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청약까지 '희망고문'?..남양주왕숙 반년 밀렸다

유준호 2021. 8. 2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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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사태로 토지보상 진통
2023년 7월서 이듬해로 변경
전문가 "더 밀릴 가능성도"
고양창릉·부천대장도 지연
아직 토지보상 착수도 못해

◆ 표류하는 3기신도시 ◆

3기 신도시 남양주 왕숙의 본청약 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벌써 반년 이상 늦춰진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정부는 지구계획 승인으로 신도시 개발 밑그림을 공개하며 정책에 속도를 올리고 있지만 토지 보상 현장에서 일정이 지연된 결과다. 시장과 전문가들은 정부 바람과 달리 보상 일정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3기 신도시 개발 구상이 극단적으로는 10년 이상 걸리는 '희망고문'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29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6일 남양주 왕숙에 대한 지구계획을 승인하면서 2024년 본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LH가 남양주 왕숙 1·2지구에 대한 본청약 일정을 당초 2023년 7월로 예정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정이 반년 이상 늦춰진 것이다. 정부는 2018년 남양주 왕숙지구를 3기 신도시로 조성해 6만8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구 수 기준으로 3기 신도시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남양주 왕숙지구의 토지 보상 개시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1년 정도 지체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시작될 것으로 봤던 남양주 왕숙지구 토지 보상 일정이 올해 11월은 돼야 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3월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사건이 터져나온 이후 현장에서 토지 보상과 지장물 조사 등을 집단 거부(보이콧)한 여파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현재 보상 절차를 감안하면 본청약 일정이 더욱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사전청약이야 정부 마음대로 할 수 있다 하더라도 토지 보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본청약은 진행될 수가 없다"며 "본청약 일정 지연은 당연한 수순이고, 현장 반대 분위기를 감안하면 본청약 시점이 더 밀릴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다른 3기 신도시들도 본청약 일정이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당초 LH는 고양 창릉은 2023년 9월, 부천 대장은 2023년 12월에 본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은 연내 지구계획 승인을 마무리할 예정인데, 이들 신도시의 토지 보상 일정은 아직 개시되지도 않았다.

국토부는 3기 신도시 개발과 청약 일정 진행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공공택지기획과 관계자는 "알려진 본청약 일정은 LH가 내부적으로 관리해온 계획에 불과하고 사전청약 등 입주자 모집 공고에서 제시된 계획을 공식 일정으로 봐야 한다"며 "현재까지 토지 보상과 청약 일정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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