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강남 집값, 정부가 인위적으로 못 잡아..집값은 안정국면 초기"
기재부 집값 전망에 "과열 수치 활용한 듯"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는 '시장 안정' 전제
공시가 1억원 미만 주택 실태조사·규제必"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택시장이 안정 국면으로 들어가는 초기에 있다”며 정부의 ‘집값 하락론’에 힘을 보탰다.
이번 정권 초기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 목표를 세운 것에 대해서는 “요즘 세상에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잡을 수 있겠나. 시장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지 잡는다고 잡히진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장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인사말과 질의응답 등을 통해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노 장관은 집값 안정 국면에 대한 판단 근거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률 6주 연속 둔화 ▷7월 이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상승폭 축소 ▷9월 이후 전고점 대비 가격이 하락한 거래 증가 ▷매수심리 지표 하락 ▷매매·전세매물 누적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 급감 등을 제시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내년 수도권 집값이 올해보다 5.1% 상승한다는 것을 전제로 내년 세입예산을 편성한 것에 대해서는 “기재부가 세수 전망을 할 때 다양한 민간기관의 전망치를 가져다 쓰는데 6~7월 주택시장 과열 국면의 수치를 쓴 것 같다”며 “또 5.1%라는 숫자는 내년 경상 경제성장률 전망과 유사하다”고 했다. 이어 “주택시장 흐름이나 전망을 보면 그것보다는 안정되는 쪽으로 가고, 또 그렇게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노 장관은 이번 정권 초기 ‘강남 집값 잡기’를 정책 목표로 삼았던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통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그는 “어느 지역을 딱 집어서 내릴 순 없다”면서 “시장 기조나 여건을 안정 쪽으로 유도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민간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는 시장 안정세가 확고해질 때 가능하다는 뜻을 견지했다. 그는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면 시장이 개발 호재로 받아들여 그 지역 안에 오래된 아파트 가격만 올라간다”면서 “시장 안정·불안을 놓고 예민한 시기에 그 시점을 선택하는 게 쉽지 않고, 반대로 시장 안정세가 확고해지면 재개발·재건축 추진 여건도 좋아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노 장관은 대신 현재 추진하는 공급 정책에 박차를 가해 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원하는 양질의 입지에 주택 공급이 지속하고 금리, 가계부채 관리 등이 종합적으로 시너지를 내면 시장 안정세가 빨리 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내달 3기 신도시 5곳, 총 17만8000가구에 대한 개발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 고양창릉, 부천대장의 지구단위계획 확정만 남은 상태다. 2·4 대책의 핵심 내용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과 관련해선 연내 19곳(2만6000가구)을 예정지구로, 8곳(1만가구)을 본 지구로 지정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후보지 65곳(8만9600가구) 외에도 민간제안 통합공모 등으로 추가 후보지를 지속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공공·민간 사전청약을 통해 2024년까지 총 16만3000가구 주택을 공급, 기축 매수세의 청약수요 전환을 가속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노 장관은 올해 확보 가능한 민간 사전청약 물량에 대해 “이미 (민간에) 공급된 토지 중 검토할 수 있는 물량이 8000가구인데, 이 중 연내 6000가구 사전청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 공급하는 토지는 6개월 내 사전청약을 전제로 공급할 예정이어서 내년 상반기 1만2000가구 정도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시장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한 양도소득세 완화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정기국회 조세소위에서 여야 간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거래 부담을 낮춰 매물 출회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과 매물 효과는 적고 부작용이 있다는 우려도 있어 무엇이 맞다고 얘기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주택에 대한 규제와 관련해 “일부 개인이나 법인이 취득세·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매집하는 사례가 나타나 실태조사와 규제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이 부분은 지방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있어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연말께 마련할 추가 전세대책의 방향성과 관련, 일각에서 예측하는 규제 강화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노 장관은 “현재 (계약을 갱신하는) 2+2년을 3+3년으로 하는 건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며 “인위적으로 가격을 끌어내릴 순 없으며 시장 안정과 공급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장관은 ‘대장동 개발’ 사례에서 나타난 민관 공동개발사업의 초과 이익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공공성 강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했다. 민간의 과도한 이익을 합리적으로 제한하고 초과 이익을 재투자할 방안을 검토하는 동시에 중앙부처의 관리·감독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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