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싸움' 시작된 車반도체 확보 전쟁

박찬규 기자 2021. 10. 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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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반도체 대란에 시동 꺼진 자동차①] 생산 까다롭고 수익성 낮아.. 전기·자율차 시대 돼야 문제 해결 가능

[편집자주]그야말로 ‘재난’이다. 고작 몇 센티미터 크기에 불과한 작은 반도체가 없어 전 세계 자동차 제조공장들이 가동을 멈출 위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여파가 불러온 참극이지만 글로벌 자동차 제조기업들도 뾰족한 대안이 없다. 보건 인프라가 취약한 동남아 개발도상국 위주로 반도체 제조공장이 밀집해 있어 코로나 여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다. 휘발유와 경유로 달리던 자동차가 전기차나 수소차로 대체되는 시대에 이르렀지만 정작 자동차시장을 쥐고 흔드는 핵심 키워드는 이제 ‘반도체’다. 2년째 이어진 반도체 재난에 대처하는 자동차업계의 전략과 정부의 대책은 물량 확보 밖엔 없다. 껐다 켰다를 반복하는 자동차공장의 불을 다시 환하게 켜는 해답은 무엇일까.

자동차용 반도체로 고전하는 자동차업계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기사 게재 순서
(1) ‘시간싸움’ 시작된 車반도체 확보 전쟁
(2) 차 반도체 해법은 정부의 ‘관심’과 기업의 ‘투자’

‘진퇴양난’(進退兩難). 나아갈 수도 없고 물러설 수도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로 현재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를 마주한 자동차업계의 상황을 표현하기에 제격이다. 자동차업체들이 직접 나서도 현 상황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첨단화된 차에 꼭 필요한 반도체를 넣지 않을 수도 없어서다. 당장은 각자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만큼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게 관련업계의 평이다.



비상 걸린 차 업계


자동차업계와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올해 본격적으로 불어닥친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 시점과 맞물린 탓이다.

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은 4142만4000대로 전년도 하반기 대비 6% 감소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 부족으로 차를 만들지 못해서다. 지난해 상반기 세계 완성차 판매량은 3223만6000대로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전년 동기(4401만1000대) 대비 26% 감소했지만 하반기부터 주요시장이 회복되며 4394만4000대까지 판매가 늘어 코로나19 이전(전년 동기 4382만2000대)에 근접한 판매량을 보였다.
관련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서서히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현상이 해소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지만 ‘코로나19 델타변이’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판단했지만 델타변이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특히 자동차용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동남아에서 재확산하며 차반도체 수급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회장도 최근 “반도체 수요·공급 불일치 상황은 2023년에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자동차회사들은 자동차용 반도체 재고를 늘리는 것과 함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추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자동차업계는 반도체 공급 업체와 6개월~1년단위 계약에서 1년 이상 계약으로 변경하고 재고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하며 “자동차용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국내생산이 필요하지만 국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선 정부가 일정부분 인센티브를 줘서 관련 산업에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車반도체 수급 문제, 왜 해결 어려울까


폭스바겐과 협력을 발표한 독일 반도체 업체 인피니온의 라인하르트 플로스 CEO /사진=로이터
자동차업계와 반도체업계, 학계와 연구원 모두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본다. 코로나19 탓에 자동차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량 증대 타이밍을 놓쳤다는 것. 앞으로 2~3년은 힘든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반도체업계에서는 현재 주로 쓰이는 자동차용 반도체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생산조건은 지나치게 까다로운 반면 수익성은 좋지 않아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용 반도체는 스마트폰이나 PC에 주로 들어가는 것보다 낮은 수준의 제품이 쓰임에도 까다로운 검증을 거쳐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이유로 관련업체들이 생산을 기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리기 전까지는 현 상황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현재 자동차용 반도체에서 안전과 관련된 항목은 주로 엔진계통에 해당한다”며 “설비가 있더라도 인증을 받지 않은 상태라면 생산까지 3~5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반도체업계는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용 고성능 반도체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만약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으면 반도체 생산 기업들은 자동차용 반도체에 관심을 보이겠지만 현재 업황이 좋은 상태여서 굳이 어려운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대표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자동차용 반도체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자동차용 반도체 종류가 다양하지만 주력 제품은 품귀현상과 거리가 멀어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생산하는 시스템반도체로는 엑시노스 오토가 있고 수급문제는 없다”며 “자동차용 반도체 설계업체의 위탁을 받아 생산하는 방식(파운더리)은 수익성이 보장되는 시점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는 아우디, 테슬라 등에 납품 중이다.


차 회사는 반도체 만들 수 있을까


자동차용 반도체는 인증 기준이 까다롭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자동차업계에서는 반도체 내재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 부품을 직접 생산함으로써 수급을 쉽게 조절하면서도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다. 전기차 배터리를 직접 만들려는 움직임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반도체업계에서는 자동차회사들의 반도체 내재화 계획엔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안기현 전무는 “생산설비의 고도화엔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현대차 등 자동차회사는 직접 생산보다는 반도체 기업의 생산 공장 투자를 통해 생산량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설계를 하더라도 이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줄 업체가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는 자동차용 반도체가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앞으로 자율주행기술이 고도화되면 고성능 반도체가 필요한 만큼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면서 상호 협력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자동차용 반도체가 기능별로 통합되며 고도화될 것으로 본다. 장홍창 한국자동차연구원 모빌리티산업정책실 선임연구원은 “자동차 전장 아키텍처는 도메인 컨트롤러를 중심으로 다수의 분산된 ECU가 집중화 되는 추세”라며 “앞으로는 인포테인먼트·자율주행·네트워크로 구분된 고성능 반도체로 통합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차반도체는 고안전성을 가져야 함에 따라 ISO26262의 ASIL-D 등급을 만족해야 하고 핵심 부품의 경우 이중화 설계를 통한 안전성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용 반도체는 차 곳곳에 쓰인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반도체, 자동차에서 어떻게 쓰일까

작은 칩이 지배하는 커다란 자동차, 반도체는 자동차에서 어떻게 쓰일까.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재 일반적인 자동차에는 100~200여개 반도체가 탑재된다. 고급차의 경우 300개 이상이 쓰이며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는 최소 1000개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자동차에 쓰이는 반도체는 수십여종에 달하지만 대체로 단순한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친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앞으로 중복되는 기능을 통합, 수행할 반도체로 통합될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반도체 수가 줄지 않는 이유는 고성능반도체가 다양한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그만큼 메모리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기능이 첨단화되면서 차 문을 여는 것부터 시작해 운전하는 내내 반도체의 도움을 받는다. 스마트키 속에도 반도체가 들어가며 최첨단 LED헤드램프와 차 곳곳에 숨어있는 센서도 모두 반도체다.
자동차의 센서는 사람의 감각기관에 해당한다. 센서가 정보를 모아 뇌에 해당하는 전자제어장치(ECU)로 보내면 움직임에 관여하는 액추에이터로 신호를 보내 기능이 작동한다. 운행 중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을 스스로 감지하고 대응하는 데 반도체가 필수로 꼽히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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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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