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등교' 교육청별 온도차..서울 "학교 자율" 경기 "내주 등교"

장지훈 기자 2021. 8. 1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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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허용에도 '온라인 개학' 학교 속속.."의견 수렴 거쳐야"
개학 이른 학교 '등교 재개' 고심..전면 원격·일부 등교 혼재
9일 온라인 개학식이 진행된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1.8.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교육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역에서도 등교수업을 허용했지만 이미 개학했거나 다음 주 개학을 앞둔 학교 현장에서는 등교수업 재개 여부를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을 고려해 개학 첫주에는 전면 원격수업을 실시하고 이후 추이를 살펴 등교수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0일 교육부에 따르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2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학교 밀집도 기준을 조정해 오는 9월3일까지 거리두기 4단계 때도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 장애 학생은 매일 등교하고 중학교는 전교생의 3분의 1까지, 고등학교는 3분의 2까지 등교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오는 9월6일부터는 등교수업이 더 확대돼 거리두기 4단계 때도 초등학교는 전교생의 6분의 5까지, 중학교는 3분의 2까지, 고등학교는 전면 등교를 시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대전·부산 등 거리두기 4단계 지역에서도 등교할 길이 열렸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최소한의 준비 기간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서울 동대문구 A중학교는 개학일인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전면 원격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A중학교는 여름방학 전부터 개학 첫주는 전면 원격수업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기존 계획을 유지하기로 했다.

A중학교 한 교사는 "수도권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첫주는 그대로 원격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이후 수업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 B중학교의 경우 지난 9일 2학기 학사일정을 비대면으로 시작했는데 이번 주는 원격수업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B중학교 교장은 "수업 방식 관련 내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학부모와 교사 등 의견을 수렴해야 해서 다음 주에도 등교수업 재개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C고등학교의 경우 지난 9일 온라인 개학을 맞았는데 오는 11일까지는 전면 원격수업을 유지하되 오는 12일부터 20일까지는 2개 학년씩 등교수업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이날 발송했다. 이후 학사 운영과 관련해서는 학부모 설문조사를 통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C고등학교 교장은 "교육부가 지침에 따라 고3은 매일 등교하고 1~2학년은 번갈아 나오도록 안내했다"면서도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하고 수업 방식을 결정하기 어려워 이후 등교수업 여부에 대해서는 다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도교육청별 학사 운영 관련 입장 차이도 발견된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이번 주는 모든 유치원과 학교에 대해 원격수업을 실시하기로 했지만 오는 17일부터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등교수업을 실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거나 학교 인근에서 확진자가 대거 나오는 등 특수한 상황이 아닌 경우 초등학교는 1·2학년, 중학교는 3분의 1, 고등학교는 3분의 2 등교를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제시했다.

교육부는 여건에 따라 단위학교가 등교수업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불가피한 상황이 아닌 데도 자의적으로 전면 원격수업을 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며 "다음 주부터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등교수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학교 현장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구성원 의견 수렴을 거쳐 등교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전면 원격수업도 가능한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무 자르듯 당장 등교수업을 하라고 강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최소 1주일의 준비 기간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당분간 원격수업을 실시하는 등 학교 자율 결정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수급 차질로 등교수업 재개시점 영향줄 수도

교육계에서는 정부의 백신 수급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교직원의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시기가 연장된 것도 등교수업 재개 시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은 전날 브리핑에서 "모더나 측 백신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 여파로 8월 계획 물량인 850만회분보다 절반 이하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모더나 백신 1·2차 접종 간격이 기존 4주에서 한시적으로 6주로 연장됐고, 수험생과 고등학교 교직원을 제외한 교직원 접종 간격도 5주로 길어진 상황이다.

한상윤 전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 이사장은 "교사들이 개학 후에도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곧장 등교수업을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2차 접종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어 등교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hun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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