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MBK파트너스,코리아센터 투자·다나와 인수 동시 추진

2021. 11. 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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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1월 09일 09:1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국내 최대 해외직구·쇼핑몰 구축 플랫폼인 코리아센터와 1세대 e커머스 플랫폼 다나와의 ‘패키지 인수‘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단숨에 온라인 분야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코리아센터 투자와 다나와 경영권 인수를 위한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거래 구조는 MBK가 코리아센터의 구주와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코리아센터는 신주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다나와 인수 비용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거래는 코리아센터가 다나와 인수에 성공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2000년에 설립된 코리아센터는 종합 이커머스 전문 기업이다. 국내 1위 해외직구 대행 플랫폼 ’몰테일‘, 국내 2위 인터넷 쇼핑몰 구축서비스 ‘메이크샵’, 가격비교 플랫폼 ‘써머스플랫폼’ 등을 보유하고 있다. 다나와는 종합 가격비교 플랫폼이다. 별도 쇼핑채널인 ‘샵다나와’, 중고제품 거래 ‘다나와장터’ 등도 보유하고 있다. 다나와는 코리아센터의 '써머스플랫폼'과 사업 영역이 상당 부분 겹친다.

MBK파트너스가 이번 거래를 추진하는 것은 두 플랫폼을 동시에 품어 빅데이터 이커머스 사업에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연 초 투자자 대상 연례서한을 통해 "온라인을 키우거나, 집에 가거나(Get big online or go home)"라며 온라인플랫폼 분야 투자에 사활을 걸겠다고 밝힌 바 했다. MBK는 올해 들어 잡코리아, 이베이코리아 인수도 적극 검토했다.

오는 18일 열리는 다나와 인수전의 본입찰에는 코리아센터가 전면에 설 예정이다. 코리아센터는 자회사인 써머스플랫폼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이번 인수전에 참전했다. 다나와 인수 후보에는 코리아센터 이외에도 KG그룹, 금융사, 국내 PEF VIG 등 5곳이 있다. 코리아센터는 시너지 측면에서 가장 앞선 후보로 꼽혀왔지만 문제는 자금력이었다. MBK파트너스의 지원을 등에 업은 코리아센터는 유력한 인수 후보로 급부상했다.

인수합병(M&A)시장이 올 한해 사상 최대 호황을 맞이하고 있지만 MBK파트너스는 그간 행보와 걸맞지 않게 잠잠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에서 조(兆)단위 대형 경영권인수(바이아웃) 거래는 2019년 롯데카드 이후 감감 무소식이다. 65억달러(약 7조5000억원) 규모 5호 펀드 결성을 마무리해 실탄을 채운 데다 “투자 황금 기회가 열릴 것”이라 공언했지만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았다.

다만 플랫폼·e커머스 분야 매물은 최우선으로 검토를 이어왔다. 지난해 잡코리아에 이어 올해 이베이코리아를 완주한 점이 대표적이다. 이후 코리아센터와 다나와 두 매물이 시장에 출회하자 1조원 투자금을 쏟아부으며 속도전을 폈다.

 ○다나와까지 단숨에...MBK 플랫폼 ‘사냥’

코리아센터는 e커머스의 생애주기 전반을 다루는 독특한 사업구조를 보유한 국내 유일한 업체다. 대형 IT기업들의 ‘러브콜’도 이어져왔다. 2018년엔 카카오와 합병 논의를 진행해왔지만 몸값 차이로 막바지 결렬되기도 했다. 카카오·네이버가 잇딴 외풍으로 국내 M&A가 쉽지않은 사이 기회를 포착한 건 MBK였다.

MBK는 ‘플랫폼의 플랫폼’을 담당하는 코리아센터의 사업 구조를 높게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 IB업계에선 MBK가 코리아센터를 통해 다나와를 시작으로 유사한 플랫폼 기업들을 차례로 인수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BK는 국산 소프트웨어(SW) 강자 티맥스소프트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몰테일·메이크샵 이어…숙원인 ’커머스‘까지 강화

현재 코리아센터는 ‘몰테일’을 운영하는 글로벌사업부, 메이크샵을 포함한 국내사업부, 2019년 인수한 에누리닷컴 중심의 빅데이터사업부 세 부문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60%를, 국내 부문이 30%, 빅데이터 부문이 약 10% 가량을 차지하며 수익구조도 다변화했다.

몰테일은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쇼핑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수입신고와 통관까지 지원하는 배송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미국과 중국, 독일 등 전 세계 6개국에 10곳의 물류센터를 보유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 상반기 해외 직구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1.7% 늘어난 120만여건에 달하는 등 성장세도 뚜렷하다. 메이크샵도 국내 선두권 점유율을 유지하며 순항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중소상인들의 온라인몰 창업현상이 뚜렷해지면서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코리아센터는 마지막 성장축인 소비자 대상 온라인커머스 강화에도 힘을 실을 수 있게 된다. 2018년 1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에누리닷컴에 이어 다나와 인수에까지 고지를 선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이커머스란 독특한 시장을 조성한 에누리닷컴에 더해 PC쇼핑에 특화한 다나와까지 인수해 틈새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준호 / 김채연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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