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연휴 전국 곳곳 '8월 같은 10월' 가을더위 기승

박임근 2021. 10. 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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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최저·최고기온 극값 경신..제주도선 열대야
기상청 "남서풍·강렬한 햇빛 등 날씨 현상의 결과"
지난 3일 오전 제주시 도두동 해안도로에서 관광객들이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개천절 연휴를 맞아 전국에서 많은 행락객이 산과 계곡, 들과 바다를 찾아 천고마비의 계절을 만끽한 가운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가을 더위’가 찾아와 기승을 부렸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역대 10월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운 곳도 여럿 나왔고, 제주도에서는 이례적으로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났다.

■ 전국 곳곳에서 8월 말 같은 10월 초 날씨

기상청은 4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10월 일최고기온이 극값(최고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따뜻한 남~남서풍이 유입되고 대체로 맑은 가운데 햇볕에 의해 기온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4일 오후 5시 현재, 호남권에서는 전주 30.6, 강진 30.4, 광주 30.2, 군산 30.2, 광양 30.1, 부안 29.9, 고창 29.9, 순창 29.8, 해남 29.7, 보성 29.6, 완도 29.4, 순천 29.0, 흑산도 28도 등이 10월 일최고기온(극값)을 경신했다. 충청권은 금산 29.5, 대전 29, 추풍령 28.9도 등이다. 경상권은 대구 31.5, 함양 31.2, 포항 31.0, 경주 30.9, 거창 30.1, 밀양 30.0, 의령 30.0, 창원 29.8, 합천 29.8, 의성 29.7, 진주 29.3, 구미 29.3, 상주 28.3도 등이 역대 최고 10월 기온을 기록했다.

전날인 3일 낮 최고기온이 기존 10월 최고기온을 경신한 지역도 여럿이었다. 전남 영광은 3일 최고기온이 31도(4일 29.5)를 보여 지금까지 10월 기온 중에서 최고를 기록했다. 전북에서도 이날 전주 31.5, 군산 31.0, 고창 30.9, 부안 30.7, 정읍 30.7도 등이 10월 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했다. 강원에서는 강릉이 32.3도까지 올라 한여름을 방불케 했으며 영서지역인 원주 28.6, 춘천 28.5도도 10월 최고 기록을 기록했다. 충청권에서는 대전 31.2, 금산 31.1, 청주 30.6, 충주 30.1도 등이 10월 최고온도 역사를 새로 썼다.

이렇듯 영호남지역은 물론 충청내륙과 강원 영동지방 등의 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오르는 건, 늦여름인 8월 하순 평균 기온분포 상황과 비슷하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4일 오후 5시 기준 낮 최고기온 분포. 기상청 제공

호남지역에서는 4일 아침 최저기온이 가장 높은 극값을 기록한 곳도 여럿 나왔다. 여수 23.4, 광주 23.1, 목포 22.8, 고창 22.7, 정읍 22.6, 전주 22.3도 등이 기상청 관측 이래 가장 높은 10월 아침 최저기온 기록을 깼다.

제주도 동부 성산에서는 3일 오후 6시부터 4일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25.3도로, 밤사이 수은주가 25도를 웃도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기상청은 전날 따뜻한 남서풍과 강한 햇빛으로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른 가운데, 밤사이에도 남풍이 지속해서 유입돼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기온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제주지역에서는 2013년 10월6일 서귀포에서 열대야가 나타난 기록이 있다.

■ 피서객 출현…단풍 평년보다 2~4일 늦어

때아닌 무더위에 4일 함덕해수욕장, 협재해수욕장 등 제주지역 유명 해수욕장에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거나 파도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히는 나들이객이 적지 않았다. 절물자연휴양림, 사려니숲길 등 숲을 찾아 나무 그늘 아래서 산책을 즐기며 쉬는 관광객도 많았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도 일부 나들이객이 바다에 뛰어들어 물놀이하거나 백사장에 돗자리를 펴고 햇살을 즐겼다.

개천절인 지난 3일 전국 최고·최저기온. 기상청 제공

기상청 이기선 총괄예보관은 “지구온난화가 되면서 기온이 올라가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평균기온 등 장기적인 흐름을 설명할 수 있다. 이번 같은 10월의 최고 극값 경신은 날씨 현상에 의한 변동성 때문이다. 일본 동쪽의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부는 남서풍 영향으로 기온이 올라갔고, 며칠간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뜨거운 햇볕(일사) 때문에 온도가 올라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갑작스러운 더운 가을날씨 속에서 단풍의 절정은 10월 중순으로 평년보다 2~4일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추분인 지난 9월23일에도 평균기온이 20.9도로 높은 편이어서 늦은 단풍이 예고된 바 있다.

박임근 기자, 전국종합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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