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에 대기수요까지'..요동치는 3기신도시 주변 전세시장

전형민 기자 2021. 9. 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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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하남 교산 신도시 인근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14일 전세 매물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3기 신도시 인근 아파트의 전세 매물이 지난해보다 평균 1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달 이미 1차 사전청약을 진행한 인천 계양신도시 인근 박촌역 한화꿈에그린 단지 국평의 전세 보증금도 지난해 8월 2억8000만원 선에서 꾸준히 상승해 올해 8월에는 3억5000만원대에 거래가 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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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산·왕숙·창릉 등 3기 신도시 일대 전셋값 1억원씩 ↑
"3기신도시 대기수요 누적..원주민 밀려날수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단지의 모습.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 "전세요? 호가밖에 없어요. 급하시면 그거라도 보시고, 아니면 대기라도 걸어드릴까요?"

경기도 하남 교산 신도시 인근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14일 전세 매물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전세 매물이 별로 없는 데다, 그나마 나와 있는 매물들이 호가로만 거래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3기 신도시 인근 아파트의 전세 매물이 지난해보다 평균 1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사전청약 일정이 본격화하면서 기존 전세 수요에 실거주 요건 확보를 위한 3기 신도시 예비청약자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전세난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직방 애플리케이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하남 교산 신도시 인근 역세권 아파트들은 연초보다 1억원 이상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하남시 하남검단산역 인근 꿈동산신안 아파트 국평(국민평형·공급 84㎡) 전세의 경우 올해 3월 4억5000만원에서 지난달 18일 5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반년여 만에 전세 보증금이 1억1000만원 올랐다.

하남시청역 인근 아파트 단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더샵센트럴뷰 국평의 경우, 연초 5억~6억원대를 형성하던 전세보증금이 지난달 27일 6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오는 10월 1400가구가 사전청약 공급될 남양주왕숙2 지구 모습. © News1 박정호 기자

직방 조사에서 선호도 2위를 기록한 남양주 왕숙 신도시와 3위를 기록한 고양 창릉 신도시 인근도 비슷하다.

남앙주 도농역 주변 힐스테이트황금산 단지 국평은 올해 1~2월 전세보증금 최고액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지난 27일 거래된 보증금 최고액은 6억8000만원이다.

고양 창릉 신도시 인근 원흥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는 비슷한 면적 전세보증금이 올해 1월 6억원에서 지난달 10일 7억원으로 뛰었다. 이 지역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국평 전세 보증금이 지난해 6월엔 3억2000만원 정도였다"라면서 "너무 비정상적으로 뛰고 있어서 중개하는 입장도 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지난달 이미 1차 사전청약을 진행한 인천 계양신도시 인근 박촌역 한화꿈에그린 단지 국평의 전세 보증금도 지난해 8월 2억8000만원 선에서 꾸준히 상승해 올해 8월에는 3억5000만원대에 거래가 신고됐다. 1년 새 7000만원이 오른 것으로, 타지역에 비해 금액은 적지만 비율로는 25%가 오른 셈이다.

이같은 상승세는 연초부터 계속된 부동산 상승장과 3기 신도시 청약의 부작용이 합쳐지면서로 풀이된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 따라 일시적으로 상승하고 하락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이들 지역의 전세 수요는 꾸준히 누적된다는 점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3기 신도시 인근이) 타지역보다 전세보증금 상승세가 높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지속성을 가진 수요인 게 더 문제"라며 "3기 신도시로 인한 수요는 사전청약에 이어 본청약, 입주 시까지 다른 곳으로 옮겨갈 필요 없이 꾸준히 거주하는 수요"라고 설명했다.

3기 신도시 사업 속도가 예정보다 더딜 경우, 전셋값 상승과 매물 절벽이 가중되면서 주변 원주민이 오히려 밀려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수석연구원은 "지역의 수용 한계가 정해져 있는데, 수년간 입주를 기다리는 수요가 누적되면, 최악의 경우 기존 원주민들을 몰아내는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maver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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