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노 폭발 "집값은 정부가 올려놓고 국민 갖고 노나"

박상길 2021. 9. 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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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환 청년하다 대표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준) 기자회견에서 종합부동산세 완화 결정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정의 종합부동산세 완화 결정을 두고 반발이 연일 거세다. 무주택자들은 민주당이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서민의 정당'이라는 가면을 벗어던졌다고 강하게 비판했으며 1주택자들은 정부가 집값을 올려놓고 실수요자들에게까지 세금 부담을 안겼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무주택자로 구성된 집값정상화시민행동은 1일 '부동산 부자감세 종부세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놨다.

집값정상화시민행동은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기간 집값을 서울 기준 2배로 끌어올려 놓고 부동산 세법과 제도를 핀셋 방식으로 이리저리 바꾸면서 정책 실패를 거듭했다"며 "그러다 올해 4월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뒤 '종합대책'을 내놓겠다면서 당내에 부동산특위라는 것을 만들더니 결국 부자감세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공시가격 기준 상위 2%로 종부세 대상자를 대폭 축소한다는 정책을 내놓고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 조세소위에서 국민의힘과 논의해서 종부세 과세기준을 9억원에서 11억원(1세대 1주택자의 경우)으로 상향조정하는 감세안을 통과시켰다"라고 설명했다.

또 "원래 민주당이 주장했던 상위 2%라는 기준을 따른다면 종부세 부과시 공시가격에서 10억7000만원 정도를 공제해서 과세기준액으로 하게 된다. 그리고 국민의힘이 주장했던 안은 공시가격에서 12억원을 공제하자는 것이었다"라며 "그런데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약간 줄다리기를 하다가 공시가격에서 11억을 빼주기로 했다. 애초 자신들이 주장했던 2% 안보다도 내용적으로 후퇴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10억원이냐 11억원이냐를 떠나 종부세 과세기준 완화는 부자감세에 해당하는 역진적인 조치"라며 "고가주택 보유자 가운데 9만명 정도가 종부세를 면제 받게 되었고, 기존 종부세 대상자인 9만 명도 감세 혜택을 누리게 된다. 고가 부동산 보유자일수록 감세 액수는 커진다"라고 덧붙였다.

집값정상화시민행동은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한 50만명 이상의 다주택자에게는 원래도 종부세 0원(합산 배제) 혜택을 주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기국회 때마다 종부세법을 이리저리 바꾸지만 진짜로 갭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취득한 다주택자들은 어차피 다 빠져나간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보유세를 완화하는 것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정책"이라며 "뒤늦은 한탄이지만 정권 초기에 부동산 세제를 비롯해서 조세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편했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는 "이번 종부세 감세 법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집부자, 자산가를 위한 정당임을 확인했고 특히 민주당은 '서민의 정당'이라는 가면을 스스로 벗어던졌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종부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은 1주택자의 종부세 추가공제액을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이 골자다. 여기에 기본 공제액 6억원을 더하면 과세 기준액은 11억원이 된다. 민주당은 공시가격 '상위 2%' 주택에 종부세를 부과하도록 법안에 규정하고 구체적인 액수는 '억단위 반올림'으로 정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추진했으나 국민의힘으로부터 '사사오입 개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정률' 도입안은 폐기되고, 대신 올해 기준으로 상위 2% 수준에 해당하는 11억원 정액으로 여야 합의가 이뤄졌다.

정부의 종부세 완화 결정에 온라인 상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누리꾼들은 "정부가 집 가진 사람을 아무때나 돈 뽑아쓸 수 있는 현금인출기(ATM기) 정도로 보는 것 같다", "위헌에 이중과세, 공산주의 과세와 다를게 뭔가", "집값은 정부가 올렸는데 왜 1주택자가 종부세를 내나","종부세 올리고 나비 효과로 전월세 다 오르면 피해는 국민 몫" 등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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