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가 코로나19에 취약한 이유, 유전자에서 찾았다

이정아 기자 2021. 10. 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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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는 당뇨병 환자, 고혈압 환자 등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한다.

더비스 살리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퀸스퀘어신경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과 노팅엄대, 카디프대 등 공동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알츠하이머성 치매 위험 유전자로 알려진 OAS1이 코로나19 중증화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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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어려워하는 탓으로 생각
치매 환자는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한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치매 환자가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흐려진 탓에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렵기 때문으로 생각됐다. 그런데 최근 영국 과학자들이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으며, 코로나19 감염시에도 중증화할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치매 환자는 당뇨병 환자, 고혈압 환자 등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한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치매 환자가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흐려진 탓에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렵기 때문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영국 과학자들이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으며, 코로나19 감염 시에도 중증화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치매와 코로나19 중증 사이의 유전적 연결고리를 찾은 셈이다.

더비스 살리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퀸스퀘어신경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과 노팅엄대, 카디프대 등 공동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알츠하이머성 치매 위험 유전자로 알려진 OAS1이 코로나19 중증화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냈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이 유전자에 생긴 변이가 코로나19 감염시 과도한 염증반응을 일으켜 중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아내 지난 7일 국제학술지 '브레인'에 발표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주로 뇌 안에 비정상적인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축적되고 엉키면서 생기는 병이다. 살리 선임연구원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또 하나 특징은 뇌에 광범위한 염증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감염 중증환자 중에서도 비슷한 염증반응이 발견돼 원인이 비슷할 것으로 추측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 1313명과 건강한 1234명의 뇌세포에 대한 유전자 정보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뇌세포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면역세포와 연관된 유전자 OAS1에 특정 변이(rs1131454)를 가진 사람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릴 위험이 11~22%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변이가 있는 사람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중증화할 위험도 20%나 높았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가 뇌에서 면역반응 중에서도 염증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rs1131454 변이가 있을 경우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해 과도한 염증을 일으킨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감염시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한 면역반응이 과하게 일어나 오히려 목숨을 위협하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유발하는 셈이다.

연구팀은 OAS1 발현 정도가 나이에 따라 떨어지기 때문에 고령일수록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코로나19 감염시 중증화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살리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치매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중증화할 위험이 높은 이유가 밝혀졌다"며 "치매 환자가 아니더라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이 변이를 갖고 있는지 간단한 혈액검사를 거치면 중증화 위험 정도를 예측해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을 개발하면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코로나19 감염 중증화를 둘 다 예방,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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