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클래식 비싸지 않게"..테너가수 존 노의 '가을' 노래는?
"이 가을에 어울리는 노래라면. 윤도현의 '가을 우체국 앞에서' 아닐까요?"
테너가수 존 노(30·본명 노종윤)는 요즘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는 성악가로 통하고 있습니다. '가을'하면 연상되는 노래로 윤도현의 대중 가요를 추천할 정도.
그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맞춰 여의도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날(2일)에도 하루 전 국립극장에서 국립국악관현악단과 새로운 노래를 선보였다면서, 무대 위에서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국악과 협연은 정말 꿈꿔왔던 무대였거든요.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작사에 참여한 '천년의 노래, REBIRTH'를 제가 불렀는데, 우효원 작곡가(국립합창단 전속)의 곡이라 더 뜻이 깊었어요. 국립합창단과 협연해서 더 좋았고요.
주최 측에서도 제가 워낙 다양한 노래들을 소화한 것을 알고 저를 찾으신 것 같더라고요. 나중에 팬들이나 여러분들이 이 곡을 들으실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에게 인생의 큰 전환점은 바로 지난해였다고...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그룹 결성 프로젝트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준우승을 한 것.
당시 ‘라비던스(Rabidance)’ 멤버(소리꾼 고영렬, 김바울, 황건하)들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진짜 미국에서 성악을 전공한 학생일 뿐이었고, 아버지를 따라 몽골 같은 곳에 가서 노래했던 경험을 소중하게 간직한 평범한 성악가인 제 삶이 크게 변하게 됐지요. 무엇보다 저를, 저 목소리를 찾는 팬들이 많아진 것이 놀랍더라고요. 제 꿈인 (관객과) '공감하는 성악가'에 한발 다가서게 된 느낌이었어요."
1991년 한국에서 태어난 그는 집안 사정상 오랜 외국 생활을 했습니다. 스스로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적응에 최선을 다했고 결국 음대에 진학까지 하게 된 것.
“어려서부터 많은 음악을 듣고 노래를 부르긴 했는데, 고등학교 때 파바로티가 부른 ‘네순 도르마(Nessun dorma)’를 듣고 인생이 바뀐 셈이지요. 고 3때 막판까지 정말 음대 입시 준비를 한 것도 없었는데 3개월 정도 입시 과외(성악)를 받았고 미국의 존스홉킨스대학교 피바디음악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입학 뒤가 더 문제였던 게 저는 기본기가 부족한 상태라 친구들을 따라잡기 위한 연습의 연속이었고 노래와 함께 유학생활을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존 노는 결국 존스홉킨스대학교 피바디 음악대학 성악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습니다. 이후에 줄리어드 음악원 석사학위 장학졸업 후에 미국 카네기홀에서 솔리스트로 데뷔하는 등 클래식 성악가의 꿈을 차곡차곡 키워왔다고.
존 노는 자신의 경력 가운데 육군으로 군 복무를 마친 것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해 인터뷰에서도 자주 언급할 정도. 등록금 문제 등으로 어쩔 수 없이 미국에서 휴학하고 한국에서 자원입대했는데 군 복무 기간에 배운 것들이 참 많았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는 “육군8사단에서 전차 포수로 근무했는데 시간이 날 때마다 전차 안에서 발성 연습을 하면서 꿈을 키울수 있었다"며 " 군 생활 전후해서 고마운 분들도 많았고 지금도 특별한 운동보다는 노래로 스트레스를 푸는 식으로 스스로 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기를 얻고 나서 생긴 또 다른 변화는 여의도에 자주 오게 된다는 것. 정말 KBS라디오 녹음부터 한 달에 한 번씩은 오는 것 같은데, 익숙해지면서도 신기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습니다.
존 노는 또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여러분들에게는 정말 즐거웠던 시절의 노래를 떠올리고 다시 듣기를 해보라고 추천했는데, 그 방식이 약간 독특했습니다.
"가사를 깊이 생각하시면서 들어보시면 익숙한 노래도 좀 다르게 느껴질 텐데, 저는 노래 연습을 할때 가곡이든 외국곡이든 가사를 연구하고 몰입해서 느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제 창법이 진솔하다, 솔직하다고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큰 칭찬이라고 생각하지요."
이젠 한국 무대도 다양한 성악가를 포용할 정도로 풍성해졌다며, 또 다른 꿈을 키우고 있는 존 노는 다음 달에 자신이 연출한 오페라를 무대에 올릴 예정입니다.
그가 한국의 아이돌 문화를 녹여낸 '사랑의 묘약'의 현대판 무대는 존 노가 성악가에서 연출가로 역량을 넓히는 새로운 시도로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종수 기자 (sweep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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