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형 배달앱 '대구로'.. 꽃배달에다 택시도 부를 날 온다

전준호 2021. 11. 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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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인물] 최현환 인성데이타 대표
대구로 8월 25일 출범, 올해 목표 조기 달성
10월 말 회원 13만3,000여 명,  하루 주문 5,600여 건
대구행복페이 할인, 재주문 쿠폰 혜택
꽃배달, 택시·대리운전 호출, 로컬푸드 주문도 계획
"대구시민의 생활밀착형서비스를 '대구로' 하나로"
인성데이타 최현환 대표이사가 대구형 배달앱인 '대구로'의 청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전준호 기자

대구형 배달앱 '대구로'가 지난 8월 말 첫 출범할 때만 해도 예산만 잡아먹는 하마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그도 그럴 것이 10개가 넘는 지자체들이 "소상공인과 지역민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명분으로 앞다퉈 내놓은 공공배달앱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같은 민간 배달앱 앞에 맥을 추지 못하고 예산 낭비 시비에 휘말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범 2달을 갓 넘긴 대구로는 앱다운로드 28만여 건, 회원수 13만여 명, 하루 주문 5,600여 건의 실적을 보이면서 성공을 예감하고 있다. 대구로 서비스사업자인 대구 인성데이타는 회원수가 늘면 꽃배달과 택시 및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에도 진출할 청사진을 갖고 있다. 대구시민의 생활플랫폼서비스를 대구로에 모두 구축하려는 인성데이타 최현환(49) 대표를 2일 대구 서구의 인성빌딩 사무실에서 만났다.

인성데이타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대구형 배달앱 '대구로'의 활성화 방안을 토론하고 있다. 전준호 기자

-’대구로’가 8월 25일 출범하면서 올해 회원 10만 명과 가맹점 5,000개, 하루 평균 5,000건 주문을 목표로 삼았다. 현재 실적은.

"10월 말 기준으로 앱다운로드 28만7,000여 건, 회원 13만3,000여 명에 하루 평균 5,600여 건의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연령대별 회원도 20대 3만여 명, 30대와 40대가 각 4만여 명으로 소비주도층이 대다수다. 누적 주문은 41만 건, 금액은 91억 원을 넘었다. 대구의 음식점 수가 4만여 개 되는데 20%인 8,000여 개가 가맹점으로 등록했다."

-지금까지 하루 최고 주문은 얼마나 되나.

"토요일인 지난달 16일 8,383건의 주문이 접수됐다. 정부의 외식활성화 캠페인 기간이었고, 국민상생지원금이 지급됐으며, 대구지역화폐 온라인상품권인 대구행복페이를 이용하면 5% 할인을 한 데다, 재주문할 때마다 2,000원짜리 쿠폰을 발급한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 대구행복페이 할인과 재주문 쿠폰은 지금도 유효하다."

-전국 지자체들도 공공배달앱 시장에 많이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예산만 들이고 별 성과는 없다는 지적이다.

"공공배달앱은 소상공인의 부담 완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작됐다. 하지만 성패는 소비자들이 얼마나 많이 이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타 지자체의 배달앱을 보니 속도가 느리고, 콘텐츠가 한눈에 쏙 들어오지 않았다. 느린 속도를 참아가며 구석에 숨어 있는 메뉴를 주문할 소비자는 없다. 소비자가 없는 배달앱을 운영하려면 예산을 쏟아붓는 방법뿐인 것이다."

-‘대구로’는 고객 만족도를 어떻게 높이고 있나.

"대구로를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대목이다. 대구시민들이 소상공인 생계 지원과 상생을 위해 앱을 내려받아 한 번쯤 주문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불편하고 혜택이 없으면 휴대폰에서 삭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구로에 대한 시민들의 첫 반응은 '빠르고 깔끔하다'였다. 시민들이 대구로에서 첫 주문을 하면 5,000원 쿠폰을 제공했고, 다시 주문할 때마다 2,000원짜리 쿠폰을 드리고 있다. 라카이코리아와의 컬래버, 대구은행BC카드와 5,000원 청구할인 이벤트, 행복페이 추가 할인 등 혜택을 이어가고 있다. 배민이 전국 배달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대구로가 대구에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대구로’가 ‘배달의 민족’ 등 민간 배달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기기는 힘들 것 같다.

"대구로는 배민과 경쟁해서 이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배민의 시장이 있고 대구로의 틈새시장이 있다. 대구로는 이 플랫폼을 통한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윈윈하기를 바란다. 소상공인은 수수료 부담 완화와 매출 증대, 고객은 다양한 혜택, 대구 전체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가 이뤄지면 성공이다. 목표수치는 시장점유율 30%다. 회원 60만 명, 가맹점 1만 개, 하루 평균 주문 3만 건을 넘어서면 된다. 몇 달간 운영해보니 시민들이 '대구로'를 대구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이 온다."

-’대구로’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고 있는 ‘카카오T’ 서비스에 도전한다고 들었다.

"인성데이타는 퀵서비스와 대리운전 플랫폼 사업을 주력으로 성장한 회사다. 모빌리티 사업 노하우를 이미 갖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주로 하면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에는 경험이 부족하다. 대구로 주문앱을 통해 영업과 운영, 마케팅, 홍보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구로 앱을 통한 택시 호출과 대리운전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꽃배달에다 지역 농수산물, 식자재, 전자제품 주문도 가능할 것이다. 내년에는 먼저 '대구10미'와 '특성화거리' 예약 및 배달서비스를 대구로에 깔 계획이다. 대구로 하나면 생활밀착형서비스가 모두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주문은 대구로, 배달은 댁으로’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출범 3개월째를 맞는 대구로가 겪는 어려움은 뭔가.

"어떤 가게들은 배민이나 다른 배달앱보다 대구로의 메뉴나 배달팁을 더 비싸게 책정하는 경우가 있다. 대구로 고객에게 돌아갈 혜택은 없는 셈이다. 플랫폼 회사가 배달음식의 가격이나 배달팁을 가맹점에 강요할 수는 없다. 공공앱 활성화를 위해 타 배달앱과 같거나 저렴한 메뉴와 팁을 책정하기를 당부드린다. 고객이 늘면 수수료 절감 효과는 더 커질 것이다."

-’대구로’를 운영하기 전까지는 인성데이타를 아는 대구시민이 별로 없었다. 대구로는 알아도 인성데이타는 생소하다.

"인성데이타는 플랫폼 개발 및 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2001년 대구에서 설립한 후 전국 퀵서비스 플랫폼 시장점유율 70%로 국내 1위, 배달대행 플랫폼 시장점유율도 30%로 국내 1위다. 또 오토바이 렌트사업에서도 24%의 시장점유율로 업계 1위다. 2019년에는 대구시 스타100 기업에 선정됐고, 최근에는 네이버와 신한은행으로부터 각각 400억, 450억 원 투자를 유치했다. 대구에 본사를 두고 전국을 무대로 뛰는 플랫폼 회사다."

대구 서구 인성데이타가 입주한 인성빌딩. 전준호 기자

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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