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죄송합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KBO 210승' 레전드의 절절한 호소

김영록 2021. 10. 1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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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배트보이로 나선 10살의 송우현이 아버지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스포츠조선DB

[곤지암=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들은 음주 사고를 낸 적은 없습니다. 야구를 그만두기엔 아직 어립니다. 제발 용서를, 마지막 기회만이라도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들 잘못 키운 아버지가 이렇게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아버지의 호소는 절절했다.

12일 경기도 광주의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의 연습장에서 만난 송진우 감독의 얼굴에는 짙은 그늘이 있었다.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로 21년, 코치로 10년을 보냈다. KBO리그 통산 최다승(210승) 최다 이닝(3003이닝) 최다 선발등판(377회) 최다 삼진(2048개) 기록의 소유자인 그는 지난해 정든 유니폼을 벗고 독립리그 야구단의 감독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창단 첫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송 감독은 "리그 우승도 기쁘지만, 프로선수를 3명(윤산흠 박정준 권광민)이나 배출했다는 게 가장 기분좋은 성과"라고 강조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지금 송 감독의 속내는 먹구름으로 가득하다. 지난 8월 음주운전 논란 속 방출된 아들 송우현 때문이다.

송우현은 올시즌 입단 6년만에 프로 1군 무대에서 재능을 막 꽃피우던 참이었다. 송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아들 보는 재미로 산 아름다운 3개월"이다. 이미 병역을 마친 25세의 젊은 주전 외야수인 만큼, 향후 키움 히어로즈 주축 선수로의 성장이 기대됐다.

하지만 모든 희망은 하루아침에 산산조각났다. 8월 8일, 송우현의 음주운전이 경찰에 적발된 날이다.

송진우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독립야구단 감독이 12일 경기도 광주시 팀업캠퍼스야구장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10.12/

이날 인터뷰에 임한 송 감독은 "가로수가 없는 곳에서 사고가 났는데 가로수를 들이받았다는 말까지 나왔다"며 수차례 아쉬움을 토로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것과 달리 가로수를 들이받는 등 사고를 낸 일은 없다는 것. 보도 과정에서 오해가 겹치면서 아들이 하지도 않은 일까지 욕을 먹고, 거짓말쟁이로 몰린 점에 더 안타까워했다.

"처음 전화 받고 제가 '구단에 자진신고부터 하라'고 얘기했어요. 키움 구단에 너무 죄송하죠. 앞서 다른 선수들 일도 있었고, 후반기 시작하기 전날이고. 또 가뜩이나 야구계 분위기가 안 좋은데, 아들 잘못 키운 제 탓입니다."

당시 상황에 대한 송 감독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주차장에 들어온 것까진 CCTV로 확인됐다. 이후 지인의 연락을 받아 50~60미터 정도 운전하는 실수를 했고, 이후 주민의 신고로 단속이 이뤄졌다.

송우현의 소식이 보도된 건 하루 뒤인 8월 9일. KBO 규정상 음주운전은 최소 5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는다. 송우현은 사고 후 경찰 조사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단 3일만인 8월 11일 구단으로부터 방출됐다.

송우현의 음주운전 사건은 지난 9월 24일 검찰에 송치됐고, 10월 8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약식 기소된 상태다. 현재로선 벌금이 유력하다. 송 감독은 "잘못을 저질렀으니 벌은 받아야죠. 아들도 반성하고 있습니다"면서도 "그래도 '경찰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방출됐으니까. 마음이 아픕니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송우현. 스포츠조선DB

송우현은 아버지를 닮아 승부근성과 열정이 남다른 아들이었다. 주전으로 자리잡은 이후 성적은 나날이 상승일로였다. 6~7월 타율은 3할2푼4리(111타수 36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882. 키움 타자들 중 이정후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다. 전반기 최종 성적은 타율 2할9푼6리, OPS 0.786이었다.

"저녁엔 항상 한화 경기를 봤는데, 아들 때문에 키움 경기로 바뀌었죠. 어릴 때부터 집중력이 좋은 녀석이에요. 한번만 용서해주시면 다신 그런 일 없이 야구만 열심히 할 겁니다."

송 감독이 전한 송우현의 근황은 반성과 자숙, 재활이다. 선수 생활 연장에 대한 의지는 강하다. 만성 손목 통증을 해결하기 위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김혜성(키움)이 받은 것과 같은 종류다. 이제 뼈가 붙고, 체력훈련을 하는 단계다. 한 야구 아카데미에서 훈련하며 감각을 조율할 예정.

송 감독은 마지막 기회를 간청했다.

"야구판이 어지럽고, 코로나로 인해 국민들도 마음이 불편한 시기입니다.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단 한번, 작은 기회라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곤지암=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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