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속 한국 과수원, 영농 한류는 내가 이끈다!

YTN 2021. 10. 31.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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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수확 철을 앞두고 너도나도 일손이 바쁩니다.

끝도 없이 넓게 펼쳐진 김종일 씨의 농장입니다.

대표 과일인 배를 비롯해 여러 종류의 한국 과일 채소 등을 다양하게 재배하고 있습니다.

[김종일 / 농장 대표 : 저희 농장 규모는 400에이커, 그러니까 한국 평수로 한 50만 평 되죠. 근데 그 가운데 배가 주업이고 포도, 복숭아, 사과, 대추, 감, 밤, 매실, 또 뭐 콩 종류, 한국 콩 종류, 그다음에 또 찰옥수수….]

과수원집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 일을 도우며 자란 김종일 씨,

농사일의 고된 점을 가까이서 보고 겪으며 자란 터라, 대를 잇지 않으려고 다른 일을 알아보다 34살에 혈혈단신 기회의 나라 미국 땅을 밟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가 선택한 일은 우리나라 과일 농사였습니다.

[김종일 / 농장 대표 : 제가 84년도에 미국에 왔어요. 와서 야채 가게에서 일하다 보니까 한국 배가 없어서 '아, 한국 배를 하면 좋겠다'하는 그런 생각을 가졌습니다.]

서양 배와 달리 수분이 많고 달콤한 한국 배라면 성공할 거라는 자신감으로 시작한 일,

하지만 미국의 기후가 한국과 달라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김종일 / 농장 대표 : 어느 해는 너무 가무는 거예요, 여름에.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나무를 살리려고 과일을 따내고 그런 경험도 있어요.]

한두 해 만에 결실을 얻을 수 없는 농사.

태풍이 지나갈 때마다, 꽃피는 시기에 강추위가 올 때마다 마음을 졸였고 직원들 급여는 아내가 옷 수선을 해서 번 돈으로 주면서 버텼습니다.

그 사이 김종일 씨는 매일 도심 한인타운에 나가 광고지를 돌렸습니다.

[김종일 / 농장 대표 : 한국 배 먹으러 오세요, 한국 배 먹으러 오세요, 그러고서 낱장 광고를 돌려준 적이 있어요. 사람들이 한국 배를 먹고 나더니요. 그다음 해부터는 없어서 못 파는 거예요. 그런 적이 있었어요. '우리 한국 배가 최고다', 물 많고 촉촉하고 달고 그다음에 아삭거리는 감촉이 있고….]

이제 종일 씨 농장의 싱싱하고 맛있는 한국 배는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70~80명의 직원이 며칠에 걸쳐 약 4만 그루 배나무에 열린 배 하나하나에 봉지를 씌우는 걸 보면 주변에서 깜짝 놀라곤 합니다.

지치고 힘든 작업이지만 병충해 방지와 높은 상품성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일입니다.

[김종일 / 농장 대표 : 우리가 이걸 씌워놓고 보면요, 그 사람들이 와서 '미스터 김, 사람이 아니야. 이거 천사들이 와서 해준 거 같아', 이러더라고요.]

일은 고되지만 참 맛있게 먹었다는 사람들의 칭찬 한마디에 종일 씨도 직원들도 큰 힘을 얻습니다.

[마디아스 / 농장 직원 : 여기서 일하는 농군들은 모두 같은 마음일 겁니다. 이 과수원에서 오래오래 일하고 싶습니다. 일도 더 많이 하고, 과일 주스도 만들면서요.]

이렇게 재배된 과일들은 필라델피아, 뉴욕, 보스턴, 시카고 등 미국 전역뿐 아니라 캐나다까지 납품되고 있는데요.

마트에서도 종일 씨 농장의 과일은 늘 환영받는 품목입니다.

[원기호 / 현지 마트 매니저 : 상당히 물건 반응이 좋습니다. (미국 과일은) 숙성 시간을 거쳐서 나오기 때문에 당도가 좀 자연스럽지 못하고. 여기는 가까운 데서 공급을 하니까 물건 당도가 훨씬 좋습니다.]

받은 사랑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자, 2001년부터 경로잔치를 열어서 지역 한인 어르신들과 이민자들에게 과일이나 채소를 대접하곤 했는데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2년째 모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김종일 / 농장 대표 : 이 코로나가 빨리 끝나서 정상 궤도에 오르면 좋겠어요. 그리고 보고 싶은 사람들도 보고 싶고. 다시 뵐 때까지 우리가 모두 다 정말 활기찬 마음으로 지내셔서 웃는 얼굴로 또 뵀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웠던 긴 세월을 지나 이제는 바라만 봐도 뿌듯한 농장을 가지게 된 종일 씨,

농장을 찾는 이들에게 한국 과일에 관해 설명해줄 때만큼 신날 때도 없다는데요.

미국 땅에서 한국 과일을 키운다는 긍지를 가지고 오늘도 매일 값진 땀방울을 흘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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