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4시리즈' 흉측한 돼지코?..또다른 하차감 됐다[차알못시승기]

이강준 기자 2021. 8. 2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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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마력·토크…우리가 이 단어를 일상에서 얼마나 쓸까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이걸 몰라도 만족스럽게 차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독자들보다 더 '차알못'일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는 빼고 차알못의 시선에서 최대한 쉬운 시승기를 쓰겠습니다.


"돼지코 같다" "뉴트리아 같다"

올해 2월 출시된 BMW 4시리즈 디자인에 관한 혹평들이다. BMW그룹 시니어 디자이너 임성모씨가 도입한 전면부 수직 키드니 그릴 때문인데, 가로로 길게 배치하던 기존 BMW 패밀리룩에서 크게 벗어나면서다.

BMW 420i 컨버터블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이 디자인 때문에 4시리즈 판매가 고꾸라졌다는 기사도 쏟아졌다. BMW 주요 세단 라인업인 3시리즈, 5시리즈에 비해 결과가 처참하다는 지적이었다.

그런데 이 지적들엔 오류가 있다. 우선 비교 대상이 잘못됐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크게 튀기 싫어하는 국내 소비자 특성상 대중적인 SUV와 세단에 비해 쿠페가 당연히 적게 팔릴 수 밖에 없다. 문이 몇 개인지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국내 과세 체계에도 쿠페에 불리한 환경이다.


분석도 정확하지 않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된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판매량(989대)과 지난해 같은 기간(558대)과 비교하면 오히려 판매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쿠페 불모지인 한국 시장을 고려하면 사실 엄청난 성장이다. 지금도 4시리즈는 인기색상을 고르면 인도까지 길게는 3~4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억울한' 4시리즈 중 하나인 420i 컨버터블을 시승해봤다. 이리보고 저리봐도 쿠페·컨버터블 차량이라는 걸 제외하고는 인기가 없을 수 없는 차량이었다.
압도적 크기의 키드니 그릴…이 덕분에 BMW로도 '하차감' 느낄 수 있다
BMW 420i 컨버터블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외관은 단연 키드니 그릴이 압도적이었다. 전면부의 절반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키드니 그릴이 컸지만, 여기에 번호판이 허공에 뜬 느낌을 줘 더 어색한 인상을 줬다.

그러나 보면 볼수록 눈에 익어 오히려 3시리즈의 아류작이 아닌 멀리서도 4시리즈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존재감이 있는 디자인이었다. 게다가 길을 가면 국내차만큼 벤츠·BMW가 많아져 '하차감'을 느끼기 어려워진 지금, 강렬한 인상으로 어디서든 주목을 받았다. 1억원이 넘는 포르쉐를 타도 주목을 받기 어려워진 현 상황에 오히려 약 7000만원인 4시리즈가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BMW 420i 컨버터블 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그릴의 크기가 점점 커지는 건 이미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는 게 BMW의 설명이다. 큰 그릴은 우선 주차 센서, 어댑티브 크루즈를 위한 레이더, 카메라 등 수많은 장비를 '예쁘게' 넣기 용이하다. 또 차 색상과 그릴의 검은색이 강한 대비를 만들어 내 디자인적으로도 보기 좋다는 것이다.
넓은 내부 공간과 '혜자스러운' 옵션…어디 하나 부족한 측면이 없는 차
BMW 420i 컨버터블 운전석/사진=이강준 기자

외관만 인상적인게 아니다. 내부도 국내 소비자라면 필요로하는 웬만한 옵션들은 다 들어갔다. 통풍·열선 시트, 주행하면서 차가 알아서 차간 간격을 조절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등이 탑재됐다. 차선 중앙 유지, 차선 이탈 방지 기능에 360도 서라운드 뷰도 들어갔다.

BMW 신차들에 속속 도입되는 무선 스마트폰 연동 기능도 들어갔다.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차와 연결할 수 있어 간편했다. 안전 벨트를 메기 쉽게 설계된 점과 최대 50m만큼 직진했던 거리를 그대로 후진해서 나올 수 있는 '후진 보조' 기능도 유용했다.

BMW 420i 컨버터블의 안전 벨트. 평소에는 앞으로 나와있다가 승객이 벨트를 차면 문 뒤로 후퇴한다./사진=이강준 기자


내부 공간도 넓었다. 보통 쿠페들은 2열 좌석이 있어도 사실상 사람이 앉기가 어려운데, 키170㎝대의 사람이 앉기에도 무난한 넓이였다. 2열 송풍구, 컵홀더까지 마련돼 장거리 운행에도 괜찮았다. 트렁크는 20인치 여행용 캐리어 1개와 기내에 반입 가능한 중소형 캐리어 1개를 담고도 공간이 남았다.

다만 주행성능은 타 브랜드의 컨버터블보다는 좋진 않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해도 컴포트 모드와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평범하다. 그러면서도 차체가 낮아 노면 진동과 소음이 주행시 내부로 들어왔다.

BMW 420i 컨버터블/사진=이강준 기자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제한속도 5030의 나라인 한국 도로 사정을 고려하면, 오히려 평범한 성능의 차량이 수도권에서 몰기에는 더 용이하다.

종합적으로 BMW 420i 컨버터블은 돼지코라 불리는 커다란 키드니 그릴만 적응하면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완성형 쿠페다. 예산이 충분치는 않은데 남들에게 주목을 받는 걸 소비자라면 구매를 고려할만하다. BMW 420i 컨버터블의 가격은 67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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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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