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미 7조 넘는데.. 외국인 주택 보유 '뒷북' 대책

이종선 2021. 10. 3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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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외국인 국내 주택 보유 현황과 관련된 공식 통계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인 등 외국인들의 '묻지마' 투자로 부동산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한 대응차원이다.

국토부는 용역 요청서에서 "내국인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국가승인통계를 생산·공표하고 있으나 외국인 주택 보유 관련은 공식통계 부재로 정확한 시장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국내 주택 보유·거래에 초점을 맞춰 정기적으로 조사, 공표되는 공식 통계는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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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외국인 주택 보유통계 작성방안 연구용역 공고

대출 규제 사각지대
외국인 취득 관대한 세제 등 논란

정부가 외국인 국내 주택 보유 현황과 관련된 공식 통계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인 등 외국인들의 ‘묻지마’ 투자로 부동산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한 대응차원이다. 그러나 대출·세금규제를 강화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해법은 ‘상호주의’에 입각해 외국인의 부동산 매매를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수 밖에 없지만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될 우려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지난 4년여간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들인 아파트만 7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31일 조달청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에 ‘외국인 주택 보유통계 작성방안 마련 연구’라는 제목의 연구용역을 입찰 공고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용역 요청서에서 “내국인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국가승인통계를 생산·공표하고 있으나 외국인 주택 보유 관련은 공식통계 부재로 정확한 시장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인 부동산 보유 트렌드를 파악하고 국적별, 지역별, 유형별 분석을 통해 외국인 투자를 활용 혹은 제한하는 등의 외국인 대상 부동산 정책 수립에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내국인의 주택 보유 및 거래 현황 관련해서는 국토부가 해마다 시행하는 주거실태조사를 포함해 다양한 통계가 있다. 그러나 외국인의 국내 주택 보유·거래에 초점을 맞춰 정기적으로 조사, 공표되는 공식 통계는 없는 실정이다. 정책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정부가 뒤늦게 공식통계 신설 등 중·장기적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뒷북 대응이란 지적이다. 실제 현 정부들어 집값 상승기에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는 급증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4년여 동안 중국인과 미국인이 사들인 한국 아파트는 각각 3조1691억원, 2조1906억원에 달했다. 다른 국적까지 포함해 전체 외국인이 사들인 국내 아파트는 7조6726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등록된 외국인 임대사업자도 총 2394명에 달한다. 중국인이 885명(37.0%)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인이 702명(29.3%)으로 뒤를 이었다.

외국인들이 이처럼 한국 부동산을 대거 사들일 수 있었던 이면에는 규제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다. 현재 내국인이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아파트를 살 때 집값의 최대 40%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국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땐 이런 규제가 같이 적용된다. 그러나 외국에서 대출받아 구입자금을 마련할 경우 국내 대출규제는 무용지물이다. 일부 외국인들이 세대별 중과대상인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해 외국 가족 명의로 2주택 이상을 구입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를 막을 방도도 마땅치 않다.

외국인의 무분별한 부동산 투자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해외처럼 외국인 주택 취득을 제한해야 한다. 실제 해외 주요국보다 한국은 외국인의 주택 취득에 관대한 편이다. 중국은 유학 등이 아니면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이 제한되며, 싱가포르와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도 외국인이 주거용 부동산을 사려면 사전 승인을 받고 취·등록세에 할증이 붙는다. 반면 한국은 다주택자에 한해서는 거주자(1년에 183일 이상 체류), 비거주자 구분 없이 외국인도 똑같이 중과세를 적용받지만, 최초 취득에 대해서는 내국인과 같은 세율을 적용한다. 정부 관계자는 “당장 중국인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면 중국이 가만히 있겠느냐” 말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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