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발이 너무해' 그녀, 창업 5년만에 '1조 신화'..애플도 탐냈다[그 who]
[편집자주]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됐던 화제의 인물, 그 후를 조명합니다.
"하버드 로스쿨? 별로 안 어렵던데?", "위험한 쪽을 택할래, 도전이 두렵지 않으니까." "우리가 해냈어!" 지난 2001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 '금발이 너무해' 속 명대사들이다.
하버드대 로스쿨에 입학해 '머리가 텅 빈 금발미녀'라고 무시하던 전 남자친구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능청스런 연기를 하던 그 배우. 이 영화 한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리즈 위더스푼(45)이 최근 미국에서 가장 '핫한' 미디어 사업가로 주목받고 있다. 자신의 영화 대사처럼 탄탄대로 배우의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위더스푼의 첫 영화 데뷔는 15세에 출연한 '대니의 질투'(1991년)다. 이 영화에서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으며 다수 영화, 텔레비전 시리즈 등에 출연했으며 수차례 아역상을 받았다.
연기 뿐 아니라 연출·제작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2003년 주인공을 맡았던 '금발이 너무해2'(2003년)의 총괄 프로듀싱을 했고, 2008년부터는 '페넬로피', '4번의 크리스마스' 등 제작을 시작했다.
2012년에는 호주 여성 프로듀서 브루나 파판드리아가 이끄는 제작사 '메이크 무비스'와 손잡고 '퍼시픽 스탠다드'라는 새 회사를 설립했다. 이 때부터 여성들에 대한 콘텐츠 제작에 관심을 가졌다. '와일드', '나를 찾아줘', '핫 퍼슈트' 등이 당시 제작한 작품들이다.
헬로선샤인이 제작한 대표 작품은 워너미디어 산하 미국의 유료케이블 네트워크인 HBO에서 방영된 '빅 리틀 라이즈' 시리즈다. 한국에선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다. 배우 니콜 키드먼과 손잡고 만든 이 작품은 큰 인기를 끌어 시즌2까지 제작됐다. '리틀 파이어즈 에브리웨어'는 디즈니 자회사 '훌루', 제니퍼 애니스톤과 공동 제작한 '더 모닝쇼'는 애플 자회사 '애플TV+'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방영됐다.
시장이 헬로선샤인을 주목한 것도 이 때부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미국 최대 통신사인 AT&T도 헬로선샤인에 투자했다"며 "회사 가치가 9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회사 설립 5년 만에 1조 넘는 규모로 키운 셈이다. 위더스푼은 회사를 소유하기보다 매각을 통해 키우는 쪽을 선택했다. 지난 7월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헬로선샤인을 인수하겠다는 제안서가 쏟아졌다.
헬로선샤인은 OTT 자회사 설립을 준비 중인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영사인 블랙스톤에 팔렸다. 구체적인 매각 금액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블랙스톤은 AT&T·에머슨콜렉티브 등 기존 헬로선샤인 투자자들에게 현금 5억달러(5900억원)를 지불하고 주식을 매입했다. 위더스푼을 포함한 일부 경영진은 헬로선샤인 지분을 블랙스톤의 새 회사 지분으로 전환해 경영에 계속 참여할 계획이다. 특히 위더스푼은 주요 이사진으로 합류한다.
위더스푼이 유독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드는 이유는 과거 성폭력을 당한 경험과 관련이 있다. 지난 2017년 할리우드 시상식에서 위더스푼은 16세 때 영화감독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한 과거를 털어놨다. 당시 어린 신인이었던 자신에게 침묵을 강요한 제작자와 소속사에서 강한 분노를 표했다.
그는 "영화계에 최고위급 여성 간부들이 있냐"고 반문하며 "영화 산업은 물론 사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앞으로 절대 방관하지 않겠다"고 다짐도 했다.
위더스푼은 이미 미국 콘텐츠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특히 헬로선샤인의 성공은 위더스푼이 좀처럼 변하지 않는 할리우드에 날리는 통쾌한 반격이다. 20년 전 '금발이 너무해'의 주인공 엘 우즈가 "하버드 로스쿨? 별로 안 어렵던데?"라고 말한 것처럼 오늘의 위더스푼도 외친다. "여성을 위한 영화 만들기? 별로 안 어렵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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