억원) 대비 20.6% 줄었다.

서울 신도림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의 구두매장 모습. /윤희훈 기자

업계에선 제화기업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시장 양극화를 꼽는다. 정장용 드레스업 구두는 1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해외 명품 구두를 찾고, ‘전투용’이라고 부르는 출퇴근용 구두는 저렴한 제품을 찾으면서 10만~30만원대 브랜드 구두 시장이 침체됐다는 것이다. 한 제화업계 관계자는 “출근 복장이 정장에서 비즈니스캐주얼을 지나, 아예 캐주얼로 넘어가면서 러닝화나 농구화 같은 운동화를 신는 직장인들이 늘었다”면서 “구두 뿐만 아니라 구두 브랜드에서 스니커즈를 찾는 소비자도 줄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공개채용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제화업계 관계자는 “사회 초년생들이 구두를 가장 많이 사는 시점은 기업 채용 면접을 앞둔 시기”라면서 “공채 기회가 줄고, 면접도 함께 줄면서 정장화 수요가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화 기업들은 위드코로나로 구두 수요가 잠시 늘었으나, 캐주얼 선호 현상으로 제화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온라인 사업 강화’ 등 채널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가두매장을 재편한 금강제화는 현재 전체 매출의 20% 가량을 온라인에서 거두고 있다. 탠디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자사몰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1년이 지난 현재 탠디 온라인 자사몰의 매출은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전용 상품을 개발하고 자사몰에서만 판매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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