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단비' 기대했건만..거점주유소 요소수 없거나 금세 바닥(종합)

유재규 기자,정진욱 기자,노경민 기자,이시우 기자 2021. 11. 1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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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확보 뒤 바로 발주 요청..수도권 일부지역 예정된 입고 안돼
부산서는 '숨긴거 아니냐' '신고한다' 등..충남서는 삽시간에 동나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서 화물차 기사가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빈 통을 들고 되돌아가고 있다. © News1 이재명 기자

(전국종합=뉴스1) 유재규 기자,정진욱 기자,노경민 기자,이시우 기자 = 전국 100곳을 지정한 '요소수 거점주유소' 운영이 본격 시작됐지만 실수요자들이 기대했던 '가뭄의 단비'까지는 역부족이었다.

그렇다 보니 입고된 물량이 금세 동나버려 정유업계 관계자는 물론, 요소수가 충당되지 않아 헛걸음한 시민들도 '수급불안'으로 겪게 될 요소수 대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가 롯데정밀화학㈜과 협력해 거점주유소 100곳에 요소수 약 180만리터(L)를 순차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14일 경기 안성시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서울 방면) 내 주유소에 요소수 4000L가 충전됐다.

요소수 공급대상 차량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 필수부착 차량인 화물차와 일반승용차 모두에 해당된다.

정부의 공급대책에도 불구, 주유소 관계자 A씨는 시민들의 불안심리가 큰 만큼 '요소수 대란' 해소는 아직 미지수라고 현 상황을 나름대로 진단했다.

그는 "주유소 측이 요소수 물량을 발주하면 환경부 등에서 언제 입고해 주겠다는 날짜를 지정해주고 지정된 날짜에 갖다주면 그에 따라 주유소 측도 계속 요소수를 '보급가능'이라고 시민들에게 알리는 식이 된다면 불안심리도 해결될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날도 4000L 들어온 이후, 향후 대비를 위해 바로 환경부에 입고요청을 했다"며 "지정휴게소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주유소에 요소수가 충전되는 그날까지 '대란이 해소된다'는 표현은 아직 거리가 먼 듯하다"고 덧붙였다.

또 당초 경기지역 내 요소수 거점으로 지정된 일부 주유소에 요소수 입고가 됐어야 했는데 이날 일부 주유소에는 "여전히 충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천 지역도 마찬가지다.

인천시는 요소수 관련 태스크포스(TF, 전담조직)팀을 꾸리고 요소수 관련 대책에 나섰으나 손가락만 빨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 요소수를 얼마나 보내주는지 통보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오늘 요소수 공급이 없다"며 "내일도 어디 주유소에 얼마의 요소수가 공급되는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한 주유소 관계자도 "정부가 각 지자체에 얼마만큼의 요소수가 간다고 말을 해줘야 지자체가 민원대응을 할 것 아니냐"며 "기본적인 내용조차 알려주지 않으니 주유소만 죽어난다"고 토로했다.

이어 "트럭 운전사들은 요소수가 없다고 우리한테 불평을 하는데 우리가 왜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지 심적으로 힘들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요소수 판매 대책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인근의 주유소에 트레일러 차량들이 요소수를 넣고 있다.© News1 김영운 기자

부산 지역에서는 '요소수 보급'으로 업주와 손님끼리 얼굴을 붉히는 일까지 벌어졌다.

부산 남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B씨는 자신의 주유소가 거점 주유소로 지정됐지만 이날 정부로부터 전화나 안내문자를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이를 알고 찾아온 일부 손님이 "요소수를 판다고 했으면서 왜 안 파느냐"며 강력히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고 결국 B씨는 고민 끝에 파출소에 신고까지 했다.

또다른 거점주유소에서 일하는 직원 C씨는 "최근 주유소 입구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을 부착했는데 이를 본 한 손님이 '요소수를 숨겨둔 게 아니냐'고 의심하며 창고까지 뒤지려는 일도 벌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해당 주유소는 이달 들어 모두 세 차례 물량이 공급됐는데 그때마다 요소수를 사러 오는 화물차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대기하는 차량은 입구를 벗어나 1㎞ 이상의 대기줄을 형성하기도 했다.

충남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충남 망향휴게소(부산 방향)에는 전날 요소수 2000L가 입고됐는데 화물차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면서 오후 3시께 모두 소진됐다.

천안호두휴게소(부산 방면)도 지난 3일과 11일 각각 1000L를 공급받았지만 2~3시간 만에 동났고 입장거봉포도휴게소(서울 방향)도 지난 12일 공급된 2000L가 순식간에 바닥을 드러냈다.

충남 천안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트럭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News1 김영운 기자

논산의 한 휴게소 내 주유소에는 전날 오후 5시 기준, 공급 받은 2000L 요소수 중 절반이 이미 판매됐다.

요소수를 필요로 하는 일반 승용차와 화물차 이외에도 건설중장비 역시, 요소수 충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장비는 고속도로 휴게소까지 이동해 요소수를 충전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당분간 '요소수 대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롯데정밀화학은 거점주유소 100곳에 안정적으로 요소수를 공급하는 한편, 환경부와 협조해 요소수가 부족한 다른 주유소에도 순차적으로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요소수 긴급수급조정조치에 따라 요소수 판매 및 구매는 주유소로 한정된다.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 마트에서는 요소수를 판매할 수 없다. '요소수 긴급수급조정조치'에 따라 제 3자에게 재판매하는 중고거래도 금지된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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