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난수표 방역 수칙에.. 보다 못한 로스쿨생이 '인원제한 알리미' 제작
코딩 독학.. 마스크 대란때도 '알리미' 만들어
“추석 때 부산 고향 집에 노(老)부모와 우리 가족, 친척까지 8명이 모였다.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한 사람이 4명이면 이 모임은 방역 지침 위반인가, 아닌가?”
방역 당국이 지난 3일 발표한 ‘추석 연휴(9.17~23) 방역지침’이 난수표(亂數表)처럼 복잡해 헷갈린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전국 어느 지역이냐, 실내냐 실외냐, 오후 6시 이전이냐, 이후냐 등에 따라 복잡하게 규제하기 때문이다. 이런 불편을 덜어주겠다며 클릭 몇 번만 하면 ‘모임 가능 여부’를 알려주는 민간 사이트가 등장했다.
개발자는 고려대 로스쿨에 재학 중인 김준태(24)씨. 그가 만든 ‘인원제한 알리미’(canwemeet.us) 사이트에 들어가 날짜, 시간, 지역, 장소, 가족 여부, 모임 인원 수, 백신 접종자 수 등 7가지 항목에 답하면 모임 가능 여부를 알 수 있다. 수시로 변하는 복잡한 방역 지침 때문에 혼란이 일자 24세 대학원생이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이다. 김씨는 “추석을 앞두고 ‘방역 지침이 너무 헷갈린다’는 SNS 글을 보고 12시간 만에 제작해 지난 7일 공개했다”고 했다. 사실상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대학원생 한 명이 한 셈이다.
정부의 추석 연휴 방역 지침에 따르면, 수도권 등 거리 두기 4단계 지역의 경우 추석 모임은 촌수(寸數)와 관계없이 8인까지 가정 내 모임이 허용된다. 다만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친 사람이 4명 있어야 하고, 성묘는 야외여도 오후 6시 이전에 한해 4인까지만 허용된다.
반면 부산 같은 3단계 지역은 8인 모임에, 8인 성묘도 가능하다. 물론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이 4명 있어야 한다.
고려대 로스쿨 1학년에 재학 중인 김준태씨가 ‘인원제한 알리미’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지난 7일 오전. “사회적 거리 두기 수칙이 너무 헷갈리네요”란 지인의 소셜미디어 글을 보고 사이트 제작에 나섰다. 고려대 미디어학부 출신인 그는 독학으로 코딩을 배웠다고 한다. 작년에는 친구 3명과 함께 우리 동네 확진자들의 방문 장소를 알려주는 ‘코로나 알리미’, 동네 약국의 마스크 재고를 알려주는 ‘마스크 알리미’ 사이트도 만든 적이 있다.
김씨는 “친구들이 학부 졸업과 취업 준비 등으로 뿔뿔이 흩어진 상태라 혼자서 12시간 동안 제작에 들어가 7일 오후 8시쯤 사이트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누적 방문자는 1만5000여명, 동시 접속자는 200~300명 수준이라고 한다. 5만원 안팎의 월 운영비는 사비로 충당할 생각이다. 그는 “나 역시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모임을 가질 때마다 방역 수칙을 일일이 검색해 확인하는 게 번거로웠다”며 “정부 기관은 업무가 많아 이런 일까지 신경쓰기가 어렵겠지만, 방역 수칙처럼 국민 일상과 맞닿아 있는 사안에선 쉽고 명확하게 알려주는 서비스가 제공되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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