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열린공감TV' 강진구 기자 인사위 개최

김도연 기자 2021. 8. 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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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인사발령 이후로 무단결근 등 사유
해고 등 중징계 예상… 강진구 "회사명령보다 중요한 공정보도"
일각에서는 "열린공감TV 지배인 겸직 말 안돼"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경향신문 소속으로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 취재 활동을 해온 강진구 기자에 대한 인사위원회가 오는 20일 오전 10시30분 개최된다. 강 기자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경향신문 전략기획본부 기획인사팀이 발신한 인사위 개최사실 통보서를 게시했다.

지난 2일 경향신문 노사가 참여하는 윤리위원회는 회사에 신고하지 않고 '열린공감TV' 지배인 등기를 하고 회사 신고 내용과 달리 외부 활동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강 기자에 대한 징계와 외부활동 중단 조치를 권고한 바 있다.

강 기자는 열린공감TV를 통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부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쥴리' 의혹 등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 사생활 의혹을 제기하며 취재윤리 위반 논란 중심에 서기도 했다.

열린공감TV 측은 “'쥴리'라는 여성이 남성 편력을 넘어 불법적 재산 형성과 검사들의 비호 아래 어떠한 불법행위를 자행해 왔는지 검증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문제는 이 여성의 삶, 즉 사생활과 구분해 따로따로 말할 수 없는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열린공감TV에 출연하고 있는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 사진=유튜브 열린공감TV 화면 갈무리

경향신문 사측은 20일 인사위 개최 사유로 △지난달 인사발령(7월7일자 내근발령) 이후 수차례 출근 요청에 불복하고 무단결근한 사실 △열린공감TV 활동 관련 '외부강의 등 신고서'에서 신고한 횟수 초과 △회사에 신고하지 않고 열린공감TV 지배인으로 등기 및 활동 △회사에 신고하지 않고 한 외부활동 △열린공감TV 취재 과정에서 회사 승인 없이 회사업무 이외의 목적으로 회사명 사용 등을 꼽았다.

강 기자는 페이스북에 “사측은 29년차 취재 기자를 갑작스럽게 내근 발령을 낸 것을 정당한 인사 명령이라 주장하지만 누가 그 말을 믿을까”라고 반문한 뒤 “내가 열린공감TV에서 뭘 하던 아무런 관심도 없던 회사가 윤석열 X파일 사건이 터지자 갑자기 타 부서로 인사 명령을 내겠다고 나온 자체가 수상하다”고 주장했다.

강 기자는 앞서 인사발령과 이번 인사위 소집 등이 삼성 외압에 따른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강 기자는 “나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여론 조성에 방해가 되는 일은 막아야 된다는 삼성과 경향신문 수뇌부들의 이심전심을 합리적으로 의심해본다”고 주장했다. “하필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날짜에 맞춰 인사위원회를 소집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지만 이 주장은 강 기자 스스로 밝힌 것처럼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

강 기자는 “이번 인사위가 경향신문 기자로서 마지막으로 복무할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며 퇴사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17일 통화에서 “회사는 지난 인사에서 내근발령만 고집했고 이에 나는 지난 한 달을 작업거부권으로 버텼다”며 “그러나 회사는 지난 한 달을 무단 결근한 것으로 보고 징계하겠다는 것이다. 통상 30일 무단결근이면 해고가 나오고, 나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해고 결정이 나오면 징계위에서의 내 발언이 마지막일 수 있다. 회사에 대한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마지막 자리”라고 했다.

그는 “언론노동자는 회사 명령을 따라야 하는 사용 종속적 지위에 있지만 동시에 헌법이 부여하는 공정 보도와 사실 보도를 수호해야 하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다”며 “사용자 명령보다 중요한 것은 경향신문 윤리강령이다. 윤리강령은 공정보도와 사실보도를 위협하는 어떠한 외압에도 맞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기자가 회사 명령에 불복하는 것에 여러 평가가 있으나 비판 여론이 적지 않다. 강 기자가 열린공감TV 지배인으로 등기돼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린 조선NS 소속 최훈민 기자는 지난 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우리가 기자와 블로거, 기자와 유튜버가 어떻게 다른지 생각했을 때 중요한 것은 팩트를 갖고 이야기하느냐, 정제된 언어를 품위 있게 전달하느냐 여부”라며 “열린공감TV 진행자 4명 중 한 명이 현직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다. 이분이 나와서 '쥴리' 이야기를 계속하는데 사실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쥴리 의혹 보도를 보면서) 저조차도 창피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행위를 하고 있다. 이걸 가만히 놔두는 경향신문이 이해가 안 된다”라며 “통상 회사와 고용계약 관계를 맺으면 겸직을 하면 안 된다. 다른 언론사(열린공감TV) 지배인을 하면서 경향신문 기자로 활동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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