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방호복 속 나는 (ㅤㅤ)입니다

백소아 2021. 8. 2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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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선별진료소 628개, 임시 선별검사소 185개, 자동차 이동형 선별진료소 15개, 누적검사량 1286만6802건, 하루 검사자 수 16만5251명에 육박한 지금 이 순간(26일 0시 기준), 전국 828개의 선별진료소와 검사소는 어떤 사람들이 지키고 있을까.

서 지휘관은 선별진료소부터 백신접종센터까지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서 임무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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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간]

선별진료소에서 만난 (왼쪽부터)송유진 마포구청 주무관, 김애린 서울한천초등학교 보건교사, 서동윤 서둔동 예비군 지휘관, 김준연 덕양구 보건소 방사선.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전국 선별진료소 628개, 임시 선별검사소 185개, 자동차 이동형 선별진료소 15개, 누적검사량 1286만6802건, 하루 검사자 수 16만5251명에 육박한 지금 이 순간(26일 0시 기준), 전국 828개의 선별진료소와 검사소는 어떤 사람들이 지키고 있을까. 흔히 의료진을 떠올리겠지만, 검사소와 진료소는 이들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검체 채취 등을 하는 의료인력 외에 보건소 직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군인, 자원봉사자 등이 접수, 안내, 검사 데이터 입력정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송유진 마포구청 도시계획과 주무관이 5일 오전 마포구 홍익문화공원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지원업무를 마친 뒤 오후에 구청으로 복귀해 업무를 보고 있다. 백소아 기자

서울 마포구 홍대 문화공원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만난 송유진 주무관은 라텍스 장갑을 낀 손으로 검사 데이터를 입력하느라 분주했다. 나흘째 검사소 지원 업무를 하고 있는 송 주무관은 마포구청 도시계획과 지구단위팀 소속이다. 오전에는 검사소에서 지원 업무를, 오후에는 구청에서 본인의 업무를 한다. 외부와 협력하는 부분이 많은 도시계획 분야라 두 가지 업무를 함께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크지만 코로나를 극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원업무에 나섰다.

김애린 한천초등학교 보건교사가 17일 서울 성북구청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자원봉사를 마친 뒤 보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국보건교사회 소속 서울지회 보건교사들은 여름방학을 맞아 선별진료소 자원봉사에 나섰다. 백소아 기자

자신의 귀중한 시간을 나눈 보건교사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짧은 여름방학을 맞았음에도 전국보건교사회 소속 서울지회 보건교사들은 선별진료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성북구청 진료소에서 하루를 보낸 보건교사 김애린씨는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과 관계자들을 보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서동윤 서둔동 예비군 지휘관이 9일 오전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지원 임무를 마친 뒤 동대로 복귀해 본래의 임무를 완수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방호복 뒤에 가려져 있지만 군인들 역시 진료소를 지키고 있다. 30도를 넘는 날씨 속에 서동윤 예비군 지휘관은 디(D)레벨 방호복을 입고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일하고 있었다. 서 지휘관은 선별진료소부터 백신접종센터까지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서 임무 수행 중이다. 서 지휘관은 “‘수고한다’는 한마디에 고생스럽다는 생각도 사라져 버린다”고 말한다.

김준연 덕양구 보건소 방사선사가 7일 오전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접수 업무를 마친 뒤 (왼쪽) 오후엔 방사선실에서 검사 데이터를 입력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토요일 정오, 고양시 덕양구 보건소에서 만난 김준연씨는 보건소 소속 방사선사다. 오전 내내 검사 접수 업무를 하던 준연씨는 점심시간이 돼서야 컨테이너에서 나올 수 있었다. 평일에는 보건소 업무를 하고 주말에는 보건소 선별진료소나 화정역 임시 선별검사소 지원업무를 나간다. 준연씨는 코로나가 시작된 뒤 휴가다운 휴가를 다녀온 적이 없다. 검사자들이 검사에 불만을 토로할 때면 기운이 빠진다는 준연씨는 “효율적이고 불편함을 줄인 검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의료진과 운영인력에 대한 배려를 부탁했다.

누군가는 이들이 공무원 혹은 군무원이기에 당연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연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들의 헌신이 있기에 우리 모두가 고통스러운 시간을 버틸 수 있다. 코로나19 극복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지만 방호복 뒤 이들 역시 내 가족 혹은 친구임을 잊지 않는 날들이기를 바란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2021년 8월 27일자<한겨레> 사진기획 ‘이 순간’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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