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대통령 나올때 됐다..그래도 능력부터 봐야지유"

성승훈 2021. 11. 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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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부친 고향인 논산
尹지지 이면엔 '文정부 심판론'
팍팍한 민생에 교체 여론 높아
논산출신 이인제·안희정 좌절
충청대망론에 민심 다시 요동
尹후보의 잦은 말실수에 우려
제3지대 인물이 낫다는 얘기도

◆ 與野 대선후보 고향 민심 ◆

"(충청 출신 후보가) 맨날 2위만 했으니까 이번엔 한번 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아, 고향 사람 된다고 뭐 나라가 잘되나요. 능력과 사람 보고 찍어야죠." 지역적으로 볼 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등판으로 민심이 가장 크게 요동치는 지역 중 하나는 충청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김종필, 이인제, 이회창, 안희정 등 대선 때마다 충청대망론이 있었지만, 번번이 좌절됐던 역사 때문이다.

지난 9일 찾아간 충남 논산의 대선 민심은 그러나 비구름에 가린 이날 하늘처럼 한두 마디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논산 출신의 아버지를 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잇달아 1위를 차지하자 속마음 감추기로 유명한 충청 주민들도 조금씩 기대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곳 역시 젊은 층에선 당내 경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윤 후보의 잦은 말실수가 '불안 요소'로 지적됐다.

논산시 노성면의 파평 윤씨 집성촌에 위치한 '명재 고택(明齋 故宅)'에는 이날 궂은 날씨에도 관광객과 지지자들 발길이 하루 내내 이어졌다. 윤 후보의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는 논산에서 태어나 파평 윤씨 집성촌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윤 후보도 지난 8월 경선 후보로 등록하자마자 명재 고택을 찾아 "(고택을 세운) 윤증 선생의 가르침처럼 공정하고 정당하게 정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만난 윤증 선생의 13대 종손인 윤완식 씨(65)는 최근 윤 후보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며 "정권에서 성공도 하고 탄압도 받아보고 여러 가지 애환을 겪어보지 않았나"라며 "공정하고 상식이 바로 서는 나라가 되려면 반드시 윤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를 향한 충청대망론에는 내 고장 인물을 무조건 밀어주던 과거 민심과는 달리 현 정부에 대한 실망감과 심판론이 강하게 깔려 있는 모습이다. 화지중앙시장 노점상 이희순 씨(62)는 "충청의 아들이라는 데 마음이 가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래도 문재인정부가 민생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서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게 윤 후보에게 마음이 끌리는 더 큰 이유"라고 전했다.

그러나 선거철만 되면 정치권에서 '작년에 왔던 각설이'처럼 나타났다가 선거가 끝나면 사라지는 '충청대망론'에 대해 회의적인 민심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택시기사 오성환 씨(63)는 "충청대망론이 나온 게 하루 이틀이냐"며 "김종필 전 국무총리도 오랫동안 총리를 지냈는데 충청이 제대로 발전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오씨는 "이인제 전 의원도 경기도지사는 잘했을지 몰라도 지역에 기여한 바가 없다"며 "윤 후보도 충청 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손에 '딱' 잡히는 공약 하나라도 지역 발전을 이끌 비전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맞수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번번이 윤 후보에 대한 공격 포인트로 삼는 '행정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고향에서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진짜 충청의 아들이 맞느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윤 후보가 2009~2010년 근무했던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 인근 상가에서 만난 젓갈 상인 권경애 씨(67)는 "충청의 아들이라면서 제대로 찾아온 적 있느냐"며 탁자를 내리쳤다. 권씨는 "아버지 고향이라는데 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충청을 운운하는 것도 별일"이라고 말했다.

이곳 역시 20대 남성들 사이에서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경선 패배에 대해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건양대 학생인 김동인 씨(24)는 "홍 의원이 져서 아쉬움이 크다"며 "말실수도 잦은 윤 후보보다는 차라리 안철수·심상정·김동연 등 제3지대가 낫다는 얘기도 많이 들린다"고 말했다.

[논산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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