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과학' 어때] 서울 한복판에 수목원이 있어요

김만기 2021. 9. 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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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릉숲은 1922년에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 수목원
12만4000평 부지에 식물유전자원 2035종 관리
주말 자유관람 가능하고 평일엔 숲해설 프로그램 이용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와 고려대 사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으로 들어가는 길 옆에 있는 홍릉숲길. 사진=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쉬는 날에도 밖에 다닐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백신을 접종하면 안전할 줄만 알았지만 코로나19 변종의 돌파 감염이 알려지면서 실내 시설에 방문하기가 무섭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실외를 소개하겠습니다.

서울 한복판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 '홍릉숲'입니다. 홍릉숲은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와 고려대 사이 국립산림과학원에 있습니다. 1922년에 임업시험장을 창설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임업을 연구하는 곳으로 조성됐습니다.

홍릉숲 제3수목원 활엽수원. 사진=김만기 기자
현재 약 41ha(12만4000평) 면적에 침엽수원, 활엽수원, 초본식물원, 관목원 등이 조성돼 국내외 다양한 식물유전자원 2035종(목본 1224종, 초본 811종)이 있습니다. 또 도심에서 보기 힘든 두꺼비, 다람쥐부터 꾀꼬리, 딱다구리, 꿩, 참매 등 현재 다양한 동식물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와함게 산림과학원이 있는 곳 답게 숲과 나무 등에 관련된 여러가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병충해를 맞서는 기술이나 집중호우로 증가하는 산사태 등의 재해 대응 연구, 도시숲이 생물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합니다.

국립산림과학관 홍릉 정문. 사진=김만기 기자
홍릉숲 자유관람은 토요일과 일요일만 가능합니다. 대신 평일과 주말 모두 숲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해 관람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잘 가꿔진 수목원을 구경하는데 별도 입장료는 없습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보면 더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자녀와 함께 방문한다면 미리 숲해설을 예약해서 나무와 자연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홍릉숲은 총 11구역으로 나눠져 있는데요. 제가 일부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럼 가볼까요.

산림과학원 정문으로 들어서면 가운데 길 끝에 과학원 본관 건물이 보입니다. 입구 양쪽에 침엽수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제2수목원 침엽수원 입구. 사진=김만기 기자
정문 오른편에 위치한 제2수목원에는 70여종의 식물들이 반겨줍니다. 1920년대에 가로수로 식재된 화백, 스트로브잣나무와 1960년대 이후 일본에서 도입한 삼나무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숲 울타리를 따라 낙우송 거목들이 메타세쿼이어와 함께 서 있어서 가을 날씨에 홍릉숲에 잘 왔다는 기분이 들게 만들어 줍니다.
제2수목원 침엽수원에 있는 메타세쿼이아. 사진=김만기 기자

제2수목원 침엽수원에 있는 옥잠화. 사진=김만기 기자
1999년에 산림과학관 주변 조경을 정비하면서 기존 활엽수는 대부분 이식하고 침엽수를 새롭게 식재했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서양측백, 편백, 화백, 전나무, 솔송나무, 비자나무, 구상나무, 백송, 금송 참개비자나무, 눈향나무, 섬향나무 등이 있습니다. 나무마다 팻말이 있어서 쉽게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나무이름을 익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2수목원 침엽수원의 주목. 사진=김만기 기자
숲을 구경하면서 귀를 기울여 보면 다양한 새 소리가 들립니다. 꾀꼬리의 소리도 들리고, 딱다구리가 나무를 파는 소리도 들립니다.

나무 위를 살펴보니 새들을 위한 인공새집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과학원은 박새가 숲에 찾아와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새집을 설치했다고 합니다.

이 새집을 통해서 박새의 번식과 해충 구제 효과를 알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과학원이 새집을 설치하고 무인영상기록장치로 새끼 박새가 먹는 벌레의 양을 측정했다고 합니다. 측정 결과 박새 암수 한 쌍은 하루에 최소 197마리, 최대 498마리를 새끼에게 먹이로 줬다고 하네요. 이는 박새 한 마리가 한 해 동안 최소 8만5000~10만 마리의 곤충을 먹는 것이라고 합니다.

과학관에 따르면, 이를 통해 인공 새집 하나를 설치했을 때 박새의 해충 구제 효과를 계산했더니, 인공 새집 하나당 총 70만원 정도의 가치가 있었습니다.

약용식물원의 마타리. 사진=김만기 기자
약용식물원의 박하. 사진=김만기 기자
약용식물원의 나팔꽃. 사진=김만기 기자
또 정문 왼편에 난 작은 길을 따라가면 약용식물원이 조성돼 있습니다. 힘찬 느낌을 주는 서어나무와 가장 먼저 잎이 달리는 귀룽나무를 비롯해 느릅나무, 갈참나무, 고로쇠나무, 황벽나무와 같은 교목 활엽수가 있습다. 그 아래에는 작은 공간에 273종의 식물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줄기가 세 갈래로 세 번 갈라지는 삼지구엽초, 더위에 지쳤을 때 회복시켜주는 익모초, 기를 증진시키는 데 사용하는 대표적인 한약재인 황기, 천궁, 당귀를 비롯해 큰조롱, 박주가리, 오미자, 용담, 도라지 더위지기 등이 자라고 있습니다.
약용식물원의 꼭두서니. 사진=김만기 기자
약용식물원의 참취. 사진=김만기 기자
약용식물원의 차풀. 사진=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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