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켄과 데뷔골 라스파도리, 이탈리아 공격의 새 희망 될까?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9. 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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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리투아이나전 5-0 대승
▲ 이탈리아, 5경기 만에 승
▲ 켄, A매치 복귀전 멀티골 & 드리블 돌파 2회 성공
▲ 라스파도리, A매치 데뷔 골 & 자책골 유도

[골닷컴] 김현민 기자 = 2000년생 동갑내기 공격수 모이세 켄과 자코모 라스파도리가 리투아니아전에 맹활약을 펼치며 5-0 대승을 이끌었다.

이탈리아가 레지오 에밀라아에 위치한 MAPEI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투아니아와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C조 6차전에서 5-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는 4승 32무 승점 14점으로 조 1위를 지속적으로 이어오는 데 성공했다.

사실 이탈리아는 최근 4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치고 있었다. 그나마 유로 2020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선 스페인과 잉글랜드를 연달아 승부차기 끝에 꺾고 우승을 차지했으나 불가리아와 스위스로 이어지는 월드컵 예선 2경기에서 연달아 무승부에 그친 게 아쉬운 부분이었다. 경기는 지배했으나 최전방 공격수인 치로 임모빌레와 안드레아 벨로티가 침묵하는 게 고민거리였다. 이탈리아 최전방 공격수가 마지막으로 골을 넣은 건 지금으로부터 8경기 전이었던 스위스와의 유로 2020 조별 리그 2차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당연히 이탈리아 현지에선 임모빌레를 향한 비판 여론이 쏟아져나왔다.

이러한 가운데 에이스이자 오른쪽 측면 공격수 페데리코 키에사가 부상으로, 임모빌레가 근육 피로 문제로, 왼쪽 측면 공격수 로렌초 인시녜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대표팀에서 빠지면서 이탈리아는 리투아니아전을 앞두고 공격진 구성에 변화를 모색할 수 밖에 없었다(핵심 미드필더 마르코 베라티도 부상으로 리투아니아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로베르토 만치니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의 선택은 라스파도리 원톱(임모빌레 자리)에 켄 왼쪽 측면 공격수 배치였다. 또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도메니코 베라르디가 아닌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를 내세웠다. 조르지뉴를 중심으로 브리안 크리스탄테와 마테오 페시나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고, 크리스티아노 비라기와 조바니 디 로렌초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알레산드로 바스토니와 프란체스코 아체르비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골문은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가 지켰다. 지난 스위스전과 비교했을 때 조르지뉴와 디 로렌초, 돈나룸마 3명을 제외하고는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감행한 이탈리아였다.


선발 라인업 변동이 컸던 탓일까? 이탈리아는 경기 시작하고 10분 사이에 리투아니아에게 슈팅 2회를 허용하며 다소 흔들리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11분경에 켄이 상대 백패스를 가로채선 각도 없는 곳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이후 기세가 오른 켄은 피지컬 능력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돌파를 감행하면서 이탈리아 공격을 주도했다. 베르나르데스키도 저돌적으로 측면을 파고 들면서 힘을 실어주었다. 좌우 측면 공격이 활기를 띄자 172cm의 단신 공격수 라스파도리에게도 자연스럽게 슈팅 기회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라스파도리로부터 2골이 연달아 터져나왔다. 먼저 13분경 페시나의 패스를 받은 라스파도리가 접고 중거리 슈팅을 가져간 게 리투아니아 수비 맞고 자책골로 이어지는 행운이 따랐다. 이어서 24분경에 베르나르데스키의 전진 패스에 이은 디 로렌초의 크로스를 수비가 걷어낸 걸 라스파도리가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가며 골을 추가했다. 라스파도리 개인에게 있어선 A매치 5경기 만의 감격적인 데뷔골이었다.

이어서 이탈리아는 29분경, 베르나르데스키의 로빙 패스를 켄이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넣으며 전반전을 4-0으로 마무리했다. 이탈리아 대표팀 역사상 최초로 30분 이전에 4골을 넣는 괴력을 과시하면서 사실상 전반전에 승부를 확정 지었다.


이에 만치니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비라기와 돈나룸마를 빼고 다비데 칼라브리아와 살바토레 시리구를 넣는 여유를 보였다. 이탈리아는 후반 9분경, 베르나르데스키의 백패스를 디 로렌초가 먼포스트에서 쇄도해 들어오는 페시나를 향해 크로스를 올린 게 슈터링 형태로 리투아니아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행운까지 따랐다.

이탈리아는 추가 골을 넣을 수도 있었으나 후반 7분경, 골키퍼 선방에 이은 라스파도리의 리바운드 슈팅 골이 오프사이드 반칙이 불리면서 취소됐고, 교체 출전한 미드필더 가에타로 카스트로빌리의 후반 39분경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면서 골이 되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대로 경기는 이탈리아의 5-0 대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탈리아 입장에선 이래저래 수확이 많았던 경기였다. 주축들이 많이 빠졌음에도 베르나르데스키가 2도움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라스파도리가 데뷔골을 넣었다. 크리스탄테와 페시나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후반 교체 투입되어서 원래 본인의 위치인 오른쪽 측면 수비수가 아닌 왼쪽 측면 수비수 역할을 수행한 칼라브리아도 적극적으로 공격을 감행했고, 카스트로빌리 역시 골대를 맞추는 등 활발한 움직임으로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무엇보다도 이탈리아 입장에서 가장 큰 수확은 바로 켄에 있다. 켄은 2018년 11월 20일,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켄은 곧바로 2019년 3월에 있었던 핀란드와 리히텐슈타인으로 이어지는 유로 2020 지역 에선 조별 리그 1, 2차전에서 연달아 골을 넣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그는 에버턴으로 이적한 2019/20 시즌에 극도의 부진에 빠지면서 21세 이하 대표팀으로 내려가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2020/21 시즌 파리 생제르맹에서 임대로 뛰면서 부활에 성공했고, 성인 대표팀에도 재승선했으나 부상으로 6경기에 결장하기도 했고, A매치 6경기에 출전해 무득점에 그치면서 마지막 순간 유로 2020 본선 최종 명단에서 낙마하고 말았다.


이번 리투아니아전은 2021년 5월 28일에 있었던 산 마리노와의 평가전 이후 1년 3개월 만의 대표팀 복귀전이었다. 경기 수로 따지면 11경기 만에 A매치에 돌아온 켄이다. 오랜만에 A매치에 출전한 그는 멀티골에 더해 드리블 돌파 2회와 찬스메이킹 1회를 기록하면서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렇듯 이탈리아는 2000년생 공격 듀오 라스파도리와 켄이 리투아니아전에 좋은 활약을 펼치며 오랜만에 기분 좋은 대승을 거두었다. 임모빌레가 대표팀에선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면서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는 이탈리아에게 있어 2000년생 듀오의 활약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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