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 10만원" "입금했더니 먹튀" 중고장터선 요소수 사기 대란

김명일 기자 2021. 11. 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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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양천구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연합뉴스

중국발 요소수 품귀현상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사재기는 물론이고 판매사기와 절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청은 8일 오전 8시 기준으로 사이버범죄신고시스템(ECRM)에 요소수 판매 관련 사이버 사기 신고가 34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최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소수 판매사기 주의를 당부하는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중고장터에서 요소수를 직거래하려고 했더니 바로 옆 동네인데도 배송만 된다고 한다”며 판매자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메시지를 보면 판매자는 “집사람이 코로나 때문에 직거래는 절대 반대한다”라고 핑계를 댔다. 이에 구매자는 “사기꾼이네”라고 답하며 언쟁을 벌인다.

또 다른 네티즌은 ‘요소수 사기당한 사람 또 계세요?’라는 글을 통해 “개당 48000원에 10개 구매했는데 사기였다. 허탈하다”라며 “전 분명히 돈 보냈다고 (입금 내역) 캡처도 보내고 통화하자는데도 계속 회피하더니 글 삭제하고 튀었다. 너무 화가 난다”라고 했다.

이어 “혹시 저 같은 사람 또 있으시면 얘기 나눠보고 싶다. 같이 신고하러 가고 싶다”라며 “다들 사기 조심하시고 되도록 직거래하시라”라고 조언했다.

최근 일부 요소수 판매 사기 피해자들은 오픈채팅방까지 만들어 공동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피해 인증을 해야 해당 채팅방에 참여할 수 있는데 벌써 참여자가 서른 명이 넘는다. 이들은 적게는 몇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제주시 노형동의 한 창고에서는 보관 중이던 요소수 30통을 누군가 훔쳐간 사건도 발생했다.

요소수를 유통하는 해당 업체 대표는 납품을 위해 창고를 확인하던 중 30통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또 지난 2일에는 한 지역 화물협회가 화물차 안에 보관 중이던 요소수를 누군가 훔쳐간 사례가 2건 발생했다며 회원들에게 ‘요소수 절도 주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생계가 멈춘다”며 요소수를 구하는 화물차량 운전자들의 읍소가 넘쳐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내일 납품가야 되는데 차가 멈췄다”라며 “제가 직접 가겠다. 언제든지 좋다”며 요소수를 급매했다. 이외에도 ‘생계형, 긴급’ ‘화물차 요소수 급합니다’ 등의 절박한 사정을 호소하며 요소수를 구하는 네티즌들이 많았다.

요소수를 구한 시민들도 높아진 가격에 불만이다. 한 네티즌은 지난 1일 ‘요소수 문제 해결해주세요’라는 청와대 청원을 통해 “2주 전부터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요소수가 공급이 안 되고 있다. 재고마저도 폭등하고 있다”라며 “서민들이 7000원하던 요소수를 5만원, 10만원 주고 사서 주머니가 거덜 날 판이다. 신속한 대응 바라겠다”라고 했다.

/중고거래 사이트

요소수는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필수 품목이다. 요소수가 없으면 일반 경유차뿐만 아니라 화물차량과 버스 등 공공영역 운송도 멈추게 된다.

정부는 요소수 품귀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부터 요소수와 요소를 불법 유통하는 행위에 대한 합동 단속에 착수했다.

이날부터 요소수 제조·수입·판매업자와 요소 수입업자가 이전 월평균 판매량보다 10% 넘게 보관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올해 영업을 시작한 사업자는 수입·제조·매입한 날부터 10일 이내 판매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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