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발이 너무해' 그녀, 창업 5년만에 '1조 신화'..애플도 탐냈다[그 who]

송지유 기자 2021. 11. 1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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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영화배우부터 연출·제작까지..'헬로선샤인' 창업자 리즈 위더스푼

[편집자주]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됐던 화제의 인물, 그 후를 조명합니다.

영화배우 리즈 위더스푼이 설립한 회사 '헬로선샤인'이 지난 8월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영사인 블랙스톤에 팔렸다. /사진=AFP

"하버드 로스쿨? 별로 안 어렵던데?", "위험한 쪽을 택할래, 도전이 두렵지 않으니까." "우리가 해냈어!" 지난 2001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 '금발이 너무해' 속 명대사들이다.

하버드대 로스쿨에 입학해 '머리가 텅 빈 금발미녀'라고 무시하던 전 남자친구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능청스런 연기를 하던 그 배우. 이 영화 한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리즈 위더스푼(45)이 최근 미국에서 가장 '핫한' 미디어 사업가로 주목받고 있다. 자신의 영화 대사처럼 탄탄대로 배우의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위더스푼이 도전에 도전을 거듭한 끝에 지난 2016년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 '헬로선샤인'의 현재 시장 가치는 9억달러(약 1조원).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영사인 블랙스톤이 지난 8월 이 회사 지분 절반 이상을 사들였다. 당시 애플도 이 회사 인수에 큰 관심을 보여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똑똑했던 어린 시절…끼 넘치는 연기 천재의 등장
영화 '금발이 너무해'에서 주인공 엘 우즈 역을 맡았던 리즈 위더스푼. 이 영화로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SNS캡처
리즈 위더스푼은 1976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태어났다. 이비인후과 의사인 아버지, 간호학과 교수인 어머니 밑에서 가족과 전통을 중요시하는 미국 남부식 가정교육을 받았다.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도 공부를 잘해 미국 명문대인 스탠퍼드대 영문과에 입학했다. 연기 활동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지만 늘 책을 가지고 다닐 정도로 독서를 즐긴다.

위더스푼의 첫 영화 데뷔는 15세에 출연한 '대니의 질투'(1991년)다. 이 영화에서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으며 다수 영화, 텔레비전 시리즈 등에 출연했으며 수차례 아역상을 받았다.

위더스푼은 2001년 개봉해 전 세계에서 흥행한 '금발이 너무해'로 배우생활의 전환점을 맞았다. 최고 인기 '로코 퀸'으로 몸값도 치솟았다. 2005년엔 음악가로 분한 영화 '앙코르'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수상 이후 할리우드에서 가장 개런티가 높은 여배우로 꼽히기도 했다.
필모그래피가 말해 주는 인생, 쉬지 않고 달렸다
리즈 위더스푼이 출연·제작한 작품 포스터/SNS캡처
위더스푼의 필모그래피(작품 리스트)를 들여다 보면 그가 얼마나 열심히 달렸는지 알 수 있다. 15세 데뷔한 이후 2년 이상 공백이 없다. 특히 2005년부터는 한 해도 쉬지 않고 작품을 만들어 냈다.

연기 뿐 아니라 연출·제작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2003년 주인공을 맡았던 '금발이 너무해2'(2003년)의 총괄 프로듀싱을 했고, 2008년부터는 '페넬로피', '4번의 크리스마스' 등 제작을 시작했다.

2012년에는 호주 여성 프로듀서 브루나 파판드리아가 이끄는 제작사 '메이크 무비스'와 손잡고 '퍼시픽 스탠다드'라는 새 회사를 설립했다. 이 때부터 여성들에 대한 콘텐츠 제작에 관심을 가졌다. '와일드', '나를 찾아줘', '핫 퍼슈트' 등이 당시 제작한 작품들이다.

위더스푼은 2016년 '헬로선샤인'이라는 회사를 차려 홀로서기에 나선다. "여성을 위한 작품을 만드는 회사가 없으니 직접 만들겠다"는 의지가 그 출발이 됐다. 이 회사는 여성을 위한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를 만드는 한편 철학이 있는 라이프 스타일 용품 등을 판매한다. 최근엔 어린이용 영상 콘텐츠와 애니메이션, 북클럽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홈런의 연속부터 회사의 성장, M&A 결단까지
리즈 위더스푼이 설립한 '헬로선샤인'은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있는 100대 회사로 꼽혔다. /사진=타임지 캡처
위더스푼은 회사 설립 후 승승장구 했다. 제작하는 작품마다 인기를 끌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시청자들과 적극 소통하며 작품 방향을 수정한 것이 제대로 먹혔다.

헬로선샤인이 제작한 대표 작품은 워너미디어 산하 미국의 유료케이블 네트워크인 HBO에서 방영된 '빅 리틀 라이즈' 시리즈다. 한국에선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다. 배우 니콜 키드먼과 손잡고 만든 이 작품은 큰 인기를 끌어 시즌2까지 제작됐다. '리틀 파이어즈 에브리웨어'는 디즈니 자회사 '훌루', 제니퍼 애니스톤과 공동 제작한 '더 모닝쇼'는 애플 자회사 '애플TV+'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방영됐다.

시장이 헬로선샤인을 주목한 것도 이 때부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미국 최대 통신사인 AT&T도 헬로선샤인에 투자했다"며 "회사 가치가 9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회사 설립 5년 만에 1조 넘는 규모로 키운 셈이다. 위더스푼은 회사를 소유하기보다 매각을 통해 키우는 쪽을 선택했다. 지난 7월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헬로선샤인을 인수하겠다는 제안서가 쏟아졌다.

리즈 위더스푼은 동료배우 제니퍼 애니스톤과 드라마 '더 모닝쇼'를 공동제작했다.

헬로선샤인은 OTT 자회사 설립을 준비 중인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영사인 블랙스톤에 팔렸다. 구체적인 매각 금액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블랙스톤은 AT&T·에머슨콜렉티브 등 기존 헬로선샤인 투자자들에게 현금 5억달러(5900억원)를 지불하고 주식을 매입했다. 위더스푼을 포함한 일부 경영진은 헬로선샤인 지분을 블랙스톤의 새 회사 지분으로 전환해 경영에 계속 참여할 계획이다. 특히 위더스푼은 주요 이사진으로 합류한다.

블랙스톤은 회사 월트 디즈니의 임원을 지냈던 케빈 메이어 등을 영입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이번 M&A로 할리우드 스트리밍 시대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는 새로운 회사가 탄생했다고 평가했다.
할리우드에 날린 통괘한 한 방, 위더스푼의 도전은 계속 된다
리즈 위더스푼은 블랙스톤에 '헬로선샤인'을 매각한 후에도 지분을 전환해 이사회 멤버로 합류할 예정이다. /사진=AFP
회사 매각 이후 위더스푼은 "블랙스톤과 파트너십으로 이제 우리는 전 세계 여성들의 삶에 훨씬 더 재미있고, 영향력 있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됐다"며 "더 많은 여성 영화 제작자들과 작가들을 고용하고 끌어올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위더스푼이 유독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드는 이유는 과거 성폭력을 당한 경험과 관련이 있다. 지난 2017년 할리우드 시상식에서 위더스푼은 16세 때 영화감독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한 과거를 털어놨다. 당시 어린 신인이었던 자신에게 침묵을 강요한 제작자와 소속사에서 강한 분노를 표했다.

그는 "영화계에 최고위급 여성 간부들이 있냐"고 반문하며 "영화 산업은 물론 사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앞으로 절대 방관하지 않겠다"고 다짐도 했다.

위더스푼은 이미 미국 콘텐츠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특히 헬로선샤인의 성공은 위더스푼이 좀처럼 변하지 않는 할리우드에 날리는 통쾌한 반격이다. 20년 전 '금발이 너무해'의 주인공 엘 우즈가 "하버드 로스쿨? 별로 안 어렵던데?"라고 말한 것처럼 오늘의 위더스푼도 외친다. "여성을 위한 영화 만들기? 별로 안 어렵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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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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