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기울기 꺾였는데..서울 대장 '강남'은 아직 뜨겁다
전세 상승세도 주춤..확연한 안정세는 아직
대출 문턱이 높아져서 일까요, 집값이 그동안 너무 올라서 일까요. 전국 집값이 2주 연속 상승폭을 축소하며 열기가 다소 식어가는 모습입니다.
특히 수도권은 물론 최근 상승폭 확대를 이끌었던 지방 주요 광역시도 상승폭을 줄였는데요. 여기에 집값을 떠받치고 있던 전셋값 변동률 기울기도 완만해졌습니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릅니다. 전국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서울, 그 중에서도 재건축과 서울 강남 등 주요 인기단지 가격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죠.
주변은 식는데 중심은 아직 뜨겁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5%로 전주보다 0.02%포인트 감소, 2주 연속 상승폭을 축소하고 있는데요. 수도권은 물론 최근 가격 상승폭을 키웠던 지방에서 상승폭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같은 기간 수도권과 지방 매매가격 변동률은 각 0.02%포인트 축소한 0.3%와 0.2%를 기록했습니다.
서울의 경우 0.17%로 지난주 수준을 유지했는데요. 최근 흐름을 보면 상승폭을 축소해나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부동산원은 "고점인식 확산과 가계대출 총량규제 기조가 이어지며 매수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도심권 인기단지나 재건축 기대감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폭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서울 주요 자치구를 보면 용산구와 마포구는 전주보다 상승폭이 큰 0.28%와 0.27%를 기록했습니다. 용산구는 주요단지 신고가 거래와 정비사업 기대감이, 마포구는 신축 단지가 많은 아현동 인기 단지 중심으로 올랐는데요. 강북에선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은평구(0.22%)가 대조‧불광동 위주로 상승했습니다.
강남 열기도 식지 않고 있습니다. 송파구는 전주보다 0.03%포인트 확대된 0.25%의 상승률을 기록했는데요. 랜드마크 단지가 몰려 있는 잠실동과 신천동이 상승세를 주도했습니다. 강남구와 서초구도 상승폭을 확대, 각각 0.24%와 0.23%를 기록했는데요.
강남구는 개포동과 도곡동 신축 위주로, 서초구는 방배동과 서초동, 반포동 인기단지가 가격을 끌어올렸습니다. 이들 지역은 매매가격이 15억원 이상으로 어차피 대출이 어려운 금액대여서 대출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재건축을 비롯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달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확연히 줄었는데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는 22일 오후 기준으로 576건입니다. 한주 남기는 했지만 전월의 2548건보다 큰폭으로 줄어든 건데요. 이 가운데 강남구는 97건으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은 거래건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다음이 노원 37건이고요.
전세도 상승폭 축소…집값 안정 기대는 일러
집값은 물론 전셋값도 상승세가 주춤했습니다. 그 동안 전셋값 불안은 집값을 올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는데요.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18%로 전주대비 0.01%포인트 축소됐습니다. 수도권도 0.21%로 0.01%포인트 낮아졌고, 서울은 0.13%로 전주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서울 전세시장의 경우 높은 전세가 부담 등으로 매물이 다소 증가했지만 가을철 막바지 이사수요로 역세권과 학군이 양호한 지역, 상대적으로 가격 수준이 낮은 단지에서 가격이 올랐다는 설명입니다.
이처럼 매매와 전세가격 모두 상승폭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자 정부에선 시장이 안정세로 접어드는 분위기라는 평가도 내리고 있는데요. 특히 조만간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금융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라 부동산 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1일 열린 국정감사(종합감사)에서 "가계부채 관리 등 금융대책과 결합되면서 최근에는 집값 상승세가 반전되는 지표도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는 금물입니다. 아직 불안요소가 시장에 여럿 남아있기 때문인데요.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10월 들어 매수심리 위축으로 거래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금리인상과 가계부채 추가대책 예고 등 하락요인과 전세시장 불안, 공급 감소와 풍부한 유동성 등 상승요인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가을 이사수요가 간간이 매매시장으로 유입돼 현재 상승기조가 쉽게 전환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전세시장은 매물이 귀한 반면 전세자금대출 재개로 이사를 계획했던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 시장 불안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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