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하락 뒤 반등' 반복한 집값..이번에는?
'하락-반등' 경험..연말까지 지켜봐야
이번에는 다를까요.
집값 상승폭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출규제 강화 이후 부동산 시장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이제 집값이 떨어질거야"라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그 동안 강력한 부동산 대책 발표 후 반짝(?) 하락했던 집값이 이내 오르는 현상을 경험했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시장도 아직 신중한 모습입니다. 집값이 완전히 방향을 바꾸려면 적어도 연말까지는 이런 흐름이 계속돼야 할 텐데요. 여기에 재건축 등 개발 이슈를 가진 단지를 비롯해 강남 집값이 떨어지는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합니다.
강남도 식긴 하는데…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2%로 전주대비 0.01%포인트 하락했습니다. 10월 둘째 주를 기점으로 5주 연속 하락폭이 축소되고 있는데요.
서울도 전주대비 0.01%포인트 하락한 0.14%, 수도권은 0.03%포인트 축소된 0.23%로 가장 빠르게 열기가 식고 있습니다. 수도권과 서울 모두 3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쯤 되면 집값이 곧 떨어지기 시작하고, 드디어 하향 안정화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할 텐데요. 하지만 과거 경험이 우리 머릿속을 채우고 있어 불안감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 정부 들어 강력한 부동산 대책 이후 집값이 떨어지다가 대책 약발이 떨어지면 이내 오르는 상황이 계속됐던 까닭이죠.
2017년 8.2 대책(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양도세 강화 등), 2018년 9.13 대책(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2019년 12.16대책(고가주택 대출 강화, 종부세 강화 등) 등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대책 발표 후 집값 변동률은 마이너스로 전환하며 3개월 정도 감소세를 유지했지만 이내 하락폭을 만회했고, 집값은 더 올랐습니다. 이번에도 집값 하락을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죠.
특히 집값이 떨어지려면 재건축 등 개발 이슈가 있는 지역과 인기 지역인 강남 등의 집값 흐름이 중요한데요. 전체적으로 거래와 매수세가 감소하고는 있지만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이 있거나 매물이 부족한 인기단지 위주로 상승하고 있다는 게 부동산원의 분석입니다.
실제 0.27% 오른 용산구는 리모델링 기대감이 있는 이촌동 위주, 마포구는 공덕동과 상수도 등 신축 위주로 0.23% 올랐는데요.
강남지역도 이전보다는 열기가 식고 있지만 정비사업 이슈가 많고 인기 지역이라는 점에서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서초구(0.23%)는 방배동 주요 재건축과 반포동 위주, 강남구(0.19%)는 압구정과 대치동 인기단지 위주로 상승했기 때문이죠.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인기가 높은 강남을 비롯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의 지역 집값이 떨어져야 시장이 본격적으로 하향 안정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금은 상대적으로 비인기 지역만 국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연말까지 지켜보자…전세는 여전히 변수
집값이 하향 안정화 추세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하려면 지금의 흐름이 적어도 올 연말, 혹은 내년 봄까지 계속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하는데요. 무엇보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라는 커다란 변수를 눈여겨 봐야 합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거래위축으로 주춤한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되는 가운데 종부세와 대출규제, 재건축 기대감과 대선 공약 등이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매매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세시장 흐름도 중요 변수인데요.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도 전주보다 0.01%포인트 축소된 0.16%, 같은 수준으로 상승폭을 줄인 수도권은 0.18%를 기록했습니다. 서울은 전주와 같은 0.12%를 나타냈는데요.
고종완 원장은 "최근 시장은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 뿐 아니라 집값이 장기적으로 과도하게 오른 고점 국면이라 하락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점이 다가온 게 사실"이라면서도 "전셋집 공급부족이 계속되면 언제든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기간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정책을 통해 전세가 안정되면 집값도 안정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