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도 지명타자 도입 임박..그레인키, '전문 투수'의 마지막 안타?

조형래 2021. 11. 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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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잭 그레인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조형래 기자] “그레인키는 마지막으로 안타를 친 투수가 될 것이다.”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승리보다 더 관심이 모아진 지점은 타석에 들어선 투수 잭 그레인키였다. 내셔널리그 애틀랜타의 홈구장에서 열리면서 지명타자 없이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야 했다.

휴스턴은 4-5로 뒤진 4회초 1사 주자없는 가운데 맞이한 투수 이미 가르시아의 9번 타순에 대타를 냈다. 대타는 다른 타자가 아닌 투수 그레인키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219승을 거둔 그레인키는 통산 타율 2할2푼5리(521타수 117안타) 9홈런 34타점을 기록할 만큼 타격 능력도 뛰어났다. 타석에 들어서는 것 자체를 즐기는 투수다. 앞선 4차전 선발 투수로 등판해 안타를 신고하기도 했다. 결국 애틀랜타 두 번째 투수 제시 차베즈의 2구째 90마일(144.8km) 싱커를 때려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그레인키의 타구 속도는 무려 105.9마일(170.4km)에 달할 정도로 강한 ‘하드 히트’를 만들어냈다.

이 안타는 98년 만의 대기록이기도 했다. MLB.com의 사라 랭스 기자는 "그레인키는 1923년 월드시리즈 1차전과 4차전에서 잭 벤틀리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대타 안타를 기록한 첫 투수가 됐다"고 전했다. 벤틀리는 당시 투타 겸업을 하는 선수였다.  전문 투수로는 사실상 그레인키가 최초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그레인키가 ‘재능 기부’를 하는 모습을 더 이상은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레인키를 비롯해 매디슨 범가너(애리조나), 그리고 류현진(토론토) 등 상대적으로 타격에 괜찮은 소질을 가진 투수들이 있지만 대부분 투수들에게 타격은 기피하고 싶은 분야다. 투수들의 공은 점점 빨라지는 현실에서 자칫 부상으로 연결될 위험 요소가 크다. ‘CBS스포츠’는 “제이콥 디그롬(뉴역 메츠)은 스윙을 하다가 어깨를 다쳤다. 잭 갤런(애리조나)은 스윙을 하다가 팔뚝을 다쳤다”라고 예를 들었다.

‘안타를 치는 투수를 보기 원한다’는 전통주의자들의 주장이 있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CBS스포츠’의 통계에 의하면 2021년 투수들은 5000타석 이하에서 타율 1할1푼, 출루율 1할5푼, 장타율 .142를 기록했고 44.2%의 삼진을 당했다고 한다. 매체는 “투수들은 타격에 서투르고 갈수록 실력도 떨어지고 있다. 점점 심해질 것이다”고 전했다.

이에 올해 12월 1일에 만료되는 노사협약(CBA)을 대비해서 새로운 노사협약을 준비하고 있는데, 내셔널리그에도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CBS스포츠’는 “규칙 변경에 반대하는 팬들도 있지만 모든 관계자들이 지명타자 제도를 원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선수노조, 구단 프런트, 대다수의 팬들이 원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지명타자 제도의 전방위 도입은 지난해 새로운 노사협약 갱신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도 논의 되었다. 노조의 주장이었다. 대신 사무국은 포스트시즌 진출팀 확대를 협상 카드로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불공정한 거래라는 판단을 내리고 도입이 무산된 바 있다.

결국 그레인키의 안타는 ‘전문 투수’의 마지막 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매체는 “지명타자가 없는 이번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나온 그레인키의  사실상 월드시리즈 역사상 투수의 마지막 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또한 새로운 CBA가 발효되면 이번 월드시리즈 5차전은 야구 역사상 지명타자가 없는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물론 예외는 있다. 투타겸업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다. 오타니는 특별한 경우다. 오타니는 올해 19경기에서 선발 투수이자 타자로도 나섰다. 또한 지명타자를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투수가 타격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체는 “오타니는 특별한 경우고 투수가 안타를 치기 위해 자발적으로 지명타자를 포기하는 것은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승리 기회를 해친다”라면서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될 경우 더 이상 변수를 자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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