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예식업계 "엉터리 교통영향평가 수용 불가", 1500여명 탄원서 접수

2021. 11. 1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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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집회시설 교통영향평가서에 엉뚱한 주상복합 평가자료 등장 '황당'

[박정한 기자(=포항)(binu52da@naver.com)]
경북 포항 남구 상도동에 들어서는 대형예식장 건립을 두고 지역 예식업계와 마찰이 일고 있는 가운데 주요 심사절차 중 하나인 교통영향평가서(이하 교평)가 엉터리로 작성됐다는 주장이 일고 있어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포항 남구 상도동 대형예식장을 건립을 강력히 반대해온 포항향토기업살리기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비롯한 지역 주민과 예식업계 회원 150여명은 지난 12일 포항시청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이날 비대위는 대형예식장 건립 반대집회를 통해 “교평 심의 과정에서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포항 상대동 대형예식장 건립 교평 자료 일부. 표지에는 '문화집회시설 및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 교통영향평가' 라고 되어있지만 내부에는 포항 상도동 주상복합 신축공사, 교통영향평가 자료가 첨부되어 있다. 포항시 측 관계자는 업체의 오류하고 했지만 건축업계 관계자는 이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독자제보

이어 비대위는 “과거 일부 주민들로부터 해당 부지에 주상복합이 들어온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이건 꼼수였다. 대형예식장을 건립하기 위해 위장전술을 펼친 것이다”고 부연했다.

또한 “대형예식장 건립과 관련 교평 자료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문화집회시설 및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라 명시된 교평에 소문처럼 그 내용 속에 전혀 다른 주상복합 신축공사 교평 내용이 함께 들어가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그건 있을 수 없다”며 “행정착오로 오타가 발생할 수는 있어도 문화집회시설 및 근린생활시설 목적과 다른 내용이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행정의 허술함 그대로 드러나

하지만 교평에는 실제 주상복합 관련 자료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와 관련 시의회 임시회 과정에서 이에 대한 질의가 있었지만 해당 부서에선 “교평 용역을 맡은 업체의 오류였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답변이 나온 것이다. 이는 행정의 허술함과 더불어 이런 오류 자체를 아무렇지 않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건축업계 관계자는 "교평에서 1차적으로 주상복합 신청이 이뤄지고 2차에서 문화집회시설 등으로 추가 신청이 있을 경우 두 자료를 함께 교평에 포함 할 수 있지만 문화집회시설 및 근린생활시설 목적으로만 신고 시 타 자료가 포함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 관계자는 "포항시 관련 부서에서는 문화집회시설로만 신청이 들어왔다고 밝혔다"며 "그렇다면 주상복합 서류가 포함되서는 안되는 것 아니냐? 서류를 제대로 검토한 것이 맞느냐? 심사위원들도 허수아비 아니냐? 정말 황당하다"고 혀를 찼다.

▲교통영향평가 지침 내용 일부. 교통영향평가의 합리성과 공정성을  기함을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다.ⓒ독자제보

교평 합리성과 공정성 목적, 코로나19 상황 왜 빠졌나?

비대위는 “대형예식장 건립 교평 자료가 코로나19로 인해 교통량이 현격히 줄어든 지난 4~5월을 기준으로 자료가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11월부터 ‘위드 코로나’로 인해 일상으로의 복귀가 진행되고 있기에 앞으로 현격히 늘어나는 교통량에 대한 교통영향평가 내용이 기록되어 있어야 하지만 그런 내용은 빠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교평을 담당했던 경북도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상황과 관련 교통량이 줄어든 시점과 일상복귀 시 교통량이 늘어나는 부분 등 예측 가능한 내용들이 왜 빠졌는지에 대한 질문에 정확한 답변대신 '침묵'으로 일관했다.

오히려 정부의 지침대로 교평 심의가 이뤄졌다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이에 교평 지침을 살펴봤다. 교통영향평가 지침 제1장 총칙 제1조(목적)에는 "(중략)교통영향평가에 필요한 구체적인 내용 등 세부기준을 정함으로써 교통영향평가의 합리성과 공정성을 기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교평에 대한 정부의 지침대로 이번 대형예식장 건립의 교평이 합리성과 공정성을 기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반문을 해봐야 할 부분이다. 엉뚱한 주상복합 내용이 포함되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일상으로 복귀 시 현저히 교통량이 늘어날 것이 당연하게 예측되는 상황에도 일부 중요한 내용들이 왜 빠졌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부서 또 다른 관계자는 “교평 지침에는 코로나19처럼 특수한 상황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며 “(지침에서 빠져있기에)뭐라고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와 관련 건축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현저히 교통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교평을 실시할 경우 이후 일상으로 복귀 시 당연히 교통량이 늘어날 것이 예측되기에 이런 부분은 명시돼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역민들의 다양한 입장을 고려해 대형예식장 건립을 무조건 반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일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선 “상도를 벗어나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불공정하게 건립된다면 불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형예식장 건립 논란은 최근 인근 주민들을 포함 비대위 등 1500여명이 교평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며, 건립반대 탄원서를 경북도와 포항시·포항시의회에 제출해 해당 논란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박정한 기자(=포항)(binu52d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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