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주택 규제 완화.."가을 전세난보단 3기신도시 대기수요 대응"

"공급시기 고려하면, 가을 성수기 영향은 어려워"
"'3기 신도시 청약' 쇼크 완충 역할 기대"

(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 정부가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도생)의 규제를 완화하는 등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아파트보다 비교적 빨리 공급할 수 있는 준주택의 규제를 풀어 주택 시장의 불안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김영한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오피스텔이나 도생은 단지형 아파트보다 공급 속도가 빨라 단기에 공급하는 효과가 있고 이에 따라 전세시장 및 매매시장에 고르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6일 정부의 정책이 시장 불안 원인인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3기 신도시 준공 전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하는 대기수요자들에게는 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수요층에 새로운 선택지를 하나 더 제공함으로써 '패닉 바잉'을 멈추라는 신호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코앞으로 다가온 가을 성수기 전세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단지. © News1 박세연 기자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도생은 준공까지 빠르면 6개월, 오피스텔은 이보다 더 걸린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라며 "정부가 제도 시행 시기를 연말로 잡은 것까지 고려한다면, 당면한 가을 전세대란 해소에 영향을 주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까지 수급 불균형을 일시적으로 해소하고, 3기 신도시 대기자들의 전세 수요 해소라는 본래의 목적에는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함 랩장은 "당장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이 늘어나 시장을 안정시키는 직접적인 효과는 없더라도 매매심리에는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이번 발표로 기존 물건보다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대형 면적이 공급된다는 시그널을 준 셈이기 때문에 기존 물건의 출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은 도심 역세권이나 대학가, 업무지구 주변의 짜투리 땅에 들어설 경우 1-2인가구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아파트에 비해 인허가가 간편해 빠른 속도로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조기 공급확충 및 전월세 수요 분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실제 공급물량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정책의 효과를 속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3기 신도시 청약자 같은 대기 수요자들에게는 가뭄의 단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실제로 대형 평형의 준주택 매물들이 시장에 나오는 시기는 내년 상반기일 것"이라며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자들이 시장에 쏟아질 때 충격을 완화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계속된 전세난에 정부는 전월세 대책을 연내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전월세 가격 안정 및 시장 어려움을 완화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에 대해 시장 전문가, 연구기관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연말까지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maveri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