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김봉진 의장이 꼽은 "좋은 회사란"

송길호 2021. 9. 2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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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후 관점 디자이너]우리는 ‘회사’를 다니면서 ‘직장 생활’이라는 것을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하고, 회사 동료와 회의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밥도 함께 먹습니다. 영어로 회사가 Company인거 아시죠? Com(함께, together) + Pany(빵, Bread)이라는 두 단어가 합쳐진 이 단어는 ‘함께 빵을 먹는 사람’이라는 뜻이 있고, ‘친구’란 뜻도 있습니다. 함께 밥을 먹고, 친구처럼 지내는 동료들이 있는 곳, ‘직장’에서 우리는 일을 합니다. 직장인이라면 깨어 있는 시간의 꽤 많은 부분을 회사에서 보냅니다. 그래서 직장은 우리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은 반드시 행복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삶이 불행해지기 쉬우니까요.

그렇다면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일까요?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의장은 입사하려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어떤 답이 나왔을까요? “본인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 “소통이 잘 되는 회사” “일이 힘들어도 사람들이 좋은 회사” “성장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회사” 등 수많은 답들이 쏟아졌습니다. 김 의장은 그것을 모아서 공통점을 뽑아봤습니다. 네 가지의 키워드가 나오더랍니다.

‘성장, 비전, 소통, 존중’

‘소통이 잘되고, 존중 받으면서 일하고, 성장하는 비전 있는 회사”가 바로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회사라는 결론에 도달한 거죠. 저는 이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높은 사람의 머리 속에서 나온 좋음’을 그대로 회사의 문화에 녹여내려고 합니다. 그러나 김 의장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항상 말합니다. “창업자와 직원들의 생각들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 다름을 인정해야 좋은 회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그 다름을 찾아내기 위해 수도 없이 직원들에게 묻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해 구성원들이 정말 좋아하는,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어냈습니다.

좋은 회사의 좋은 문화는 ‘구성원들의 공감’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높은 분이나 특정 계층의 ‘좋음’을 강요하는 형태로 문화의 방향성을 정해서는 안됩니다.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동의하는 ‘좋음’을 바탕으로 출발해야 좋은 문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의사 결정 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의사 결정 시스템’은 직원들의 말을 하찮게 여기지 않는 문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집니다. 높은 분들의 기분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의사 결정 시스템에서 좋은 문화는 만들어지기 힘듭니다. 저는 항상 말합니다. “직원들의 말을 하찮게 여기면 직원들의 능력은 하찮아진다”고 말이죠. 잘못된 직원을 뽑은 것이 아니라 말하지 못하게 입을 막고, 기를 펴지 못하게 하는 기업문화가 그 사람들의 능력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아주 작고 하찮아 보이는 의견이라도 소중하게 들어주는 조직이 성장합니다. 왜냐하면 아주 작은 의견에도 귀 기울여주는 회사에 대해 구성원들은 자기들이 존중받는다고 생각하니까요.

구성원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아주 작은 것까지도 하찮게 여기지 않는 소통 문화’는 좋은 문화를 만드는 토대가 됩니다. 이런 문화를 가진 조직의 구성원들은 긍정적 태도를 갖고 일에 임하기 때문에 일에 대한 효율과 만족도도 매우 높아집니다.

함께 일하면서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고, 힘든 것은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몰라도 아는 척,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 척하다가 항상 탈이 나거든요. 모르면 서로 가르쳐주며 배우면 되고, 힘들면 왜 힘든 지 함께 고민해 해결해 나가면 됩니다. 말못하게 하면 입을 닫는 것이 아니라 잡플래닛이나 블라인드에 가서 가슴 속에 쌓여 있던 말을 왕창 쏟아냅니다. 회사는 충복들을 시켜 좋은 말로 덮으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귀신처럼 찾아냅니다.

서로 자연스럽게 속에 있는 말을 하고, 아주 하찮아 보이는 것들을 아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큰 일은 작은 일들이 모여서 만들어진다는 아주 기본적이고 단순한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아주 쓸 떼 없어 보이는 것들도 오랫동안 꾸준히 하면 전통이 되고 문화가 되는 것을 저는 수십 년 동안 현장에서 확인했습니다.

구성원들이 공감해서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의 힘은 매우 강합니다. 아주 작은 것들을 하찮게 여기지 않고 꾸준히 하게 되면 지나간 작은 것들이 쌓여 위대한 결과를 만듭니다. 좋은 문화는 그렇게 만들어지고, 쌓이면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줍니다.

송길호 (kh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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