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빌라로 밀려나간 세입자들, 이번엔 '깡통전세' 위기

황혜진 기자 2021. 8. 1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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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전셋집을 빌라로 마련한 A 씨는 최근 밤잠을 설치며 전전반측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경매처분 시 통상 낙찰가율이 70~80%인데 집주인이 대출이 있을 경우 권리 순위에서 밀려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떼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부동산 가격 하락 시 빌라, 오피스텔 시장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전세가율이 높으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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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월세 거래 :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법 시행 여파로 월세 비중이 28%에서 35%로 증가한 가운데, 최근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월세물건 정보가 가득 붙어 있다. 연합뉴스

아파트 ‘전세 품귀’로 옮겼는데

수도권 오피스텔 전세가율 85%

매매가격 넘는 전세 사례도 속출

경매처분땐 보증금 떼일 가능성

신혼 전셋집을 빌라로 마련한 A 씨는 최근 밤잠을 설치며 전전반측하고 있다. 대출 9000만 원(전세금 1억3000만 원)을 들여 2년을 거주한 후 만기가 돌아왔지만 전세금 반환을 차일피일 미루던 집주인의 집이 경매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A 씨는 “전세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면서 “대출금을 갚을 여력은 안 되고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고 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한 세입자가 ‘깡통전세’ 피해를 호소하며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임대차 3법 등에 따른 전세 품귀로 아파트에서 빌라, 오피스텔로 전세 수요가 이동하면서 세입자가 전세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깡통전세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빌라와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값)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권고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수도권 오피스텔 전세가율은 85.38%까지 치솟았다. 빌라가 포함된 연립주택의 전세가율도 70.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64%로, 2018년부터 감소세인 아파트 전세가율과 달리 오피스텔과 빌라의 수치는 증가세다. 아파트의 경우 전셋값보다 매매가가 더 올랐지만, 오피스텔과 빌라는 전셋값 상승률이 더 가팔랐기 때문이다. 통상 전세가율이 70%를 넘기면 위험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도권에서는 전세가율 70%를 넘어 전셋값이 매매가와 같거나 높은 거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 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지난 6월 이후 이런 사례는 123건에 달했다. 경기가 70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28건, 인천 25건 순이었다. 오피스텔인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푸르미에’ 전용 12㎡는 6월 매매가격(1억1500만 원)이 한 달 전 전세가격(1억2000만 원)보다 낮게 거래됐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 ‘비즈트위트 레드’ 전용 27㎡도 최근 전세와 매매 실거래가가 1억8000만 원으로 같았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경매처분 시 통상 낙찰가율이 70~80%인데 집주인이 대출이 있을 경우 권리 순위에서 밀려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떼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부동산 가격 하락 시 빌라, 오피스텔 시장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전세가율이 높으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업무를 맡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변제한 현황을 보면 전체 변제금액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2017년 68.1%→올해 상반기 33.8%)했지만 빌라가 포함된 다세대주택은 급증(15.7%→55.2%)했다. 반환보증보험은 전셋값이 매매가를 넘는 경우엔 가입할 수 없어,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높은 경우 세입자는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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