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같은 훈련장, 털모자 쓰고 땀빼는 유도선수들

도쿄/김상윤 기자 2021. 7. 24.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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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출전 앞둔 김원진·안바울·안창림
계체량 통과 위해 지옥의 다이어트
열흘간 탄수화물 줄여 3㎏ 감량
측정 전날엔 물만 마시고 금식

일본 도쿄 분쿄구에 있는 고도칸(講道館)은 유도의 창시자로 불리는 가노 지고로가 세운 유도 도장이다. 우리나라의 국기원 같은 곳으로 도쿄올림픽 기간에는 훈련장으로 쓰인다. 24~26일 각각 개인전에 출전하는 한국 유도 국가대표 김원진(60㎏급)·안바울(66㎏급)·안창림(73㎏급) 등이 지난 22일 서로 잡아당기고 메치며 구슬땀을 흘렸다.

바깥 날씨는 33도. 37년 된 낡은 건물에서 나오는 에어컨 바람과 선풍기 몇 대로는 선수들이 내뿜는 열기를 식히기 역부족이었다.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김원진과 안바울이 푸른색 도복 끈을 풀어헤치자 그 안에 몇 겹씩 껴입은 긴소매 트레이닝복이 드러났다. 안바울은 그 차림으로 운동용 고무밴드를 이용한 근력 운동을 했다. 훈련 내내 방한모자를 쓴 김원진은 두툼한 점퍼를 걸치고 지퍼를 목까지 잠근 뒤 도장 안을 달렸다.

유도, 훈련만큼 먹는 것도 힘들어

유도 선수들은 경기 전날 계체(計體)를 통과하기 위해 몸을 불려 근력을 키운 뒤, 대회 직전 지옥의 다이어트로 몸무게를 일시적으로 낮춘다. 선수촌 식당은 언감생심. 금호연 대표팀 감독은 “각자 한국에서 가져온 음식만 먹는다고 보면 된다. 체력도 한계에 가까워져 단체훈련을 많이 못 한다”고 했다.

유도팀 식단과 체중 관리를 지원한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에 따르면 본격적인 감량은 2주 전부터 이미 시작됐다. 열흘간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 몸무게 3㎏을 뺐다. 계체 5일을 앞두고선 몸에서 수분이 차차 빠져나가도록 저염식을 했다. 계체 48시간 전부터는 쌀로 만든 미음, 흰 빵을 먹거나 과일을 갈아서 마시고, 24시간 전에는 아예 금식이다. 물도 최소한으로 마시고, 감량이 더 필요하면 사우나에 가거나 소위 ‘땀복’을 입고 뛰며 몸을 쥐어짠다.

계체를 마친 뒤엔 경기 전까지 정해진 양의 이온 음료를 조금씩 나눠서 꾸준히 마신다. 마시는 양은 ‘탈수’로 뺀 몸무게에 1.5를 곱한 분량이다. 또 탄수화물이 많은 면류, 밥, 빵 등으로 에너지를 채운다. 선수마다 조금씩 다른데, 조구함(100㎏급)은 회를 먹는 게 자신만의 특별한 루틴이다.

경기 당일, 첫 경기 3~4시간 전에는 현미밥과 저지방 우유, 바나나, 호밀빵이 아침 메뉴다. 경기가 이른 오전에 잡히면 이마저도 걸러야 한다. 1회전부터 결승까지 치르는 동안 틈틈이 크래커, 말린 과일, 요거트, 잼을 바른 식빵 등을 먹는다. 예민한 선수는 미지근한 스무디로 대신한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노 골드’에 그친 뒤 5년간 절치부심한 대표팀 선수들은 일본 부도칸(武道館)에서 24일 결전에 돌입한다. 1964 도쿄올림픽을 위해 세워진 체육관으로, 일본 유도를 상징하는 곳 중 하나다. 금호연 감독은 “유도 종주국인 일본 도쿄에서의 금메달은 다른 대회 금메달 두 개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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