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백화점이야 놀이터야?"..대전에 열린 '신세계'

이비슬 기자 2021. 8. 2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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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 프리오픈.."꿀잼도시 다됐네"
럭셔리 쇼핑 '기본'..과학 체험관·전시까지 놀거리+볼거리 가득
대전신세계 7층 스포츠몬스터 21.08.25/뉴스1 © 뉴스1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중부권 최대 규모 백화점 '대전신세계 아트앤 사이언스'(대전신세계)가 베일을 벗었다.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사장이 5년만에 선보이는 야심작답게 문화와 예술·과학을 아우르는 복합문화시설로 백화점의 재탄생을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과거 문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국정감사에서 '노잼(No+재미) 도시'라는 오명을 썼던 대전은 신세계를 통해 볼거리와 즐길 거리 가득한 '꿀잼' 도시로 거듭났다.

25일 찾은 '대전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는 백화점보다는 테마파크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7층 실내 스포츠 체험 공간 '스포츠 몬스터'에서는 안전 로프에 몸을 맡기고 5m 공중에서 뛰어내리는 고객의 즐거운 비명이 연신 터져 나왔다. 학생 두 명이 미니 볼링장에서 빨간 공을 굴릴 때마다 스트라이크를 맞춰낸 경쾌한 핀 소리가 백화점 안에 울려 퍼지기도 했다.

대전신세계 7층 스포츠몬스터 21.08.25/뉴스1 © 뉴스1 이비슬 기자

한쪽에서는 2020 도쿄올림픽 인기 종목 양궁의 실제 활과 화살을 사용해 과녁을 겨냥하고 있는 고객들의 모습이 보였다. 반대편에서는 20대 여성 고객이 투명한 벽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클라이밍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백화점 내부에 스포츠 몬스터가 문을 연 것은 이번 대전신세계가 처음이다. 앞서 스타필드 하남·고양·안성 쇼핑몰에서만 체험이 가능한 공간이었다. 6층과 7층 2개 층 높이에 2195㎡(약 664평) 규모·30여개 스포츠 콘텐츠로 꾸민 이번 공간만 보더라도 온몸으로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백화점을 만들겠다는 신세계의 의지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대전신세계 넥스페리움(신세계 제공)© 뉴스1

이 정도를 두고 테마파크라는 별명을 붙였다면 오산이다. 과학의 도시 대전에 상륙한 대전신세계는 카이스트(KAIST)와 손잡고 첨단 과학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넥스페리움'을 백화점 안에 열었다. 넥스페리움 랩에서는 공학·인공지능·로봇과 같은 분야를 놀이로 배울 수 있는 클래스도 제공한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고객들은 엔터테인먼트 시설 곳곳을 둘러보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대전에 거주하는 한모씨(30)는 "대전에 아이들과 방문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체험학습 공간이 생겨 만족스럽다"며 "여기저기 다니며 사진을 촬영할 곳도 많아 하루가 바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신세계 지하 1층 아쿠아리움 21.08.25/뉴스1 © 뉴스1 이비슬 기자

대전신세계의 오감만족 체험 공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하 1층 한식과 베이커리를 판매하는 식품관을 지나면 한쪽에 국내 최초 미디어 아트 결합형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이 자리하고 있다. 4200t 규모 수조에 250여종 2만여마리 수중 생물이 정식 오픈일(27일) 고객 맞을 준비에 한창이었다.

프리오픈 기간(25~26일) 아쿠아리움을 구경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입구에 설치된 길이 27m 곡면형 LED 스크린에서 몰아치는 파도를 구경하려는 고객들로 붐볐다. 고객들은 그리스 신화 '포세이돈'을 콘셉트로 푸른 파도가 몰아치는 영상을 신기한 듯 바라보거나 촬영을 위해 연신 셔터를 누르기도 했다.

대전 서구 만년동에 거주하는 김모씨(37)씨는 "대전에서는 물론 일반 백화점에서도 쉽게 보지 못했던 아쿠아리움이나 전망대를 구경할 수 있어 가족들과 주말 시간을 보내기 좋을 것 같다"며 "하루 만에 둘러보기에 부족해 정식 오픈일에 다시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세계 옥상정원 21.08.25/뉴스1 © 뉴스1 이비슬 기자

'뷰 맛집' 대전신세계의 하이라이트는 옥상정원이다. 나무와 계절 꽃으로 단장한 1만4876㎡(약 4500평) 공간은 끝이 보이지 않아 마치 휴양림이나 공원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옥상만큼은 신세계백화점 영업면적 1위 부산 센텀시티점과 2위 대구신세계보다도 크다. 대전 대표 산 우성이산과 갑천 풍경을 포함한 대전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했다.

대전신세계 7층 아트테라스 21.08.25/뉴스1 © 뉴스1 이비슬 기자

쇼핑 중 시시각각 변하는 대전 하늘과 자연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대전신세계만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무창 건축물로 설계하는 일반 백화점과 달리 곳곳에 유리창을 설치해 탁 트인 개방감을 줬다. 2층 카페 베키아에누보에 앉아 갑천이 흐르는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고객 뒤로 옷 가게가 즐비한 모습은 낯설고 이색적이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백화점 쇼핑 공간은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환영하는 시민들의 발길로 붐볐다. 지하 3층~지상 7층 규모 백화점 건물엔 오전 10시30분 오픈런을 시작으로 학생·젊은 부부·고령 고객이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왔다.

정문으로 들어선 고객들은 마세라티 팝업 전시장과 럭셔리 뷰티·액세서리 브랜드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대전신세계에 입점한 화장품 브랜드는 총 47개로 지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구찌 뷰티부터 메종마르지엘라 퍼퓸·MCD(메종크리스찬디올)·에르메스퍼퓸이 총출동했다.

신세계백화점 대전점 프리 오픈일인 25일 대전시 유성구 신세계백화점에서 이용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2021.8.2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럭셔리 남성 전문관도 국내 최초로 대전신세계에 문을 열었다. 구찌부터 톰포드·발렌시아가·보테가베네타를 포함한 고가 브랜드 매장에는 명품시장 '큰손'으로 떠오른 2030세대 남성 고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매장 내 방문 인원 제한을 둔 발렌시아가 앞에는 신발부터 바지와 재킷까지 명품 브랜드 로고로 치장한 젊은 남성 고객들이 긴 줄을 이루기도 했다.

의류와 잡화는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골프·캠핑 특화 매장에 공을 들인 모습이었다. 대전신세계에서는 백화점 유일 직영 골프 용품 매장인 '골프샵'과 MZ세대 골퍼를 겨냥한 골프웨어 전문 편집숍 'S.TYLE GOLF'를 만나볼 수 있다. 매장 곳곳에 자리한 캠프닉존과 팝업 스토어는 캠핑족 발길을 사로잡았다.

대전신세계 4층 골프숍 21.08.25/뉴스1 © 뉴스1 이비슬 기자

대전 신세계를 향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날 점심시간에는 식당가와 푸드코트 모든 자리가 가득 차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지하 1층 식품관의 진열대는 텅텅 비었고 일부 매장은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점심 주문 접수를 일찍 마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백화점 내부에 인구 밀집도가 높다 보니 일부 고객은 방역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매장을 찾은 강모씨(55)씨는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하다고 생각했는데 매장 방문객은 예상했던 것보다 많았다"며 "직원이 방역지침을 더 적극적으로 안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세계 지하 1층 식품관 21.08.25/뉴스1 © 뉴스1 이비슬 기자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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