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季布一諾(계포일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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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계, 베 포, 한 일, 허락할 낙.
'계포(季布)가 한 번 한 약속'이란 뜻이다.
그럼에도 계포는 약속 장소에 나갔다.
이처럼 계포는 아무리 사소한 약속일지라도 목숨을 걸고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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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계, 베 포, 한 일, 허락할 낙. '계포(季布)가 한 번 한 약속'이란 뜻이다. 한 번 입 밖으로 나온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것을 이른다. '사나이의 한 마디 말은 천금보다 무겁다'는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과 비슷한 의미다. '한번 한 약속은 천금과 같다'는 일락천금(一諾千金)과 같은 뜻이다.
출처는 '사기'(史記) 계포전(季布傳)이다. 진(秦)나라 말기, 초(楚)나라 사람 계포는 의협심과 책임감이 유달리 강해 자신이 한 말을 끝까지 지켰다. 하루는 친구와 강을 헤엄쳐서 건너가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약속한 날이 되자 비바람이 몰아치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계포는 약속 장소에 나갔다. 친구가 비바람이 잠잠할 때를 기다렸다가 뒤늦게 약속 장소에 달려가 보니 계포는 비에 흠뻑 젖은 채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처럼 계포는 아무리 사소한 약속일지라도 목숨을 걸고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 초나라 사람들은 이런 그를 두고 "황금 백 근을 얻는 것이 계포의 일낙을 얻는 것만 못하다(得黃金百斤 不如得季布一諾)"라고 했다.
계포는 유방(劉邦)과 항우(項羽)가 천하를 다툴 때 항우 휘하로 들어가 유방을 몹시 괴롭혔다. 항우가 패망하자 유방은 계포의 목에 천금의 현상금을 걸면서 그를 숨겨주는 자는 삼족(三族)을 멸하겠다고 엄명을 내렸다. 계포는 수배자가 되어 쫓기는 몸이 되었다. 그러나 그를 아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 그를 고발하지 않았다. 오히려 유방의 친구인 하후영이 그를 천거했다. 계포는 하후영의 주선으로 유방을 알현했고 사면되어 낭중(郎中)이 되었다. 혜제(惠帝) 때에는 중랑장(中郞將)에 올랐다. 계포는 조정에서도 의로움을 지키고 잘못을 곧게 지적함으로써 존경을 받았다.
내년 대선이 다가오면서 정치판에 온갖 현란한 내용의 약속들이 춤을 추고 있다. 정치인의 약속은 나라를 살리기도 하고, 거꾸로 큰 혼란에 빠뜨릴 수도 있어 항상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으로 바뀌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수천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이 고사를 떠올려야 하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의 서글픈 단면이다.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정치는 사기(詐欺)다. 해당 후보가 신의가 있는 사람인지 국민들은 꼼꼼히 검증해야 한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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