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라 꽃 무궁화가 거실로 들어온다..어떻게?
[경향신문]
나라 꽃 무궁화는 늘 집 밖에 있다. 이 무궁화를 거실이나 집 안에서 키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사람들의 이런 바람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산림과학원은 무궁화를 화분으로 재배할 수 있는 ‘왜성품종(생물의 크기가 그 종의 표준크기에 비하여 작게 자라는 품종)’의 묘목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무궁화가 국민 곁으로 보다 바짝 다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림과학원은 최근 ‘홈 가드닝(Home Gardening)’의 수요가 커지는 추세에 맞춰 화분 재배가 가능한 왜성품종들을 개발했다. ‘윤슬’, ‘소양’으로 이름 붙인 크기가 작은 품종들이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품종 고유의 형질을 유지한 상태에서 대량 증식을 하기 위해서는 삽목(꺽꽂이)을 통해 묘목을 생산해야 하는데, 왜성품종은 줄기 생장이 매우 느려 삽목용 나무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산림과학원은 결국 조직배양 쪽으로 눈을 돌렸다. 산림과학원 연구진은 무궁화의 잎 등을 배양한 뒤 이를 통해 무궁화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조직배양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식물체의 잎 등을 배양한 뒤 거기서 부정아(不定芽, 눈이 생기지 않는 조직에서 나오는 눈)를 유도해 식물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조직배양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조직배양 기술을 통해 집안에서도 키울 수 있는 작은 크기의 무궁화 묘목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국민이 무궁화를 거실 등 실내에서 키우고 감상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무궁화 품종은 다 자라도 키가 30㎝를 넘지 않기 때문에 실내에서 키우기 아주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궁화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병충해의 경우 묘목 육성 과정에서 철저히 관리하면 실내 화분에서 재배하는 과정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궁화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관상수다. 세계적으로 300여 품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림과학원은 1950년대부터 다양한 종류의 무궁화를 수집, 육성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김인식 산림과학원 임목자원연구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내 재배가 가능한 무궁화를 대량으로 생산·보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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